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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테크무비 34회] 세계 최대 모빌리티 기업들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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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7월 08일 12:00 프린트하기

로봇이 운전을 하는 자율주행 택시가 등장하는
로봇이 운전을 하는 자율주행 택시가 등장하는 '토탈리콜'의 장면 - 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주) 제공

세계 IT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공통적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 하나를 꼽으라면, 아마도 ‘모빌리티(Mobility)’가 아닐까 싶다. 아직 정착된 용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모빌리티란 이동 수단과 관련된 IT분야를 통칭하는 말로 택시, 대리운전, 차량공유, 주차장 등은 물론 세그웨이 등 이른바 개인 이동 수단들까지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우선 국내에서는 카카오가 택시, 대리운전, 주차장 관련 서비스를 묶은 자회사 카카오 모빌리티를 출범시키는 과정에서, 글로벌 사모펀드인 TPG가 주도하는 컨소시움이 5000억원을 투자(30.7% 지분)하기로 해 큰 관심을 끌었다. TPG가 우버와 에어비앤비에 대한 성공적인 투자로 유명한데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아직 설득력 있는 사업 모델을 제시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 겹쳐 더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TPG 등으로부터 500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낸 카카오 모빌리티의 핵심 서비스 카카오 택시 - 카카오택시 제공
TPG 등으로부터 500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낸 카카오 모빌리티의 핵심 서비스 카카오 택시 - 카카오택시 제공

미국과 중국에서도 이 모빌리티 분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 6월 말 기준 테크크런치의 유니콘 리더보드를 보면 쉽게 확인된다. 약 262개의 전세계 유니콘 중 1위에 미국의 우버(Uber, 기업가치 625억 달러), 3위에 중국의 디디추싱(滴滴出行/Didi Chuxing, 기업가치 500억 달러)이 랭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중 우버의 경우, 최근 내우외환으로 큰 곤경에 빠져 있다. 올 초부터 직원들간의 성추문이 불거지는 가운데 회사가 이를 방치 혹은 묵인했다는 폭로가 있었고, 열악한 처우에 항의하는 호출기사와 창업자 CEO인 캘러닉이 말다툼을 벌인 동영상이 공개되었으며, 그가 서울을 방문했을 때 직원들과 함께 룸사롱에 갔었다는 증언이 연달아 나온 것이다.

 

 

▲ 우버 CEO 캘러닉이 호출기사와 말다툼을 벌인 동영상

 


더불어 경찰 단속을 피하는 불법 프로그램이나 경쟁사인 리프트(Lyft)에 소속 된 운전자를 감시하는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재기되었고, 호출기사들에게 지급해야하는 금액을 조작해 이를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거기에 구글의 자율주행 자동차 부문인 웨이모의 전직원들을 고용하면서 기술을 도용했다는 소송까지 걸려 있는 상태다.


이런 누적된 이슈들로 인해 우버의 기업 이미지는 직격탄을 맞았고, 고객들이 SNS에 '우버 앱을 지우자'는 뜻의 해시태그(#deleteuber)를 달며 지속적인 보이콧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을 정도다. 결국 문제의 원인으로 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의 ‘마초 리더쉽’이 도마 위에 올랐고, 책임을 지고 CEO 사임 후 장기 휴가를 가려던 그를 투자자들이 아예 이사회에서 퇴출해버리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자신이 창업한 우버에서 퇴출당한 트래비스 캘러닉
자신이 창업한 우버에서 퇴출당한 트래비스 캘러닉

당연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경쟁사인 리프트에게 엄청난 기회가 되고 있는 중이다. 리프트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인 존 짐머는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지난 7월 2일 인터뷰에서 “우버는 ‘돈을 위해서라는 뭐든지 한다’(always be hustlin)는 기업 가치를 가지고 있으나, 리프트는 ‘좋은 사람 이미지’(good-guy image)를 만드는데 집중했다”고 간접적으로 우버를 공격했을 정도다.


우버가 이렇게 곤경에 처해 있는 반면, 디디추싱은 그야말로 꽃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2012년 창업 이후 중국 내 1위 택시 서비스로 자리를 잡은 이후 애플로부터 10억달러 투자를 받고 중국 우버를 인수하는 등 무서운 성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이끄는 컨소시움으로부터 무려 55억달러라는 단일 라운드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확정 지으며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주요 시장은 다르지만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경쟁을 하고 있는 우버와 디디추싱
주요 시장은 다르지만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경쟁을 하고 있는 우버와 디디추싱

간접적으로 경쟁 상대인 우버가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막대한 시장과 든든한 투자금으로 무장한 디디추싱이 조만간 세계 1위 유니콘으로 등극할 것이라는 일부의 예측은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카카오 모빌리티의 경우처럼, 그 엄청난 기업가치를 수익으로 증명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우버뿐만 아니라 디디추싱에게도 똑같이 던져져 있다.


물론 ‘이동’이라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을 충족시켜주는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모빌리티 분야는 분명 누군가에 의해 지속적으로 혁신되고 또 누군가의 엄청난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토탈 리콜’ 등 미래 사회를 다룬 웬만한 영화들에서는 모두 자율 주행 기반의 이동 수단들이 등장하는데, 모두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 출범한 카카오 모빌리티가 어떤 변신을 할 것인지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자율주행 택시 장면

 


※ 필자소개
이철민. 학부에서 계산통계학을 전공하고 국내 IT기업들에 재직하다 미국 유수의 MBA과정에서 경영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 뒤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회사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국내 사모펀드(PEF)에서 M&A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씨네21』, 『동아일보』, 『한겨레신문』등에 다양한 칼럼을 연재한 바 있으며, 저서로는 『인터넷 없이는 영화도 없다』, 『MBA 정글에서 살아남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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