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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지식IN_GOODBYE고리 ③] 고리원전 부지는 어떻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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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7월 09일 15:00 프린트하기

Flic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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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원전)인 고리 1호기가 ‘임종’을 맞이했습니다. 고리 1호기의 폐로에는 약 1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15년 뒤 4만 여 평 부지에 달하는 고리 부지는 어떻게 될까요? 폐쇄된 원전 부지는 시간이 흘러 자연 상태로 돌아온 것으로 판정이 나면 녹지나 공원, 다른 발전 시설 등으로 다양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Q1. 원전 부지가 자연 상태로 돌아왔다는 기준이 뭔가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1년에 방사선량이 0.01~0.3mSv(밀리시버트)일 때 원전 부지를 다시 쓸 수 있다고 평가합니다. 이에 따라 각 국가들은 실정에 맞게 기준을 정하고 있는데요. 미국은 0.25mSv, 스페인은 0.1mSv 이내의 방사선량을 보일 때 부지를 재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국내 원전 부지 재사용의 상세 기준을 담은 ‘원자력이용시설 해체상황 확인·점검 및 해체완료 후 부지 재이용을 위한 기준 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제정안은 한 사람이 받는 방사선량이 0.1mSv를 초과하지 않을 경우 원전 해체 부지와 건물을 다시 쓸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어느 정도인지 감이 별로 오지 않으실 것 같아 설명을 덧붙이자면, 사람은 자연에서 연간 2.4mSv 정도의 방사선에 노출되는데 국내 원전 부지 재이용 기준은 이의 20분의 1정도 입니다. 병원에서 전신 컴퓨터 단층(CT) 촬영을 할 때 받는 방사선 양(12~25mSv)의 수백분의 1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Q2. 15년 뒤 사용한다 해도 불안해요. 안심하고 부지를 쓰려면 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미국 빅락포인트 원전의 과거 모습. - 위키미디어 제공
미국 빅락포인트 원전의 과거 모습. - 위키미디어 제공

미국 시카고 미시간호 동쪽 ‘빅락포인트(Big Rock Point)’에는 드넓은 초원 지대가 펼쳐져 있습니다. 수많은 들꽃이 땅을 수놓고, 새와 나비가 날아다니는 자연친화적 공간이죠. 하지만 불과 20년 전 이 장소에는 원전이 있었습니다.

 

1997년 가동을 멈추고 해체 수순에 들어간 빅락포인트 원전은, 해체 시작 후 10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06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자연 상태로 돌아왔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원자로가 있던 자리의 연간 방사선량이 허용선량인 0.25mSv 이하로 유지돼 ‘1년 내내 사람이 살아도 무방하다’는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이죠. 본격 제염작업을 시작한 지 8년 만, 원자로가 인출된 지 불과 3년이 지난 시점입니다.

 

미국의 허용선량은 한국보다 높기 때문에 소요시간은 다르겠지만, 빅락포인트 원전 사례는 부지 복원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론적으로는 방사성 물질의 반감기를 고려해 원전을 해체한 뒤 20~30년, 심지어 100년이 넘어도 해당 부지를 사용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방사성 물질을 통제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을 경우를 가정한 거죠. 실제 해체 작업은 방사성 물질의 확산을 막기 위해 특별한 방법들을 적용하고, 제염을 통해 방사성 물질의 대부분을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과 함께 처분하기 때문에 일반적 생각만큼 오래 걸리진 않습니다.

 

Q3. 고리 원전부지는 앞으로 어떻게 사용될까요?

 

세계 34개국이 건설한 584기의 원전 중 149기가 영구정지 되었습니다. 이중 19기가 실제로 해체됐고, 남은 부지는 녹지, 화력발전소, 주차장, 박물관 등으로 다양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폐로된 원전 부지를 주거용지로 사용하는 사례는 없습니다. 인체엔 영향이 없지만 극미량의 방사성 물질이 남아있기도 하고, 과거 원전 부지였다는 거부감이 있기 때문이죠.

 

위에 언급한 빅락포인트 원전처럼 상당수 원전은 별다른 용도 없이 녹지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미국 시핑포트 원전도 1989년 해체를 마친 뒤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녹지로 남아 있습니다. 바로 옆에서 다른 원전이 운전 중이기 때문이죠. 독일의 초창기 원전인 그로스벨츠하임, 니더라이히바흐 원전도 각각 1998년, 1995년 해체돼 녹지로 남았습니다.

 

박물관과 공원으로 꾸며진 보너스 원전 부지. - Flickr 제공
박물관과 공원으로 꾸며진 보너스 원전 부지. - Flickr 제공

한편 공원으로 대변신한 부지들도 있습니다. 1968년 해체된 미국 보너스(Bonus) 원전은 현재 내부를 비운 뒤 건물만 살려 내부를 박물관으로, 주변 부지는 공원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형태의 발전소로 탈바꿈하기도 합니다. 터빈과 같은 설비를 재활용하는 것이죠. 화력발전소는 원자력발전과 터빈을 돌리는 기본원리가 같기 때문에 전용이 가능합니다. 미국 엘크리버(Elk River) 원전이 대표적이죠. 1968년 해체를 마무리 한 후, 1989년부터는 열병합발전소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리 1호기 해체부지 활용 계획은 지역의견 수렴, 전문가 자문 등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부지를 산업용 부지로 활용할 수 있는 정도의 ‘제한적 재이용’ 수준으로 복원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1호기가 해체돼도 주변에 다른 원전들이 가동 중이기 때문에 상업적 용도로 바로 다시 사용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마도 고리 1호기가 있던 자리는 숲이나 다른 발전소 시설 부지로 활용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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