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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47미터, '상어' vs '깊은 바다 밑바닥' 뭐가 더 무서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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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7월 23일 18:00 프린트하기

[과학기자의 문화산책]

 

※편집자주: 영화를 끝까지 본 사람이라면, 글에서 기자가 제기한 과학적 의문에 대한 영화 속 설정을 알고 있을 것이다. 스포일러를 피하고자 결말이 숨긴 반전을 배재한 채로 글을 썼다. 아직 영화를 보지않은 독자에게 이 글을 추천한다. 


불볕더위가 다시 한국을 덮었다. 산이나 바다, 저마다의 휴가지로 여행길에 오르는 사람들의 가슴엔 어떤 기대가 타오르고 있을까? ‘아 그런데 내 휴가는 대체 언제지? 하며 손가락을 세던 기자에게 영화 포스터 하나가 불쑥 눈에 띄었다. 거대한 백상아리 그림 아래 쓰인 ‘47미터’란 글자. 20일 개봉한 영화 ‘47미터(감독 조하네스 로버츠)’의 포스터를 본 기자는 “시원한 해변이나 감상하고 오자”라는 마음으로 영화관에 들어섰다.

 

상어와 숨 막히는 사투를 벌이다가 간발의 차이로 주인공만 살아남는 스토리. 이는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가 만든 ‘죠스(JAWS, 1975년작)’의 성공 이후, 상어가 출현하는 여름철 해양 스릴러 영화의 공식이다. 그런데 영화 47미터는 묘하게 달랐다. 유유히 유영하는 상어는 조연일 뿐, 영화 러닝 타임의 대부분을 적막한 해저 공간에 놓인 주인공들의 생존기에 할애했기 때문이었다. 

 

리사(맨디 무어 분)와 케이트(클레어 홀트 분) 자매는 짜릿한 경험을 하고자 철제 안전장치를 타고 바닷속으로 들어가 상어를 보는 체험을 한다. 즐거움은 잠시, 철제 장치의 줄이 끊어져 깊이 47m 아래 바다 밑바닥으로 추락한다.

 

영화 47미터 스틸컷 제공
영화 47미터 스틸컷

기자의 눈길을 끈 건 깊은 바다의 적막함과 두 주인공이 보여준 행동 변화였다. 두 사람은 당황해 숨을 몰아쉬다가 금세 안정을 찾았고, 산소가 15% 밖에 없어 버틸 수 있는 시간이 20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심해 밑바닥에 마주앉아 서로에게 좋았거나 서운했던 것, 이성문제와 같은 말그대로 ‘딥톡(깊은 대화)’을 주고받는다.

 

그래서 조금은 철학적인 생각도 들었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 혼자 덩그러니 방치된다면, 그곳이 소리도 빛도 차단된 장소라면 극한의 공포가 찾아올까. 그걸 온전히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영화에서는 다행히(?) 두 자매가 함께 있었기에 안정을 찾는 모습이 그려질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이런 상황을 겪어보지 못한 기자는 영화를 통해 짧은 생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영화 47미터 스틸컷 제공
-영화 47미터 스틸컷

영화의 스토리 전개에 아쉬움도 있다. 2017년에 맞지 않게 너무 낡은 철제식 해저 탐사 장치나 티가 날 정도로 오래돼 당장이라도 끊어질 것 같은 줄처럼 억지스러운 설정과 과학적 접근 실수다. 해저에선 10m 낮아질 때마다 압력이 1기압씩 오르기 때문에 영화 속 47m 해저 밑바닥은 약 5.5기압이 작용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아무 준비 없이 들어간 두 자매는 바다밑바닥에서 특별한 조치 없이도 정상적으로 행동했다.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잠수병이 대중에게 자세히 소개되면서 많은 관객이 기자와 같은 의문을 던질 거라 생각한다. 수압이 커지면 질소기체가 혈액 속에 녹아들면서 심한 통증과 마비 증상이 일어난다. 기압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녀처럼 숨을 참고 맨몸으로 잠수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베테랑 해녀도 10m보다 깊은 곳은 잘 가지 않는다), 스쿠버 장비를 차고 있는 두 주인공은 사실 잠수병의 증상을 겪어야 한다. 이들이 살아서 올라온다고 해도 특별히 고안된 기압탱크를 사용해 기압을 서서히 낮추면서 적응시킨 뒤 올라가야 할 것이다.

 

이 영화의 원제는 ‘47 meters down’으로 직역하면 ‘47미터 아래’다. 국내에 들어오면서 번역된 제목에는 해저를 뜻하는 ‘아래’라는 말이 빠졌지만, 내용을 되짚어보면 이 영화에는 원제가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과학적 잣대를 낮추고 조금은 철학적인 관점에서 깊은 바다를 감상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 볼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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