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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이 생존을 위해 선택한 다음 먹거리 ‘블록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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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이 생존을 위해 선택한 다음 먹거리 ‘블록체인’

2017.07.25 11:20

IBM은 변신의 귀재입니다. 위기극복의 달인이기도 합니다. 한일병탄 다음 해인 1911년 설립된 IBM이 100년 이상 살아남은 비결은 시대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IBM은 엄청난 위기에 빠져있습니다. 21분기 연속 매출 감소라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위기극복의 달인이라는 IBM은 이 위기를 다시 극복할 수 있을까요?


생존을 위해 IBM이 선택한 무기는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입니다. 이 두 기술을 기반으로 플랫폼을 만들고, 생태계를 구성하겠다는 것이 IBM의 구상입니다.


IBM 인공지능 ‘왓슨’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미디어에서 다뤄졌으니, 오늘은 블록체인 이야기를 해보죠.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의 기반기술로 유명한 분산원장 기술입니다. 거래 데이터를 중앙 서버가 아닌 참여자들의 컴퓨터에 저장하고, 이를 모두가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모든 이들이 같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으니 한두 컴퓨터가 해킹당한다고 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만약 비트코인 거래 데이터를 해킹하기로 마음먹은 해커가 있다면, 비트코인을 가진 전 세계 컴퓨터의 과반 이상을 해킹해야 합니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IBM이 블록체인에 거는 기대는 원대합니다. 블록체인을 “신뢰 기반의 차세대 인터넷”이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인터넷은 현재 모든 온라인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기반 기술입니다. 그러나 각종 해킹과 침해사고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단점도 있죠.


IBM은 이런 인터넷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블록체인이고, 블록체인이 인터넷과 같은 기반기술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네트워크들이 서로 연결돼 인터넷을 이루듯, 각 블록체인망을 연결해 거대한 세계 블록체인망을 만들겠다는 포부입니다.


전세계 블록체인망을 만들기 위해서는 표준이 중요합니다. 인터넷도 TCP/IP와 월드와이드웹이라는 표준이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IBM은 자사가 지원하는 오픈소스 블록체인 기술인 ‘하이퍼레저’를 블록체인의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이퍼레저는 리눅스재단이 운영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모든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표준화”입니다. 어느 산업이라도 손쉽게 가져다 쓸 수 있는 블록체인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하이퍼레저는 8개의 세부 프로젝트로 구성돼 있는데 IBM은 이 중에서 ‘하이퍼레저 페브릭’이라는 것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세계 140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한국예탁결제원, 한국거래소 등이 이 커뮤니티 일원입니다.


최근 하이퍼레저 패브릭 1.0 버전이 출시됐습니다. 1.0이라는 의미는 실험 단계는 끝났고 이제 실제 상용화 할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하이퍼레저 패브릭 1.0은 초당 1000 트랜잭션 보장, 허가형 멤버십(인증 참여), 멀티 채널 구성, 빠른 거래내역 조회, 모듈러 아키텍처 등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한국IBM 박세열 실장은 “하이퍼레저 패브릭 기반 블록체인을 현실의 모든 거래에 적용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현재 블록체인은 금융기관이 앞장서서 도입을 논의하고 있지만, 금융 거래뿐 아니라 실물 거래까지 블록체인에서 관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IBM이 자랑하는 사례는 ‘돼지고기’입니다. 월마트는 중국에 블록체인 기반의 돼지고기 유통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돼지고기 사육 농장부터 가공업체, 판매업체 등 모든 유통 거래 내역을 블록체인에 저장하는 시스템입니다. 만약 소비자가 먹고 배탈이 났다면 어떤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추적할 수 있습니다.


사육사가 돼지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 순간부터 이 정보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올라가고 바코드를 따라 모든 거래가 저장됩니다. 판매자가 바코드를 인식하면 어떤 농장에서 어떻게 사육, 가공됐는지 투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IBM은 이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비즈니스에 활용한 사례를 400개 정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유니온페이는 블록체인으로 각 은행의 포인트를 스와핑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네덜란드 송전업체 TenneT사는 블록체인 기술을 전력망 관리에 사용한다고 합니다.


뭐니뭐니 해도 블록체인이 가장 빛을 발하는 곳은 ‘무역’입니다. 한 번도 가본적 없는 외국의 낯선 고객에게 물건을 팔고 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무역에서는 신뢰를 보증하기 위해 많은 관계기관이 참여합니다. 수출하는 나라의 은행, 수입하는 나라의 은행, 각 나라의 세관, 물류회사 등 최소 10개의 참여자와 30개 이상의 문서가 오갑니다 이를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죠.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이런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박 실장은 “블록체인은 인증받은 참여자들이 모여 네트워크를 구축해 거래를 하는 것”이라며 “블록체인 기받으로 무역을 하면 신뢰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유럽의 유명 7개 은행이 공동으로 중소기업들의 거래를 위해 블록체인 기반의 무역 플랫폼을 하이퍼레저 1.0 기반으로 구축한다는 소식도 전해진 바 있습니다.


앞서서 언급한 것처럼 IBM은 현재 위기입니다. 매출은 나날이 줄고 있고, 전통적 강세였던 사업들은 축소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분야에서 기대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지난 100년간 세계 최고의 IT기업이었던 IBM의 다음 100년은 장담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IBM이 미래를 걸고 있는 블록체인 사업을 계속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 필자소개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심재석 기자는 IT전문기자 모임인 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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