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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100일 전 뇌과학자가 들려주는 공부 비법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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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8월 08일 10:05 프린트하기

수능이 100여 일 남았다. 굳이 수능이 아니더라도 인생은 시험의 연속이다. 한평생 우리는 뇌에 무엇인가를 넣어야 하고, 한참 뒤에 꺼내 써야만 한다. 공부처럼 뇌에 무엇인가를 강제로 넣어야 할 때 뇌기능을 최대한 끌어올려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넣을 수 없을까. 뇌과학자에게 그 비법을 들어보자.

 

GIB 제공
GIB 제공

방금 책에서 본 내용을 한참이 지난 뒤 시험시간에, 면접 때, 누군가에게 아는 척하며 설명하고 싶을 때, 뇌에서 꺼내 쓰려면 이를 장기기억으로 뇌에 저장해야 합니다. 장기기억은 신경회로에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 즉 단백질에 의해 회로가 굵어지거나 새로운 가지가 돋아나 기억을 견고하게 저장하므로 여간해서는 잘 없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단기기억은 신경회로에 구조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쉽게 없어지죠. 시험 보기 직전에 급하게 외운 내용이 대표적인데, 다른 자극을 받거나 시간이 지나면 아주 쉽게 잊어버립니다. 예를 들어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난 뒤가 그렇죠.


그러면 어떻게 해야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해 오래 기억할 수 있을까요. 뇌기능을 높여 효율적으로 공부를 잘 하는 10가지 비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한 번에 한 가지만, 이해하면서


뻔한 얘기일 수 있지만 책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뇌에 저장하기 위해서는 정신을 집중해 한 번에 한 가지 정보만을 입력해야 합니다. 여러 가지 정보가 동시에 입력되면 서로 경쟁하기 때문에 기억이 견고하게 저장되지 않습니다. 또 책을 무조건 암기하지 말고 내용을 이해하면서 반복해서 읽어야 해요.


뇌가 무엇인가를 이해하는 과정에는 단순 암기 때보다 더 많은 신경회로가 동원되고 활성화됩니다. 이 과정에서 신경회로는 더욱 굵어지고 그물망은 복잡해지죠. 그래서 이해를 동반한 지식은 더 오랫동안 장기기억으로 저장되고, 복잡하게 연결된 신경망을 통해 다양한 정보와 교류해 보다 창의적인 지식도 만들게 됩니다.

 


2 ‘7730’ 반복 전략


강렬한 기억, 중요한 기억 그리고 반복. 이 세 가지가 장기기억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공부한 내용이 매우 인상적이었거나 아주 중요했다면 단번에 장기기억이 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공부한 내용은 이렇게 저장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반복입니다. 기억한 것을 잊어버리기 전에 다시 떠올려 보는 거죠. 보고 들은 내용을 다시 뇌에 입력하면 신경회로가 굵어지고 강화되면서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넘어갑니다. 복습 전략은 ‘7730’ 법칙을 따르면 좋습니다. 7시간 이내, 7일 이내, 30일 이내 이렇게 3번 이상 복습하면 가장 효과적이죠.

 


3 시험이 장기기억 만든다


복습할 때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봅시다. 습득한 지식을 질문으로 바꾸고 그 질문에 답을 하면 뇌는 답을 찾기 위해 여러 종류의 지식이 저장된 신경세포 회로를 동원하면서 서로 교신하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으로 기억이 저장됩니다.


스스로 만든 시험을 보거나 연습문제를 푸는 것도 좋습니다. 여러 연구를 통해 시험이 단순한 복습보다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더 잘 바꾼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죠. 또 시험은 스스로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객관적으로 확인시켜주는 장치도 됩니다.

 


4 요약과 비교


전체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요약할 수 없기 때문에 읽고 들은 지식을 몇 줄로 요약해 보는 것이 전체 지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기억된 지식을 요약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식이 저장된 신경세포를 동원해 서로 비교해야 합니다. 이 비교를 통해 더 중요한 지식이 선택되고, 뇌 신경세포는 더욱더 활성화되죠. 학습한 여러 내용의 비슷한 점, 다른 점, 새로운 점을 찾는 것도 신경회로를 동원하고 발달시키는 방법입니다.

 


5 즐거움과 근자감


기억력을 높이고 싶다면 감정 표현에 솔직해야 합니다. 감정을 자제하고 무표정하게 있으면 단기기억력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영화를 볼 때 즐겁고 웃긴 장면이 나오거나 슬픈 장면이 나올 때 웃거나 울지 못하게 감정을 억제하면 영화에 대한 기억력이 떨어졌죠. 감정이 중요한 이유는 감정중추가 기억중추인 해마와 붙어있기 때문입니다(아래 그림).

 

과학동아 제공
과학동아 제공

감정을 부자연스럽게 억제하면 소수의 신경세포만이 기억 과정에 참여하기 때문에 기억력이 떨어집니다. 해마는 전두엽에 있는 동기 부여의 뇌를 활성화해 공부를 즐겁게 만들기도 합니다.


즐거운 감정으로 공부하면 기억이 더 잘 됩니다. 긍정적인 사고는 신경세포 사이의 회로 연결 가능성을 높여 주고 새로운 회로를 형성하게 합니다(반면 부정적인 사고는 회로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억제하죠). 낙관적인 사고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의 활성을 낮추고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의 활성은 높여서 일의 추진력도 높입니다.


소위 ‘근자감’이라고 부르는 근거 없는 자신감도 갖는 게 좋습니다. 뇌에 있는 긍정적인 회로를 활성화해 공부에 도움이 되거든요. 반대로 실망감, 패배감은 억제성 신경계를 활성화해 공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니 주의하세요.

 


6 몸을 쓰지 않으면 뇌가 고생!


운동을 하면 뇌로 가는 혈류가 증가해 뇌기능이 좋아집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정신과 존 레이티 교수는 ‘운동화 신은 뇌’라는 책을 통해 뇌가 운동화를 신어야, 다시 말해 운동을 해야 뇌가 좋아진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미국 학교에서는 1교시 체육시간을 늘리고 있죠. 흔히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이라는 말을 하지만 그 반대입니다. 몸을 쓰지 않으면 뇌가 고생합니다. 공부하는 중간 중간에 자주 스트레칭이나 좋아하는 운동을 하세요. 음악을 듣거나 피부를 마사지하는 것도 대뇌를 맑게 유지하는 데 좋습니다. 하지만 공부하기 바로 전에 강렬한 자극이나 과도한 운동을 하는 것은 심장과 뇌를 흥분시켜 공부에 방해가 되므로 주의하세요.

 


7 손을 쓰자


운동중추에는 신체 각 부분을 조절하는 많은 통제실이 있습니다. 운동중추에 있는 각각의 통제실의 크기는 근육 크기가 아니라 운동의 정밀도와 복잡한 정도에 따라 정해지죠. 즉, 몸통을 지배하는 중추보다 손, 입, 혀 등 세밀하고 정교한 운동을 맡은 통제실이 훨씬 더 큽니다. 손 운동을 하거나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조립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악기를 다루는 등 손을 열심히 사용할수록 뇌의 운동중추가 잘 발달하고, 이는 결국 뇌를 발달시키게 됩니다.

 


8 밤에는 일단 자자


충분한 수면은 장기기억을 만드는 데 아주 중요합니다. 대뇌의 신경세포는 일정 시간 이상 계속 자극을 받으면 불응기가 와서 잘 반응하지 않게 되거든요. 이 불응기는 우리의 지친 대뇌 신경세포를 쉬게하는 자기방어 반응일 뿐만 아니라 신경전달물질을 만들어 저장하는 유용한 시간입니다. 오랜 시간 자지 않고 공부하는 것은 우리의 대뇌 신경세포를 지치게 만들고 신경전달물질들을 고갈시켜 집중력도 떨어뜨립니다.


뇌는 잠을 자야만 하루 동안의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기억을 재정비할 수 있습니다. 유용한 정보는 잠잘 때 꿈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재음미의 과정을 거치게 되죠. 이 과정에서 뇌의 단백질 속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견고하게 저장됩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들이 서로 연결돼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생각도 떠오르게 되죠. 결국 공부하고 난 다음 충분히 자고, 일어나서 다시 복습하는 것이 학습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9 아침을 꼭 먹자


사람은 수면 중에 체온이 1℃ 정도 내려가는데, 체온이 떨어지면 뇌 활동도 떨어집니다. 뇌 활동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수면 중에 떨어진 체온을 올려야 하죠. 아침을 먹어야 체온을 올릴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또 아침을 먹지 않으면 오전 내내 호르몬 중추인 뇌하수체 바로 위에 있는 시상하부 속의 식욕 중추가 흥분하게 됩니다. 옆에 있는 감정중추도 덩달아 흥분해 정서가 불안해지죠.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혈당을 높여야 합니다. 아침에 먹은 탄수화물이 그 역할을 합니다.

 


10 양쪽 뇌를 균형 있게


현행 교육은 주로 입시와 관련 있는 좌뇌의 기능과 특성을 발달시키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양쪽 뇌를 균형 있게 발달시키려면 우뇌를 발달시키는 특별한 방법을 사용해야 하죠. 먼저 오감 훈련을 해 보세요.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 논리적인 것에만 신경 쓰지 말고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며(시각), 목소리를 느끼고(청각), 손을 잡는 등 스킨십을 통해(촉각) 상대방의 기분이나 감정 상태를 파악해 보는 거예요. 요리도 훌륭한 오감 훈련이 됩니다. 그림 그리기도 좋습니다. 일반적인 그림그리기는 물론 거울에 비친 그림 따라 그리기, 그림 거꾸로 놓고 그리기, 도형 접기, 다양한 도형으로 그림 만들기 등은 우뇌가 주도하는 멋진 활동입니다. 우뇌 속독법도 소개할게요. 책을 읽을 때 문장 하나하나를 자세히 분석하지 말고 시선을 한 문단이나 한 페이지 중앙에 두고 우뇌를 사용해 내용을 통합적으로 빠르게 파악하는 방법입니다. 그런 다음 좌뇌를 이용해 천천히 내용을 분석하면서 읽으면 양쪽 뇌를 모두 사용해 효율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답니다.


수능이 100여 일 남았지만 너무 불안해 하지 마세요. 즐겁고 자신감 있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이나 자심감은 모두 뇌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이 감정은 자기 암시 훈련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나는 잘할 수 있다’, ‘나는 잘 풀 수 있다’, ‘ 나는 머리가 좋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꾸준히 하세요. 그리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결과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필자소개
서유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뇌과학자다. 서울대에서 신경약리학 박사를 받은 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일본 도쿄대,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미국 코넬대 등에서 교환 및 객원교수로 재직했다.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 소장, 한국뇌연구원 초대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머리가 좋아지는 뇌과학 세상’, ‘잠자는 뇌를 깨워라’, ‘뇌의 비밀’ 등 50여 권의 뇌과학 도서를 출판했다. 뇌과학 대중화와 뇌 연구 공적으로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세종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서유헌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장 yhsuh@gach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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