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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지에서도, 도심에서도 ‘말벌’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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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지에서도, 도심에서도 ‘말벌’ 조심하세요!

2017.07.30 16:00

 

#대구에 사는 곽명수씨(29)는 산악트래킹 마니아인데요. 여러 장비를 챙기고 거의 일 년 내내 주말이면 결혼을 앞둔 여자친구와 캠핑 여행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어쩔 수 없이 캠핑을 못 떠나고 집에 눌러앉아 있는 때가 바로 장마철입니다. 곽씨는 “장마가 끝나면 이번엔 강원도의 오대산을 시작으로 큰 산들을 돌아볼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장마 후 캠핑을 준비하는 곽씨에게 신경 쓰이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맘 때 왕성히 활발하는 말벌입니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야외 활동을 떠나는 8월이 다가옵니다. 곽씨처럼 각종 장비를 갖춘 캠핑족들이 늘면서 산이나 들, 도심지 곳곳에서의 달콤한 하룻밤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사람만큼 장마가 끝나길 학수고대하던 곤충이 있습니다.

 

바로 힘찬 날갯짓으로 지나갈 때마다 우리를 화들짝 놀라게 만드는 말벌입니다. 여름철 모기가 잠을 방해하는 ‘실내의 적’이라면, 실외에선 말벌만큼 성가시고 위협적인 곤충이 없을 겁니다.

 

특히 일반 벌보다 최소 15배 이상 강한 독을 가진 말벌은 6월 쯤 집을 짓기 시작해 장마 뒤 폭염이 이어지는 8월에 가장 왕성하게 활동합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소방서에 들어온 벌집 발견 신고는 전체의 68%인 11만 8000여 건이 8~9월에 집중됐습니다.

 

이쯤되면 올여름도 말벌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잊어선 안 되겠죠?

 

 

최문보 제공
2015년 9월 경북대 캠퍼스에서 발견된 등검은말벌집-최문보 경북대 응용생명과학부 박사 제공

● 산에는 장수말벌, 도심에는 등검은말벌

 

말벌의 ‘말’은 ‘크다’는 뜻의 접두사로, 말벌은 큰 벌을 의미합니다.

 

한국에 사는 말벌은 말벌속, 중땅벌속, 땅벌속, 쌍살벌속, 뱀허물쌍살벌속 등 5속 30종 정도 된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큰 종은 장수말벌(Asian giant hornet)로 암컷의 경우 성인의 새끼손가락(약 5cm)만한 크기입니다. 꿀벌 집을 초토화해 양봉 농가를 울리는 녀석이기도 해요

 

열섬 현상 때문에 도심에도 말벌집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최근 10여년간 가장 흔한 도심말벌의 종류가 꿀벌보다 조금 큰 2㎝ 안팎의 쌍살벌에서 그보다 두배 가량 덩치가 큰 등검은말벌(Asian yellow-legged hornet)로 바뀌었어요.

 

 

장수말벌(왼쪽)과 등검은말벌 - KENPEI(w), 동아사이언스, 제공
장수말벌(왼쪽)과 등검은말벌 - KENPEI(w), 동아사이언스 제공

등검은말벌은 2003년 부산에서 처음 발견된 아열대 외래종이에요. 해마다 차츰 서식지을 넓히더니 2013년부터는 서울은 물론 경기 북부까지 전국을 점령해 우점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 종은 쓰레기통까지 뒤지는 잡식성인데다 땅속에 집을 짓는 장수말벌이나 꼬마 장수말벌과 달리 도심 집 처마나 벽 틈 등에 집을 짓기 때문에 다른 작은 벌들을 물리치고 도심에서 급속히 퍼질 수 있었어요.

 

산에는 장수말벌, 도심에는 등검은말벌 등이 언제 나를 향해 무섭게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인데요. 남은 여름, 산으로 떠나는 캠핑족이 아니더라도 벌에 대한 경계가 필요해진 이유입니다.

 

● 말벌독 왜 위험하나…연사가능한 신경독!

 

꿀벌처럼 말벌 역시 몸통 끝에 독침을 품고 있는데요. 침을 쏠 때 내장이 함께 빠져나가 죽음을 맞는 꿀벌과 달리 말벌은 독침을 주사 바늘처럼 뺄 수 있어 여러 번 공격할 수 있어요. 덩치가 클수록 독이 많기 때문에 장수말벌이나 등검은말벌 한 두 마리에게 동시에 여러 번 쏘이면, 사람마다 반응성이 차이가 있긴 하지만, 생명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동아사이언스 제공
동아사이언스 제공 

보통 벌의 독은 히스타민이나 세로토닌이 들어있어, 쏘인 부위가 부어오르며 가려움증을 유발하는데요. 특히 장수말벌 독에는 근육을 움직이는 신경을 마비시키는 만다라톡신이나 호흡을 가쁘게 만드는 아세틸콜린 등도 포함돼 있답니다,

 

그 자체의 독성도 중요하지만 벌독이 무서운 진짜 이유는 일부 사람에게서 강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과민 충격’이라고 부르는데요. 심하면 소량만 들어가도 몸이 퉁퉁 붓고 그에 따라 기도가 막히면서 질식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하네요.  해마다 말벌 등의 벌독으로 인한 인명 사고가 보고되고 있어요.

 

● 말벌 자극 말고 피한 뒤 신고해야

 

말벌집을 발견 했다면 섣불리 나서지 말고, 현장을 피한 뒤 신고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특히 말벌이 어두운 색을 공격하는 습성이 있으므로 야외활동을 할 때엔 밝은 계통의 긴 옷을 챙겨 입고, 말벌을 자극하지 않도록 향수 사용도 줄여야 합니다.

 

말벌에 쏘였다면 최대한 몸을 웅크린 채 자리에서 벗어나 추가 공격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 뒤, 혈류 속도를 느리게 하기 위해 자리에 누워 다리를 올린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만약 독침이 피부에 박혀있다면 카드나 동전 같은 것으로 피부를 밀어서 확실히 제거해야 합니다. 섣불리 손으로 빼려다 더 깊이 박히게 되거나 독낭을 눌러 독이 추가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에요. 남은 여름 즐겁게 보내려면 작은 안전 사고에대한 대비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는 점 잊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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