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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O 잘 하는 사람이 어려운 사람 잘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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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8월 13일 10:00 프린트하기

어떤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잘 도울까? 간단히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눈 앞에 힘들어하는 타인을 잘 도울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이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는 것이다.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어떨 때는 사람들을 잘 돕기지만 또 어떤 때는 더 돕지 ‘않’기도 하는 등 공감능력과 도움행동 간의 관계는 복잡한 양상을 띈다. 그러다보니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공감능력과 도움행동 간의 상관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편이다.

 

GIB 제공
GIB 제공

타인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이해하는 공감능력과, 그 사람을 잘 보살피고 싶다는 마음(측은지심 또는 배려심)은 별개임을 보여주는 연구들도 있다(Wilhelm & Bekkers, 2010; Jordan et al., 2016). ‘참 안 됐다 ㅉㅉ’라며 공감은 하지만 이후 ‘하지만 내가 뭐 어쩌겠어. 나랑은 상관 없잖아’라고 한다면 도움행동이 나타나지 않지만, 잘 이해되진 않더라도 ‘어쨌든 힘들다고 하니 도와야겠어’라고 마음을 먹으면 도움행동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또한 공감능력의 치명적인 한계로 지적되는 것이 공감이란 기본적으로 타인의 힘든 감정이 자신에게로 옳아오는 시스템이란 점이다. 즉 공감을 잘 할수록 본인이 심한 괴로움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런 공감성 과각성(empathic overarousal)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되고, 그 결과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되려 어려움에 처한 타인을 외면하는 선택을 내리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예컨대 끔찍한 사건 사고나 불의에 관한 뉴스를 봤을 때 함께 분노하긴 하지만 금새 평정을 찾고 냉철한 판단을 내릴 줄 아는 사람과, 지나치게 감정적인 반응을 하게 되고 한 번 끔찍한 소식을 들으면 며칠 간 심장이 떨리고 잠을 잘 수 없는 등 그 감정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려워하는 사람 중 후자가 불행한 소식들을 외면하게 되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GIB 제공
GIB 제공

따라서 결국 ‘감정 조절 능력’이 도움 행동을 불러오는 핵심 역할을 한다고 보는 학자들이 있다(Panfile & Laible, 2012). 상대가 힘들어 하는 상황에서 도움을 주고 싶어도 같이 슬픔에 허우적거리거나 불안해지는 등 ‘본인’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 자기가 괴로워져서 상대방을 위하는 행동을 못 보이게 되는 반면 감정 조절을 잘 하는 사람들은 이 괴로움을 빨리 떨쳐버리고 제일 중요한 ‘도움 행동’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일례로 Panfile 등의 연구자들은 3세 아이들을 방 안에 혼자 두고 어디선가 아기가 우는 소리가 나도록 했다. 이후 보호자로 보이는 사람이 방에 들어와서 "아이를 달래 줄 XX를 찾고 있다"고했고, 이 때 평소 부정적 정서성이 낮고 감정 조절을 잘 하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보호자가 찾는 물건을 적극적으로 같이 찾는 등 도움 행동을 많이 보이는 경향을 보였다.


기본적으로 부정적 정서성이 '낮고', 즉 평소 크게 슬프거나 우울하지 않고 쉽게 기분이 나빠지지 않는 등 정서적으로 안정적이고, 또 '감정 조절'을 잘 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외면하지 않고 돕는다는 것이다.


끔찍한 사건인 경우 끔찍함을 지나치게 강조해서 사람들을 과각성 시키는 것이 되려 사건과 피해자를 외면하게 만들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또한 불행한 사건을 마주했을 때 감정 조절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정서적 측면을 자극하기보다 ‘어떤 이유로든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돕는 게 옳다’는 다소 논리적 접근을 하는 것이 도움행동을 불러오는 데 더 효과적일지도 모르겠다.

 


※참고문헌
Wilhelm, M. O., & Bekkers, R. (2010). Helping behavior, dispositional empathic concern, and the principle of care. Social Psychology Quarterly, 73, 11-32.
Jordan, M. R., Amir, D., & Bloom, P. (2016). Are empathy and concern psychologically distinct?. Emotion. Advance online publication. http://dx.doi.org/10.1037/
emo0000228
Panfile, T. M., & Laible, D. J. (2012). Attachment security and child's empathy: The mediating role of emotion regulation. Merrill-Palmer Quarterly, 58, 1-21.

 

※ 필자소개
지뇽뇽. 연세대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적인 심리학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 (jinpark.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동아에 인기리 연재했던 심리학 이야기를 동아사이언스에 새롭게 연재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 주를 건강하게 보내는 심리학을 다룬 <심리학 일주일>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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