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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왜 디스코를 만들었을까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7년 08월 12일 08:00 프린트하기

나는 페이스북을 주로 공유된 기사나 블로그 등을 구독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그런 점에서 나에게 페이스북은 일종의 정보 큐레이터다.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이 소개하는 기사나 블로그를 보면서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게 된다. 하루에도 몇 번씩 페이스북에 접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다가 최근 양상이 조금 바뀌었다. ‘디스코(DISCO)’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자주 열게 된다. 페이스북이 담당하던 콘텐츠 큐레이터 역할을 디스코가 나눠 가지게 됐다.


디스코는 네이버가 지난 5월 출시한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다. 네이버는 인공지능 추천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디스코의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네이버 AI 플랫폼 ‘클로바’의 추천 엔진이 탑재됐다.


여기까지는 구글 나우와 유사하다. 구글 나우는 뉴스나 블로그 등에서 내가 관심을 가질만한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구글 나우는 콘텐츠를 추천하고 나는 그 중에서 필요한 콘텐츠를 선택해 소비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디스코는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는다. 내가 직접 콘텐츠를 공유하거나 타인이 추천한 정보를 구독할 수도 있다. 콘텐츠를 중심으로 네트워크가 형성된다는 점에서 구글 나우와 다르다.


예를 들어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를 팔로우할 수 있다. 그 이용자가 공유하거나 좋아하는 콘텐츠가 나에게도 보여진다. 그가 올린 콘텐츠에 댓글을 다는 등 커뮤니케이션도 하게 된다. 이는 페이스북과 유사하다.


인공지능 엔진이 추천한 콘텐츠를 소비하는 수동적인 입장을 취할 수도 있고, 적극적으로 콘테츠를 공유하고 소셜네트워크를 맺어나가는 능동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디스코는 관심사 기반의 SNS라고 이해할 수 있다. 개인적인 친분이 아니라 관심사를 중심으로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싸이월드가 거의 100% 개인적인 (오프라인) 친분을 중심으로 형성된 네트워크라면, 페이스북은 싸이월드보다 약간 느슨한 네트워크고, 디스코는 페이스북보다 더 느슨한 형태의 네트워크다. 어디선가 본 듯 하지만, 어디에도 없었던 그런 서비스다.


네이버는 디스코를 왜 만들었고, 어떤 서비스로 만들고자 하는 걸까 궁금증이 일었다. 네이버 디스코 프로젝트 팀의 김동회 PM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동회 디스코 프로젝트 매니저
김동회 디스코 프로젝트 매니저

Q. 디스코는 어떤 앱인가


“간단히 정의하면 정보추천 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저희는 오랫동안 추천이라는 장르(?)를 고민해왔다. 이용자 개인의 취향에 맞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해왔는데, 디스코는 그런 제품의 또다른 모양새다.”


Q. 구글 나우처럼 시스템이 콘텐츠를 추천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이용자가 직접 추천하고 사람들이 소셜네트워크를 맺도록 돼 있다


“구글이 토픽을 봤다면 저희는 소비하는 사람을 봤다. 저희 옆 디자인 팀장과 저는 캠핑을 좋아하는데, 둘은 받아보고 싶은 정보의 종류가 다르다. 저는 완전 초보니까. (토픽은 같아도 사람이 다르면 원하는 정보가 다르다는 의미로 이해된다-기자)


또 와이프에게 아이 장난감을 사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는데 가장 신뢰하는 채널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지역 커뮤니티라고 답한다. 같은 지역에 사는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들은 관심사가 같다.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은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쉽다.


구글과 저희는 시작점이 다르고 지향점도 다르다. 저희는 정보 서비스를 위한 소셜네트워크다.”


Q. 네이버가 왜 콘텐츠 추천 앱을 만들었을까


“저희는 국내나 해외에서 정보 서비스에 대한 시도를 많이 했다. 네이버 재팬에서도 많이 시도했고, 밴드도 그런 서비스의 일종이다. 라인에서도 비슷한 과제가 있었다. 키워드 커뮤니티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었는데 클로바가 등장하면서 AI 추천을 메인으로 하는 앱을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클로바는 네이버의 AI 플랫폼이다-기자 주)”


Q. 네이버 안에서 할수도 있을텐데 왜 독립 앱으로 접근하나


“본질에서 평가를 받고 싶었다. 네이버 트래픽에 기반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올바른 접근 방식이 아니라는데 (팀원들이) 동의하고 있다. 네이버 트래픽과 함께 할 일이 앞으로 있을 수도 있지만, 포털 서비스와 디스코의 지향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Q. 디스코의 지향점은 무엇인가


“검색보다 효율적인 정보 전달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구글 방식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사용자들에게 배달하는 것이 이제 효율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전에 일본에서 검색쪽 일을 했었는데, 어렵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구글보다 잘 하기 위한 시도를 많이 했는데 전통적인 방식으로 이용자들을 만족시기키 어려웠다. 100억 건의 웹문서 중에 소비되는 것은 1%로 되지 않는다. 그 1%를 고르기 위한 과정에 어려움이 많다.


이용자에게 맞는 문서나 사이트, 블로그, 좋은 작가를 발견하는 과정이 검색 말고 다른 방식으로 하는 것, 차별화 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디스코에서 <생각노트>라는 블로그를 알게 됐고 애독자가 됐다.”


Q. 현재 디스코를 보면  IT업계 종사자는 많은데, IT 이외의 일반적인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들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아직은 초기라서 들어오는 유저가 IT쪽이 많다. IT종사자들이 정보 욕구가 강해서 그런 것 같다. 점차 다른 주제로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처음에는 한두 주제로 시작해서 점점 커지는 것이 커뮤니티의 원리다.”


Q. AI 추천엔진을 사용한다고 했는데, 추천 원리는 무엇인가


“기본은 CF(collaborative filtering, 협력필터) 모델이다. 이는 유사한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는 사용자를 그룹화하는 알고리즘이다. 또 하나는 관심사(interest) 추천이다. 사용자가 본 문서 주제와 팔로우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관계를 분석해서 추천하는 것이다.”


Q. 어떤 이용자들이 디스코를 이용하길 원하나


“주변에 보면 페이스북을 뉴스피드로 쓰는 분이 상당수다. 이들에게 저희는 출발점만 다른 페이스북이라고 봐도 된다. 페이스북을 정보획득용으로 쓰는 분들은 디스코를 추천한다. 또 페이스북을 지인관계로만 이용하는 분들도 디스코를 통해 관심사 기반 관계로 확장할 수 있다.”

 

 

※ 필자소개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심재석 기자는 IT전문기자 모임인 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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