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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보니] 테슬라 모델S, 오토파일럿으로 달려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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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8월 16일 14:30 프린트하기

테슬라 모델S를 타봤습니다. 이제는 제법 ‘테슬라’라는 브랜드가 익숙해져서 그리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바로 ‘오토 파일럿’입니다. 오토 파일럿은 테슬라의 부분 자율 주행 기술 이름입니다. 테슬라는 과연 도로를 따라 어느 정도 스스로 달릴 수 있을까요?

 

자율주행이라고 하면 아직 먼 미래의 기술같지만 생각보다 그 발전 속도가 빠릅니다. 근래 나오는 차량은 어떤 수준으로든 자율주행 기술아주 가까운 곳에 다가와 있기도 합니다. 자율주행 기술은 크게 4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속도를 조정하며 차량 사이에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액티브 크루즈 콘트롤이나 차선을 벗어났을 때 운전대를 바로 잡아주는 차선이탈 방지 등의 운전 보조 장치를 1단계로 봅니다. 2단계는 운전자가 실수든, 의도했든 운전에 집중하지 않을 때 잠시라도 이를 대신해 주는 수준을 말합니다. 운전보다는 주행을 대신하는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진짜 자율주행은 3단계부터 시작됩니다. 단순히 길을 따르는 정도를 넘어 경로를 따라 움직이고, 사람이 오감으로 주변을 살피듯 신호등을 읽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을 알아보는 수준이지요. 4단계는 아예 사람이 더 이상 운전에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완전 자율 주행 단계입니다. 분류에 따라 5단계 자율 주행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자동차가 도로와 한 몸이 되는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현재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의 자율주행은 2단계 수준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 느낌은 2단계보다는 조금 더 나아가 있긴 합니다. 아직 3단계까지는 아니니 굳이 가르자면 2.5단계 정도는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이 차량이 어느 정도 달리는지 설명하는 건 영상만한 게 없을 겁니다.

 

https://youtu.be/IjzCOYkbzLw

 

테슬라 모델S에는 꽤 많은 센서가 달려 있습니다. 오토 파일럿의 핵심은 카메라에 있습니다. 카메라를 통해 받아들이는 도로 정보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차량용 컴퓨터 플랫폼인 ‘드라이브 PX2’로 처리합니다. 드라이브PX는 손바닥만 한 플랫폼으로, 프로세서와 운영체제, 그리고 차량의 갖가지 센서를 접목합니다. 모델S에도 많은 센서가 들어가는데 중심은 카메라에 있습니다.

 

모델S는 카메라를 8대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카메라가 처음부터 모두 작동하는 건 아닙니다. 오토 파일럿 자체가 유료로 구매해야 하는 소프트웨어 옵션이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앞을 바라보는 카메라 한 개만 작동하는데, 오토 파일럿을 켜면 카메라 3개가 추가로 켜집니다. 그리고 추가 옵션인 완전 자율 주행 기능을 켜면 모델S를 빙 둘러싼 8개 카메라가 모두 눈을 뜹니다. 하지만 완전 자율주행은 국내법이 허락하지 않아 아직 국내에서는 활성화되지 않습니다.

 

유료 옵션이지만 기존 차량처럼 차량을 출고할 때 다 적용하거나 애프터마켓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 앱에서 아이템을 구입하듯, 홈페이지에서 결제하면 원격으로 차량에서 해당 기능이 켜집니다. 테슬라의 독특한 기술 정책이지요. 그래서 차량을 구입할 때 억지로 고가의 옵션을 한번에 구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토파일럿은 차량과 함께 구입하면 642만원이고, 나중에 업데이트로 구입하면 770만원을 내야 하는 꽤 비싼 옵션이긴 합니다. 미국에서는 한 달에 48달러를 내는 구독 형태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화면에 차선과 주변 자동차에 대한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뜹니다. - 최호섭 제공
화면에 차선과 주변 자동차에 대한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뜹니다. - 최호섭 제공

작동은 쉽습니다. 운전대 왼쪽 아래에 있는 크루즈 콘트롤 레버를 앞으로 한 번 당기면 액티브 크루즈 콘트롤이 켜지고, 두 번 당기면 오토 파일럿도 작동을 시작합니다. 테슬라 모델S는 지도를 기반으로 현재 도로의 최고 속도를 읽어 액티브 크루즈 콘트롤의 속도도 이에 맞춰 줍니다. 지리 정보와 차량의 소프트웨어, 하드웨어가 결합되는 겁니다.

 

일단 오토 파일럿이 작동하면 운전대는 마치 다른 사람이 쥔 것처럼 아주 강한 힘으로 움직입니다. ‘이제부터 내가 알아서 운전할 거야!’라는 듯 절도있게 움직여서 처음에는 손을 어디에 두어야 할 지 좀 망설여지기도 했습니다. 운전대에 힘을 더 세게 주어서 움직이면 오토파일럿이 꺼지고 운전자에게 제어를 넘깁니다.

 

올림픽대로처럼 잘 뻗은 도로는 아주 잘 따라서 달립니다. 차선을 정확히 읽어서 폭이 2미터 가까운 이 차량을 길 가운데로 잘 끌고 갑니다. 굽은 길도 잘 따라 갑니다. 차선은 날씨나 밤낮에 크게 영향 받지 않고 읽는 듯 합니다. 8대의 카메라가 주변 차량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갑자기 앞에 끼어드는 차량에도 안전하게 잘 대응합니다.

 

차선도 자동으로 바꿉니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모델S는 주변을 살피고, 안전하게 차선을 바꿀 수 있다고 판단하면 운전대를 휙 돌립니다. 차선을 바꿀 때는 반드시 운전대를 쥐고 있어야 작동합니다.

 

처음에는 오토 파일럿을 이용하는 게 낯설기도 했고, 어느 정도까지 차에게 맡겨도 될 지 감이 잘 오지 않아서 무섭기도 했는데, 하루 정도 운전하고 나니 쉽게 익숙해지긴 합니다. 곧게 잘 뚫린 도로에서 적절히 사용하면 운전의 피로도 줄어들고, 무엇보다 돌발적인 안전 사고에 대해 또 하나의 장치가 있다는 점이 마음을 놓이게 합니다. 아직 손에 익숙하지 않은 차량이기에 더 그랬을 겁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그럼 오토파일럿에게 운전을 온전히 맡길 수 있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을 뿐더러 그래서도 안 됩니다.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토 파일럿의 정확한 이용 방법은 직접 운전대를 계속 쥐고 있어야 합니다. 조작은 차량이 직접 하기 때문에 운전대를 잡거나, 혹은 놓아도 오토 파일럿이 달리는 데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언제든 차량이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운전자에게 운전대를 곧장 전해주기 때문에 운전자는 운전을 완전히 내려 놓으면 안 됩니다.

 

모델S는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고 있지 않다고 판단하면 화면을 번쩍여 경고합니다. 그래도 운전대에 손을 올려놓지 않으면 더 강하게 경고하다가 목적지까지 오토 파일럿 작동을 꺼 버립니다. 말을 듣지 않는다는 ‘벌’보다는 졸음이 오거나 피로도가 높아졌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휴게소 등에 차를 세우고 조금 쉬었다 가면 다시 작동합니다.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이유는 두말할 것 없이 ‘안전’인데 그게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등 차량의 문제는 아닙니다. 도로 사정은 생각지 못한 부분이나 변수가 많습니다. 이는 꼭 우리나라만의 사정은 아닐 겁니다. 고속도로나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같은 간선 도로를 달릴 때는 기가 막히게 작동하는데, 국도 등에서는 당황스러운 상황이 종종 생깁니다. 특히 교차로를 지날 때나 갑자기 차선이 좁아지면서 정확한 경로를 잡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빨간 램프로 경고를 주고 재빨리 운전대를 운전자에게 넘겨 줍니다. 이런 경우가 흔치는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마음을 놓으면 안 됩니다. 그래서 테슬라 역시 운전대에서 손을 놓지 않도록 합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되도록이면 시내에서는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길이 밀리는 도심에서는 액티브 크루즈 콘트롤 정도는 좋습니다. 교통 흐름을 따라 차량을 완전히 세우기도 하고, 다시 출발하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막히는 도로에서는 보통 주의가 흐트러지기 쉽기 때문에 편리함을 떠나 오히려 크루즈 콘트롤이 더 안전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모델S의 액티브 크루즈는 지도에 기반해 현재 도로의 제한 속도를 파악하고 기준 속도를 알아서 맞춰주는 게 여느 액티브 크루즈 콘트롤보다 편리합니다.

 

몇몇 제약에도 불구하고 오토 파일럿은 굉장히 편리합니다. 그리고 차량을 이해하고 정확히 어떤 부분을 자동으로 맡길 건지에 대해 명확히 파악되면 무척이나 안전합니다. 운전에 여전히 집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차량에게 일부를 맡길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긴장을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피로하지 않고 더 오래 집중할 수 있는 듯 합니다. 탁 트이고 변화가 드문 미국의 외곽 고속도로를 달리기에는 아주 훌륭해 보이기도 합니다.

 

자율주행에 대한 소식을 접하기 시작한 게 이제 5년즈음 됐을까요? 업무적으로도 관련 소식을 자주 접했고, 올 초 엔비디아의 완전 자율주행 차량을 타보기도 했지만 아직도 피부로 와 닿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테슬라 모델S의 오토파일럿은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기도 했고, 다음 단계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기대도 심어주었습니다. 자동차 회사들의 발표로는 5년 내에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일반 차량에도 대중화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곧 자동 변속기처럼 모두가 이내 익숙해지질 기술이 될 것 같습니다. 아직도 머릿속으로는 미래의 일로 생각되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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