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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달걀 농장에서 나온 DDT... 38년 금지 농약 어떻게 검출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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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8월 24일 12:00 프린트하기

닭에서 수십 년 전 사용이 금지된 농약 성분인 DDT(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테인)가 검출됐다. 특히 이번에 검출된 농가는 지난 21일 달걀에서도 DDT가 나온 곳으로, 닭을 자유롭게 풀어 키우는 친환경 농장이라 충격이 더 크다.

 

경북동물위생시험소는 23일, 경북 영천과 경산에 위치한 농장 두 곳의 닭 총 12마리를 선별해 검사한 결과 모든 닭에서 DDT 성분이 검출됐으며 그중 두 마리는 잔류허용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 농약잔류허용기준'에 따르면 닭을 포함한 가금류의 DDT 잔류 허용 기준은 0.3ppm(지방 1kg에 DDT 0.3mg) 이하인데, 문제가 된 두 마리에서는 0.4ppm을 초과했다.

 

 

 

DDT의 분자구조. - 위키피디아 제공
DDT의 분자구조. - 위키피디아 제공

 

 

 

 

 

 

 

 

 

 

 

 

 

 

 

 

● 말라리아의 해방자에서 유해한 살충제의 대명사로

 

DDT는 1874년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개발된 화학 물질로, 벤젠 고리 두 개와 여러 개의 염소 원소가 결합한 구조다. 곤충 신경 세포의 나트륨 이온 채널을 열어 세포를 과도하게 활성화시키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다. 살충 효과가 탁월해 1939년부터 말라리아 퇴치와 농업에 널리 이용돼 왔지만, 1950년대부터 인체 및 생태계에 미치는 부작용이 보고되면서 논란이 됐다. 특히 1962년 미국의 환경운동가 레이첼 카슨이 '침묵의 봄'에서 DDT를 혹독하게 비판하면서 논란은 최고조에 이르렀고, 결국 1968년부터 1980년대까지 유럽과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사용이 금지됐다. 한국도 1979년 사용을 금지했다. 1950~1980년 사이에 전세계에서 한 해 4만t 이상 사용됐지만 2000년대 이후로는 1000t대로 줄어들었다.

 

20세기 중반 무분별하게 사용된 DDT 같은 화학물질은 5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후손들의 DNA에 흔적을 남겨 현대인들의 각종 대사질환과 불임의 만연에 한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 - CDC 제공
20세기 중반 무분별하게 사용된 DDT 같은 화학물질은 5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후손들의 DNA에 흔적을 남겨 현대인들의 각종 대사질환과 불임의 만연에 한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 - CDC 제공

DDT는 대표적인 내분비계교란물질(환경호르몬)이며, 2015년 국제암연구기구(IARC)가 분류한 잠재적 발암물질이다(2A그룹). 독성이 있지만, 동물을 이용한 경구독성실험 결과를 보면 당시 사용중이던 다른 살충제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이 때문에 DDT 퇴출 자체는 잘된 일이지만, 대신 훨씬 독성이 강한 유기인계 농약 사용이 늘어나는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 살충제 사용량 자체를 줄이는 데에도 의미 있는 기여를 하지 못했다. 미국농업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1981년 미국에서 옥수수 등 21개 작물에 뿌린 살충제 총 사용량은 금지 전인 1960년에 비해 세 배 이상 늘어났다.

 

 

● 30년 뒤에도 땅에 남을 수 있어... 청정바다 남극에서도 검출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토양에 남아 있던 DDT로 추정된다. 한국에서 DDT가 금지된지 38년이 지났지만, DDT는 토양 내 반감기(절반이 분해되는 데 걸리는 시간)가 자료에 따라 최대 15~30년에 이른다. 이론상 1979년 직전 뿌린 DDT가 지금도 4분의 1에서 많게는 2분의 1까지도 남아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DDT는 한꺼번에 뿌리는 양도 많았다. 농촌진흥청 농약관리시스템에 따르면, DDT는 농지 1ha마다 약 2kg을 뿌렸다. 이는 현재 사용하는 농약의 약 20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다른 지역에서 흘러온 DDT가 농장의 토양에 섞였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잔류유기오염물은 다른 지역으로 쉽게 이동하기 때문에, 과거에 그 지역에 DDT를 사용한 적이 없어도 토양이나 물, 심지어 생물의 체내에서 DDT가 검출될 수 있다. 2008년에는 DDT 사용이 거의 없는 '청정 바다' 남극의 아델리 펭귄에서 DDT가 검출되기도 했다. 특히 체내 DDT 농도가 최근 30년 동안 줄어들지 않아, 펭귄이 DDT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연구팀은 남반구 일부 지역에서 소량 사용하는 DDT가 눈이 녹을 때 유기물이나 분진에 흡착돼 흘러들어 빙하에 포함됐다가, 다시 빙하가 녹으면서 서서히 방출돼 펭귄 몸에 축적된 결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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