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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지식IN] 허리케인, 사이클론, 태풍 뭐가 다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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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8월 28일 19:00 프린트하기

 

매해 8~9월 여름에서 가을 사이 찾아오는 불청객, 열대성 저기압이 올해도 어김없이 세계 곳곳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열대성 저기압은 지역별로 허리케인, 사이클론, 태풍 등의 이름으로 불립니다.

 

지난 26일(현지시각) 미국 본토에 허리케인 ‘하비’가 상륙해 최소 5명이 사망했습니다. 위력이 최고 수준인 카테고리 4등급의 허리케인이 미국 본토에 상륙한 건 13년 만이라고 하네요. 최근 한 주동안 중국 남부 지방에도 13호 태풍 ‘하토’와 14호 태풍 ‘파카르’가 연이어 상륙했고요. 이로 인해 홍콩 지역에서 최소 1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5명 숨지고 30만 명 ‘단전’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남부 텍사스주를 덮친 26일 해변도시 록포트의 전신주가 비바람에 넘어지고 승용차가 불어난 물에 잠겨 있다 - 동아일보 DB 제공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남부 텍사스주를 덮친 26일 해변도시 록포트의 전신주가 비바람에 넘어지고 승용차가 불어난 물에 잠겨 있다 - 동아일보 DB 제공

열대성 저기압은 세계적으로 일 년에 평균 80회 정도 발생하는데, 그 중 38%인 30회 가량이 북서쪽 태평양에 몰려 있어, 한국도 태풍 안전지대라 할 수 없습니다.

 

다만 2000년대 초ㆍ중반과 달리 최근엔 한국을 직접적으로 관통한 열대성 저기압이 없어 인접 국가에 비해 피해가 적었습니다. 하지만 변화무쌍한 움직임을 보이는 열대성 저기압의 특성 때문에 올해도 이런 행운이 따라준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특히 여름보다 가을에 찾아오는 열대성 저기압이 더 강력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언제 찾아올지 모를 열대성 저기압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볼게요!

 

Q1. 열대성 저기압의 명칭은 왜 지역별로 다른가요?

 

A. 열대성 저기압은 북태평양 서쪽에서 발생하면 '태풍', 북대서양과 멕시코 연안에서 발생하면 '허리케인', 인도양이나 남태평양 호주 부근에서 발생하면 '사이클론'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호주 인근에서 발생하던 것을 '윌리윌리'라고 불렀는데 2006년부터 사이클론으로 통합됐고요.

 

이처럼 명칭이 다른 것은 각 지역 원주민들이 예부터 부르던 말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태풍은 ‘사방의 바람을 빙빙 돌리며 불어온다’는 뜻을 가진 중국의 ‘구풍’ (具風)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고, 서구에서는 태풍의 중국식 발음 '타이펑'(taifung)이란 발음과 비슷한 그리스 신화 속 괴물 이름 ‘티폰’ (Typhon)에서 따서 태풍을 부르는 ‘타이푼’ (typhoon)이란 단어가 생겼다는 설이 있어요. 허리케인은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 연안에 살던 사람들이 붙인 ‘우라간(huracan)’이라는 말에서 나왔는데 원래 뜻은 '폭풍의 신'이라고 해요.

 

지역별로 부는 열대성저기압의 명칭으로 호주지역에서 불렸던 윌리윌리는 2006년부터 사이클론으로 통합됐다.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지역별로 부는 열대성저기압의 명칭으로 호주지역에서 불렸던 명칭인 윌리윌리는 2006년 경부터 사이클론으로 통합됐다.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Q2. 지난 주말 미국을 강타한 하비, 중국을 덮친 파카르 같은 열대성 저기압의 이름은 어떻게 정해지는 건가요?

 

A. 열대성 저기압의 이름은 1999년까지는 괌에 위치한 미국 태풍합동경보센터가 지정한 양식에 따라 남녀의 이름을 번갈아 붙여 왔습니다. 2000년대부터는 아시아태풍위원회가 아시아 지역 14개 국가의 고유한 이름을 받아 사용하고 있어요.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의 이름을 차례로 사용하며, 전부 사용하는 데는 4~5년이 걸립니다.

 

특히 큰 피해를 입혔던 태풍의 이름은 해당 국가의 요청에 의해 바뀌기도 해요. 폭풍 피해자들의 아픈 기억을 되살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 큰 피해를 입혔던 루사와 매미는 각각 ‘누리’와 ‘무지개’로 이름이 변경됐어요.

 

Q3. 열대성 저기압은 왜, 어떻게 발생하게 되나요?

 

A. 열대성 저기압은 지구의 에너지 균형을 맞추려는 작용의 일환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태양 에너지가 극지에서는 적고, 적도에서는 많아 열의 불균형이 생깁니다. 이를 자체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열대성 저기압을 통해 저위도의 열을 고위도로 옮기는 것이죠.

 

적도 지방의 뜨거운 공기가 상승할 때 공기 중 수증기가 얼면서 구름이 형성됩니다. 이런 작용이 반복되면 주변보다 기압이 낮아져 비를 동반한 적란운이 넚게 만들어집니다. 이 적란운이 지구 자전의 영향으로 북반구에서는 반시계 방향, 남반구에서는 시계 방향으로 힘을 받아 에너지를 축적하면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성장합니다.

 

이렇게 생긴 열대성저기압은 보통 반지름이 500㎞에 달합니다. 이 때문에 서울에서 제주까지 직선 거리가 450㎞인 한국에 제대로 상륙하면,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놓이게 됩니다. 일본이나 중국으로 비껴갈 때도 남해안 일대는 간접적 영향권에 들어 피해가 특히 잦다고 해요.


Q4. 한국에 온 태풍은 한여름보다는 9월 초입 이후 온 경우 더 피해가 컸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여름보다 가을에 오는 열대성 저기압이 더 강력한가요?

 

A. 네, 그렇습니다. 2000년대 들어 한국에 가장 큰 재산 피해를 입혔던 태풍 2개는 모두 9월에 한국을 지났습니다. 1위였던 태풍 루사는 2002년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이틀간, 2위 매미는 2003년 9월 12일부터 13일 이틀 동안 한국에 상륙했어요.

 

태풍은 햇빛으로 데워진 바닷물 표면에서 힘을 얻는데,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한여름보다 9~10월의 바닷물 온도가 더 높기 때문에 이때 태풍이 더 강력해질 수 있다고 하네요.

 

기상 관측이래 가장 빠른 풍속을 가졌던 슈퍼 태풍은 2013년 10월 필리핀을 강타한 '하이옌'이었어요. 하이옌의 풍속은 초속 105m/s로, 한국을 지난 태풍 중 최고 풍속을 기록한 태풍 매미보다 1.5배 빨랐답니다. 당시 북서 태평양의 수온이 매년 평균보다 1도 정도 높았던 것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됐어요.

 

Q5. 열대성 저기압의 세기는 어떻게 분류하나요?

 

A. 열대성 저기압을 관리하는 기관이 지역별, 국가별로 있기 때문에 국가별로, 풍속별로 등급 체계가 조금씩 다릅니다. 한국과 일본에선 북서태평양의 열대성 저기압의 최대 풍속으로 1미터 상공에서 10분간 측정한 평균값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속도가 초속 17m/s 이상 24m/s 사이면 열대폭풍, 32m/s 이하까지는 강한 열대폭풍이라 합니다. 이보다 큰 것은 전부 태풍이라고 불러요. 반면 미국은 1분간 측정한 속도의 평균값을 기초로 풍속을 정하며, 속도별로 1~5등급으로 분리해 구분합니다. 이번에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는 4등급입니다.

 

 

한국과 일본, 미국의 열대성대기압 분류체계. 풍속에서 10kt는 약 5m/s이다. - 위키피디아 제공
한국과 일본, 미국의 열대성대기압 분류체계. 풍속에서 10kt는 약 5m/s이다. - 위키피디아 제공

Q6. 지구온난화로 열대성 저기압이 강력해지고 있다는데, 근거가 있는 얘기인가요?

 

A. 미국 MIT 캐리 임마뉴엘 교수는 지난 50년 동안 있었던 태풍과 허리케인을 분석, 이들이 점점 강력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2005년 네이처에 발표했었어요. 당시 지구 온도가 0.5도 상승하면 태풍이나 허리케인의 위력이 약 2배 증가한다고 설명했어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 토마스 넛슨 박사팀도 지난 2005년 학술지 ‘기후저널’에 화석연료로 인해 이산화탄소가 1년에 1%씩 증가한다고 가정하고 앞으로 80년 간의 기후변화를 예측했는데요. 그 결과 기압이 14% 떨어져 바람은 6%, 비는 18% 각각 증가해 5.5등급에 달하는 허리케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학계에선 지구온난화로 강한 열대성 저기압이 많이 생길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기후변화와 열대성 저기압의 세기 간의 관계를 명확히 밝히려면 좀더 오래 기록이 축적돼야 한다고 보고 있어요.

 

Q7. 열대성 저기압의 발생이나 이동 경로를 예측할 수 있을까요?

 

기상학자들은 인공위성 영상으로 적도 바다의 구름을 감시하면서 열대성 저기압을 확률적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열대성 저기압이 발생하기 약 3일 전부터 예측할 수 있지만, 세기나 경로에 대한 보다 정확한 예보는 실제로 열대성 저기압이 생성된 뒤에나 가능하다고 해요.

 

하지만 열대성 저기압의 변덕스러운 성격 때문에 예측도 빗나가는 경우가 많답니다. 올해도 열대성 저기압이 언제 경로를 바꿔 한국을 향할지 모르기 때문에 피해가 자주 발생했던 부산 경남 지역이나 제주 등 남해안 지방은 특히 방비를 철저히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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