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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체험도 부익부빈익빈 上] 소외계층 위한 프로그램, 예산은 대도시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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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 11일 18:20 프린트하기

생활과학교실에서 과학 체험 활동을 하고 있는 아이들. - 경기도청 제공

생활과학교실에서 과학 체험 활동을 하고 있는 아이들. - 경기도청 제공

도서·산간 지역은 과학 관련 시설이나 체험관, 콘텐츠 등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들 과학문화 소외 지역 주민들을 위해 마련된 한국과학창의재단 ‘나눔과학교실’ 등 과학문화 프로그램이 본래 취지와는 달리 도리어 대도시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규모 도시에서 나눔과학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A 씨는 “대략 4년 전부터 예산이 3분의 1 수준으로 삭감되는 바람에 운영 가능한 교실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며 “분기별로 꾸준히 (나눔과학교실에) 참여했던 학생들도 많았는데 이 중 다수가 더 이상 수업을 듣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같은 기간 대구, 울산 등 대도시에 들어가는 예산은 오히려 늘었다”고 덧붙였다.
 
나눔과학교실은 과학문화 소외지역민, 사회적 배려계층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무상 과학교육 프로그램이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예산을 지원하고 각 지역의 대학, 협회 등 30여 곳의 지역운영센터가 지자체와 연계해 운영하는 ‘생활과학교실’의 일환으로 2004년부터 추진됐다. 지역 생활권 내 주민자치센터, 지역아동센터, 노인정 등에서 누구나 쉽게 과학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나눔과학교실은 생활과학교실 전체 프로그램의 60% 수준으로 운영된다.

 

☞[과학체험도 부익부빈익빈 下] 과학문화 행사 곳곳에 널렸지만… 문제는 접근성

  
● 총 예산 줄면서 인프라·지역투자 많은 대도시에 유리해진 심사
 
지난해 전국 나눔과학교실 1178곳에서 교육을 받은 수혜자 수는 총 6만 3924명으로 전년 대비 약 30% 늘었다. 생활과학교실의 나눔과학교실 의무 운영비율을 40%에서 60%로 높인 결과다. 

 

이렇게 절대적인 나눔과학교실 수혜자 수는 이전보다 늘었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중·소도시보다는 지자체가 적극 지원하는 대도시에 지원금이 몰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창의재단이 정해진 예산 안에서 매년 지역운영센터를 공모·선정해 심사 결과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기 때문이다. 물론 생활과학교실이 제대로 효과를 내려면 이를 운영하는 각 기관의 역량도 중요하다.
 
문제는 예산 구조와 관련 심사 기준이다. 통상적으로 생활과학교실 운영 예산의 절반은 창의재단이 지원하고 나머지 절반은 지자체가 부담하고 있다. 이런 예산 구조 탓에 심사평가 항목에서도 △지역의 인적·물적 인프라 활용 방안 △생활과학교실 운영 고도화 노력 부문이 3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재단 지원금에 상응하는 기업이나 대학 등의 외부 자금이 아예 없는 기관은 선정할 수가 없다. 모든 과학교육 프로그램은 각 지역운영센터에서 직접 개발해 운영해야 한다. 지역 매체를 통한 홍보, 창의재단이 추진하는 다른 사업과의 연계성도 평가 대상이다.
 
역설적이게도 지자체가 과학문화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을수록, 지자체나 지역 내 기업·대학·단체 등으로부터 더 많은 투자금을 유치할수록 유리한 구조다. 이런 조건을 갖춘 지역 중에는 이미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과학문화 프로그램이 있는 곳도 있다. 박희원 창의재단 과학문화인력양성실장은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 등 지자체와도 연계된 사업이기 때문에 나눔과학교실 예산은 단순히 지역의 (예상) 수혜자 수에 비례해 지원되지는 않는다”며 “제한된 예산 내에서 사업의 전반적인 효과를 고려하면 지역간 격차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생활과학교실 지역운영센터 선정 기준

평가항목 평가지표

배점

사업이해도

· 재단 생활과학교실 사업 취지, 방향과의 부합성
- 나눔과학교실 확대 운영
- 재단 타 사업과의 연계성
-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
25

사업추진역량

· 효과적 사업 운영을 위한 조직 구성
· 목표 설정 적정성 및 콘텐츠 구성 적절성
25
사업 운영의
특성화·고도화
· 지역의 인적, 물적 인프라 활용 방안 제시
- 기관·지역 특징 살린 운영계획
- 협력기관의 다양화 및 매칭자금 확대 노력
· 생활과학교실 운영 고도화 노력
- 기존 콘텐츠 개선, 신규 콘텐츠 개발 계획
- 연수, 세미나, 모니터링 추진 계획
30
예산계획 효율성 · 사업규모, 예산항목의 합리성 및 구체성 10
홍보·성과확산 · 사업 인지도 제고, 성과 확산을 위한 노력 10
합계 100

자료: 한국과학창의재단

 

 

● 유동인구 많은 주요 거점 중심으로 운영… 정작 소외지역민 발길은 닿지 못해
 
창의재단이 지역운영센터를 지역별로 균등하게 안배하기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실제 교육 현장에서 느끼는 온도차는 크다. 또 다른 지역의 생활과학교실 관계자는 “생활과학교실에서 나눔과학교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창의과학교실’ ‘가족과학교실’ ‘MAKE 과학교실’ 등) 다른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다 보니 같은 도시 안에서도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개설된다”며 “주변에 있는 시설이라곤 오로지 주민센터뿐인, 진짜 소외된 지역의 아이들에게는 기회가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창의재단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생활과학교실을 포함한 재단의 전체 과학문화확산사업의 규모가 2013년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창의재단 과학문화확산사업의 2013년 결산은 254억8000만 원이었지만, 올해 예산은 159억9200만 원으로 4년간 40%가 삭감됐다. 과학기술진흥기금과 복권기금으로 지원되는 생활과학교실의 총 예산도 2013년 51억 원에서 올해 26억5000만 원으로 반토막 났다.

 

이처럼 예산이 줄어든 만큼 지역 내 활용 자원이 많은 곳에 더 많은 기회를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슬아 창의재단 선임연구원은 “지자체의 도움 덕분에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그나마 운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실장은 “지자체나 기업, 단체 등이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노력하고 있긴 하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일례로 생활과학교실을 지원했던 여수산업단지도 최근 들어서는 지원을 끊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는 (예산구조 탓에) 지역 규모나 예상 수혜자 수와 무관하게 지역별 편차가 매우 큰 상황”이라며 “예상 수혜자 수는 상대적으로 적은데 외부에서 유치한 운영 자금이 많아 더 많은 지원금을 가져가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이런 지역별 격차가 부정적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어 지역별 예산 지원 현황을 공개하긴 어렵다”면서도 “내년에는 예산이 7억 8000만 원 늘어날 예정이고 나눔과학교실 비중도 계속 늘고 있어 향후 수혜 대상은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병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인재기반과장은 “예산이 축소된 상황에서도 전체 나눔과학교실 수혜자 수가 늘어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과학기술진흥기금의 재정 상황이 열악한 만큼 향후 안정적인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재원을 일반회계로 돌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문화확산사업 규모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자료: 한국과학창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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