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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에 비친 게이밍 PC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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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 05일 13:00 프린트하기

국내 대기업들의 PC에 대한 관심이 부쩍 떨어진 탓인지 IFA와 PC의 연결고리는 머릿속에 잘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IFA에서 이뤄지는 개인용 컴퓨터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PC 중심의 컴퓨텍스 못지 않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PC 시장이 가라 앉고 있다는 이야기는 곳곳에서 들려오고 실제로 피부에 느껴지는 PC에 대한 관심도 예전같진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컴퓨터를 안 쓰는 건 아니다. 인텔을 비롯한 업계의 고민은 PC가 소비의 우선 순위에서 밀려났다는 점이지만, 스마트폰이 관심을 받는 시장이라고 해도 PC는 여전히 필수품이다. 다만 소비의 방법이나 집중도는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 그게 바로 게이밍 시장이다.


지난해 초, 게임을 해볼까 싶어 게임용 PC 구매를 고민했던 적이 있다. 컴퓨터는 여러 대 갖고 있지만 전부 업무용이고, 게임용 그래픽카드를 지닌 컴퓨터는 한 대도 없었다. 하지만 막상 PC를 새로 구입하려니 가격이 꽤 부담스러웠다. 오히려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가 더 쌌다. 그래서 플레이스테이션4를 구입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같은 게임을 하는데, 주변 사람들은 모두 PC를 썼고, 플레이스테이션은 많지 않았다. 이유를 물으니 의외로 간단했다. PC가 더 좋은 결과물을 낸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플레이스테이션도 프로 버전이 나왔고, 엑스박스 역시 곧 굉장한 성능의 제품이 나온다. 하지만 멀티 플랫폼이 자리잡은 요즘 게임 시장에서 가장 좋은 게이밍 환경을 묻는다면 모두가 PC라고 입을 모은다. 콘솔 게임 시장의 인기도 예전보다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PC로 게임하는 인구도 늘어나고 있다. 믿어지지 않지만 사실이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유럽은 애초 네트워크 게임이 매우 발달된 시장이다. 노트북으로 게임이라는 게 불가능하다고 하던 시절부터 유럽에서는 ‘랜파티(LAN Party)’, 그러니까 LAN으로 묶어서 게임을 하는 문화가 발달했다. 아주 오래 전 이야기지만 꽤 많은 PC 관련 기업들이 랜파티용 하드웨어를 출시했고, 덩치 큰 데스크톱PC를 등에 업을 수 있게 해주는 캐리어를 끼워주던 기억이 있다. 인텔이 요즘 부쩍 공을 들이는 IEM(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이 가장 뜨거운 시장도 유럽이다.


IFA 2017에서도 게이밍 PC 시장은 매우 뜨거웠다. 레노버, 델, 에이서, 에이수스 등은 마치 짠 것처럼 게이밍 PC를 전면에 내세웠다. CES에서도 못 보던 괴물들이 각 기업 전시장의 얼굴을 맡았고, 진지해야 할 것 같은 전시회가 맥주와 게임으로 채워졌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게이밍 PC 시장을 주목해야 할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일단 하이엔드 데스크톱 시장을 이끄는 역할을 꼽을 수 있다. 애초 PC가 우리 가정에 들어오게 된 이유 중 가장 큰 건 게임이었다. 어릴적 공부를 핑계로 PC를 구입하지만 실제 대부분은 게임이 그 목적이었다. 게임은 그렇게 PC를 가깝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결국 컴퓨터에 더 나은 성능을 바라게 되는 이유도 게임이다. 게임은 늘 더 빠른 컴퓨터에 목 마르게 마련이다. 기업들이 이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돈이 된다는 것이다. 고가의 프로세서, 그래픽카드, 그리고 막대한 메모리가 투입되는 곳이 바로 이 게이밍 시장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게이밍 PC는 기술적으로 PC 시장 전성기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단순히 더 나은 성능을 내기 위해 고성능 부품이 들어가는 것 뿐 아니라 이 부품들이 쏟아내는 열을 감당할 수 있도록 냉각에 대한 고민, 그리고 필요한 부품에 손 댈 수 있는 최적화에 대한 고민이 이어진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실제로 에이서나 에이수스, 델이 꺼내 놓은 게이밍 PC들은 간단히 옆을 열어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고, 부품 업그레이드에 대한 자유도도 열어 두었다. 냉각에 대한 새로운 기술들이 더해졌고, 단순히 멋 뿐 아니라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기묘한 디자인도 덧씌운다.


PC 시장이 관심에서 멀어진 가장 큰 이유는 역설적이지만 가격 때문이다. 시장은 단순히 늘어나는 시장에 대한 보급량에 초점을 맞췄고, PC 시장의 성장을 만들어 온 고성능 시장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뒤로 밀려났다. 결국 가격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고, 제조사들은 그 가격을 맞추기 위해 일률적인 디자인을 내놓았다. 그리고 그 막대한 가격 경쟁에서 ‘가성비(가격대 성능비)’라는 묘한 기준으로 조립 시장이나 중소기업을 단숨에 밀어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PC 시장이 예전같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양적인 팽창이 멈추면서 시장이 오히려 특색을 갖고, 차별화를 만들어가는 게 아닌가 싶다. 바라보는 3자 입장에서는 우스운 일이지만 서로의 브랜드 이름을 가려가면서 우리 것이 이런 부분에서 더 좋다고 자랑하는 PC 발표회가 나쁘지 않았다.

 

 

※ 필자소개

최호섭. PC사랑을 시작으로 최근 블로터까지 IT 분야만 팠다.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서 들여다보기 시작한 노트북과 팜 파일럿 PDA는 순간이 아니라 인생을 바꿔 놓았다. 기술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역사와 흐름을 읽고자 한다. 세상은 늘 배울 게 많고, 기술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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