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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생리대 시험’ 비판, 시민·과학자 문제제기 억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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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 07일 09:30 프린트하기

 

초경을 시작한 여성들이 한 달에 한 번, 많게는 두 번 이상 사용하는 위생용품들. 가장 흔한 패드형 생리대가 있고, 삽입형 생리대나 팬티라이너같은 제품도 있다. - GIB 제공
초경을 시작한 여성들이 한 달에 한 번, 많게는 두 번 이상 사용하는 위생용품들. 가장 흔한 패드형 생리대가 있고, 삽입형 생리대나 팬티라이너같은 제품도 있다. - GIB 제공

‘유해 생리대 논란’이 정부 규제기관과 시민, 전문가 사이의 대결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환경보건 분야에서 전통적으로 시민과 전문가가 담당하던 감시와 문제제기 역할이 위축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가 수행한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 시험 결과를 제품명과 함께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식약처는 보도자료를 통해 “구체적인 시험 내용이 없고 연구자간 상호 객관적인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는 등의 한계가 있다”며 시험의 과학적 공신력을 문제 삼고 나섰다. 곧바로 다음날(5일) 김 교수가 기자회견을 통해 반박 성명을 내고, 이슈가 된 생리대 제조사가 같은 날 김 교수를 고소하면서 파장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상호 검증 등을 언급한) 식약처의 보도자료 내용은 의사결정을 할 때나 정책을 세워야 할 때에 따라야 할 당연한 내용”이라며 “하지만 맥락상 ‘해당 시험이 날림이었다’고 몰고 가는 분위기인데, 이런 식이면 앞으로 어떤 전문가가 시민사회의 이야기를 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역시 “시민과 전문가에게 문제제기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백 교수는 “문제를 제기하면 (그 제기를 비판할 게 아니라) 확대해서 제대로 검토, 검증하는 게 먼저”라며 “제기 내용이 맞고 틀리고를 결정하는 건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라고 말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도 “먼저 과학자를 동원해 자체적으로 조사하고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최 소장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예로 들며 “2012년부터 시민단체와 학계가 공동으로 연구해 다소 거친 자료나마 마련한 덕분에 정부에 문제제기를 할 수 있었다”며 “지금 식약처가 해야 할 일은 준역학적인 조사를 해서 건강 피해를 확인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를 ‘시민과학’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강연실 가톨릭대 인문사회연구소 박사후연구원(과학정책학)은 “시민사회가 전문가에게 과학 활동을 위탁한, 일종의 시민과학임을 이해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며 “시민단체는 과학 활동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이지 엄밀한 과학적 입증을 하는 게 아닌데, 과학자들이 다른 기대와 요구를 해서 갈등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강 박사는 “또다른 환경 사태인 석면 사태 등을 보면, 정해진 공정시험법이 있었지만 제약 조건 등 한계가 있는 경우도 있었다”며 “시민단체와 전문가가 함께 하는 시민과학은 이런 한계를 보완하고, 기존 제도에서 다루지 못했던 새로운 위험을 찾아내는 등 분명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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