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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터 크기 소형 탐지기, “유령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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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 17일 17:30 프린트하기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표지로 읽는 과학_사이언스]

 

“유령을 찾았다”

 

오래된 골동품과 같은 물건이 이번 주 ‘사이언스’ 표지를 장식했다. ‘유령을 찾았다’는 문구와 함께 소개된 이 물건은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ORNL)가 개발한 소형 중성미자 탐지기인 ‘파쇄중성자원(SNS)’의 모습이다.

 

제이슨 뉴바이 ORNL 연구원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높이 60㎝, 무게 14.6㎏에 불과한 이 작은 탐지기로 우주의 유령으로 불리는 중성미자의 존재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8월 3일자에 소개됐으며, 유종희 KAIST 교수를 비롯한 4개국 19개 기관 80여명의 과학자들이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원자핵이 붕괴하거나, 핵끼리 융합할 때 중성미자가 방출된다. 우주 형성 단계부터 존재하던 기본입자 중 하나지만 질량이 거의 없어 현재까지 실제로 관측된 적은 없다. 우주로부터 날아오기도 하고, 원자핵이 분열하는 핵실험 과정에서도 발생하지만 에너지가 낮아 측정이 어려웠다. 이런 특성 때문에 중성미자는 ‘유령입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현재까지 중성미자를 검출하기 위해선 대규모의 설비가 사용됐다. 대표적 탐지기인 일본 기후현 폐광산의 깊은 곳에 묻힌 ‘슈퍼 카미오칸데’는 높이 40m의 거대 수조에 정제수 5만t을 채운 구조다. 반면, SNS는 두께 20m의 콘크리트 차벽 안에 담겼다. 중성미자 외 다른 입자가 투과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연구진은 토스터 크기의 이 작은 탐지기로 43년 만에 이론으로만 제기돼 왔던 중성미자의 ‘결맞음 상호작용’을 처음으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결맞음 상호작용은 파동 성질을 가진 중성미자가 원자핵을 미세하게 흔드는 현상이다.

 

질량이 극도로 작은 중성미자는 이보다 수백 억 배 이상 무거운 원자핵과 결맞음 상호작용을 통해 탄성 에너지를 전달한다. 뉴바이 교수는 이 현상을 “탁구공이 볼링공을 쳤을 때, 볼링공에 미세한 떨림이 생기는 정도의 흔들림”이라고 묘사했다.

 

유 교수는 “이번에 관측된 중성미자의 결맞음 상호작용은 초신성이 폭발할 때 중성미자와 핵자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또 작은 검출기로도 중성미자의 결맞음 상호작용 검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향후 핵분열 및 핵융합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응용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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