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배움’은 ‘필요’를 느낄 때 시작된다!

통합검색

‘배움’은 ‘필요’를 느낄 때 시작된다!

2017.09.15 14:00

“세상에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은데….”

 

학생들은 자신의 일상생활 속에서 불편한 점을 찾아 스스로 해결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 GIB 제공
학생들은 자신의 일상생활 속에서 불편한 점을 찾아 스스로 해결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 GIB 제공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문제를 찾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학교 생활에서 겪는 소소한 불편함이다. 인하사대부중 2학년 학생들은 각자의 교실 속에서, 나와 내 친구들이 경험하는 일상 생활을 관찰했다.

 

학생들이 찾아낸 문제점들은 다음과 같다. ‘학생들이 교실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것’ ‘종종 학생들이 창밖으로 쓰레기를 던지는 것’ ‘귀중품 관리를 위해 이동수업 때마다 교실 열쇠를 누군가 보관해야 하는 것’ 등. 아주 소소하지만 그들에겐 도움이 꼭 필요한 것들이다.

 

● “언제까지 수업의 주인공이 교사여야 하지?”

 

교육의 현장이 서서히 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교실에서는 1명의 교사가 30여 명의 학생들 앞에서서 수업을 이끄는 강의형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언제까지 수업의 주인공이 교사여야 하는지’ 의문을 품은 선생님들이 있다. 수업의 주인공을 학생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에서다.

 

서성원 마포고 정보 교사를 주축으로 김형기 인하사대부중 교사, 이우성 단국공고 교사, 이원희 광동고 교사는 팀을 이뤄 지난 3월 삼성전자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가 주최하는 ‘미래교사단’에 지원했다. 미래교사단이 되면 미래 인재에게 필요한 새로운 교육 모델을 개발하는 기회에 참여할 수 있다.

 

미래교사단 발대식에 참여해 새로운 교육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교사연수에 참여하고 있는 서성원 교사(왼쪽) 모습. 사진을 누르면 미래교사단 발대식 현장 스케치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 삼성전자 주니어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제공
미래교사단 발대식에 참여해 새로운 교육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교사연수에 참여하고 있는 서성원 교사(오른쪽) 모습. 사진을 누르면 미래교사단 발대식 현장 스케치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 삼성전자 주니어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제공

 

‘FT Schoolor’라는 이름의 서 교사 팀은 20:1의 경쟁률을 뚫고 미래교사단에 선정됐다. 전국에서 뽑힌 네 팀 중 하나다. 서 교사 팀은 김형기 교사가 속한 인하사대부중 2학년 24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학 기간을 활용해 특별 단기 프로젝트 수업(31차시)을 진행했다. 학교를 중심으로 개선할 문제들을 학생 스스로 찾아 정의하고 해결하는 학습자 중심의 문제 해결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미래 교육 모델을 설계하는 과정 중 하나다. 특히 요즘 강조되고 있는 컴퓨팅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을 발휘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 중심(PBL, Project Based Learning) 수업으로 진행했다. 아두이노와 같이 여러 종류의 디지털 장치로 정보를 입력받고, 이를 코딩이나 SW 설계를 통해 현실로 결과를 출력하는 피지컬컴퓨팅(physical computing)을 활용했다.  

 

●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집중하고 있었지?”

 

지난 14일, 인하사대부중 시청각실에서는 작은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 프로젝트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발표회를 마련했다. 3명씩 8팀을 꾸린 학생들은 차례대로 앞에 나와 교내 선생님들, 친구들, 학부모, 지역 교육청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신들의 프로젝트 과정을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1) 학생 스스로 2) 자신과 자신의 친구들을 위한 문제를 찾아 3)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자신들이 직접 만든 ‘타이머식 도어락’을 발표하고 있는 호박고구마팀. 맨 왼쪽부터 남궁혁, 문인태, 문상혁 군. - 염지현 제공
자신들이 직접 만든 ‘타이머식 도어락’을 발표하고 있는 호박고구마팀. 맨 왼쪽부터 남궁혁, 문인태, 문상혁 군. - 염지현 제공

중학교 2학년 학생 3명으로 구성된 호박고구마팀(남궁혁, 문상혁, 문인태, 인하사대부중 2년)은 이동수업을 할 때, 교실 문 열쇠 담당자가 겪는 고충에 집중했다. 귀중품 분실의 우려가 있어 문단속을 해야하는 실정이지만, 막상 열쇠 담당자는 열쇠 보관이라는 막중한 책임과 동시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문을 열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이에 호박고구마팀은 도어락 장치에 사용자가 정해놓은 시간이 되면(수업시간을 미리 입력), 동작감지센서로 사용자의 방문을 감지해 문을 열어주는 타이머식 도어락을 만들었다. 문이 닫히기 1분 전에 부저를 통해 문닫힘을 경고하고, 오작동 시에는 선생님이 보관하고 있는 터치키로 문을 열 수 있다.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아이디어를 스케치한 제품 구상도. - 서성원 제공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아이디어를 스케치한 제품 구상도. - 서성원 제공

학생들은 단순히 아이디어에 머무르는지 않고, 직접 폼보드를 이용해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소프트웨어 제어를 위해서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스크래치를 활용했다. 어려운 코딩이 뒤따랐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모든 소프트웨어가 스크래치로 짜여있다는 것은 꽤 놀라운 점이었다. 이번 프로젝트 수업에 디자이너로 참여한 심재용 학생은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계속 시간을 내어 이 프로젝트를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소감을 이야기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 본 ‘타이머식 도어락’의 모습. - 서성원 제공
학생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 본 ‘타이머식 도어락’의 모습. - 서성원 제공

이번 프로젝트 수업을 이끈 서성원 교사는 “진정한 ‘배움’은 학생들이 스스로 ‘필요’를 느낄 때 시작된다”며, “이번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물론, 교사들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미래교사단 서 교사팀은 아직 2-3번의 수업을 남겨두고 있다. 중간중간 학생들의 의지가 약해질 때마다 위기의 순간이 찾아왔지만, 무사히 낙오자 한 명없이 모두 발표를 마쳤다. 특히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반년동안 멘토 활동을 이어온 교사들의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관련 태그 뉴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16 + 9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