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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 인 스쿨] 구급차가 어느 차선으로 달려오는지 미리 알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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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 18일 16:00 프린트하기

※편집자 주

[메이커인스쿨] 학교 현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메이커 수업, 메이커 활동, 메이커 동아리를 찾아가 본다. 본지는 시리즈 기사를 통해 (초, 중, 고)를 대표하는 활동을 소개하고, 현장을 이끄는 교사,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두 번째 시간으로 서울 영등포고 학생들을 만나봤다.

 

“Welcome to our country and our school. I heard that it is the first time for you guys to make something overnight. Let's try and play together.”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고 기술실에는 ‘메이커 활동’에 관심있는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영등포고 재학생과 멀리 싱가폴에서 온 학생들로 기술실은 앉을 틈도 없이 꽉 찼다. 1박 2일로 진행된 ‘메이커톤’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자리 정리가 되자 짧은 환영인사가 이어졌다. 권정기(영등포고 3년) 학생이 싱가폴 ITE College West에서 한국으로 메이커 국제교류 프로그램에 참가한 14명의 학생들에게 인사를 건냈다.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고 기술실에서는 인텔의 도움을 받아 국제 청소년 교류 행사인 ‘The Make-A-Thon’이 열렸다. 이 행사에는 싱가폴에서 온 학생 14명과 영등포고 재학생 14명이 참여했다. 영등포고는 남고로 사진에 보이는 여학생은 모두 싱가폴 학생들이다. - 염지현 제공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고 기술실에서는 인텔의 도움을 받아 국제 청소년 교류 행사인 ‘The Make-A-Thon’이 열렸다. 이 행사에는 싱가폴에서 온 학생 14명과 영등포고 재학생 14명이 참여했다. 영등포고는 남고로 사진에 보이는 여학생은 모두 싱가폴 학생들이다. - 염지현 제공

이번 행사는 인텔이 후원한 청소년 국제 교류 행사로, 우리나라에서 첫 번째 ‘인텔 이노베이션 랩(Innovation Lab)’으로 지정된 영등포고에서 진행됐다. 싱가폴 학생들을 초청해 우리나라 학생들과 1박 2일 동안 ‘서울의 문제를 찾고, 해결하라’는 주제로 26시간 가까이 메이커톤 행사가 열렸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영등포고 학생 6명이 김주현 교사와 함께 싱가폴 ITE College West와 싱가폴 과학센터(Science Centre Singapore)에 다녀오기도 했다.

 

● 언어의 장벽 있었지만…, 메이커 활동은 문제없어

 

행사가 시작되자 학생들은 곳곳에서 ‘영어울렁증’을 호소했다. 하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싱가폴 학생들과 소통하려면 영어를 사용해야 했지만, 유창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메이커 활동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디어는 주로 그림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이 듣는 귀가 열려 있었고, 성능 좋은 번역 어플이 큰 도움이 됐다.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는 이미 한국에서도 주로 다뤄본 것들이어서 함께 코딩을 하거나, 구글로 자료를 찾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맨 왼쪽 이건모(영등포고 3년) 군이 2학년 재학생과 그 옆 싱가폴 학생의 활동을 돕고 있다. - 염지현 제공
맨 왼쪽 이건모(영등포고 3년) 군이 2학년 재학생 한규범 학생과  그 옆 싱가폴 연 킷(Yean Kit) 학생의 활동을 돕고 있다. - 염지현 제공

게다가 영등포고 고3 학생들과 졸업생이 퍼실리테이터로 적극 도움을 주었다. 수시 전형에 마지막 원서 접수를 마쳤다며 홀가분한 표정으로 마주한 이건모 학생은, 중학교 때부터 컴퓨터나 IT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건모 군은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후배들이 막히는 부분을 중간에서 통역하고, 메이커 활동에서도 자신의 경험을 살려 적극 도움을 줬다.

 

행사에서 처음 만나 각각 조를 이룬 학생들은 기획자,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개발자, 디자이너로 역할 분담을 하고, 때론 그 경계를 넘나들며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했다. 꼬박 하루동안 사투를 벌인 끝에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은 ‘전광판이나 신호등에 구급차가 주행하고 있는 차선을 안내하는 시스템’이었다. 김도유, 최규형 영등포고 학생과 리안(Ryan), 연 키트(Yean Kit) 싱가폴 학생이 함께 기획했다.

 

구급차가 어느 차선으로 달리고 있는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어떨까? - GIB 제공
구급차가 어느 차선으로 달리고 있는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어떨까? - GIB 제공

요즘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인식이 많이 바뀌어 구급차나 소방차가 도로에 나타나면, 주행을 멈추고 한쪽으로 멈춰서는 광경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워낙 모든 시간대에 걸쳐 교통량이 많고 도로는 좁은 시내 한복판에서는 아무리 비켜주려 해도 비키기 어려운 경우도 종종 생긴다. 이럴 때 미리 내가 주행하고 있는 도로의 전광판이나 갓길 안내 표지판이 달린 곳에 구급차가 몇 차선으로 주행하고 있는지 안내하면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다는 게 이 팀의 설명이다. 학생들은 큐리나노 보드와 앱인벤터를 활용해 작품을 완성했다. SW는 아두이노 IDE를 활용해 코딩했다.     

 

우수상으로는 ‘시야 확보가 어려운 골목길에서 움직임을 감지해 미리 알려주는 시스템’을 만든 김민호, 박성재 영등포고 학생과 브라이언 앙(Bryan ang), 윤 홍(Yun Hong) 학생 팀이 차지했다.

 

● 메이커 활동으로 꿈을 찾게 된 학생들

 

이번 행사엔 윌리엄 탄(William Tan) 싱가폴 ITE College West 교사의 역할이 컸다. 싱가폴은 우리나라와 학제가 다르다. 초등학교 과정 이후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과 취업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서로 다른 학교로 진학한다. 이번에 초청된 학생들은 우리나라로 따지면 중3~고3 또래다.

 

메이커에 전혀 관심이 없던 학생들이 서서히 변화하는 모습이 가장 인상깊다던 윌리엄 탄 교사. 탄 교사는 특유의 유쾌함으로 언어의 장벽을 넘어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 염지현 제공
메이커에 전혀 관심이 없던 학생들이 서서히 변화하는 모습이 가장 인상깊다던 윌리엄 탄 교사. 탄 교사는 특유의 유쾌함으로 언어의 장벽을 넘어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 염지현 제공

탄 교사는 싱가폴에서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광선검’을 이용해 메이커 교육을 하는 메이커로 유튜브에서도 유명하다. 지난 7월 영등포고 학생들도 싱가폴에 가서 광선검 만들기 활동을 체험하고 돌아왔다. 탄 교사는 학생들이 메이커 교육을 처음 접할 때 거리낌없이 다가오도록 이끌기 위해, 광선검을 교육의 도구로 삼았다. 실제로 이 광선검을 만들려면 큐리나노 보드를 활용한 피지컬컴퓨팅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외형을 갖추기 위해 LED 전구와 3D 프린터도 모두 능숙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   

 

행사를 마치고 이 모임을 이끄는 김주현 교사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김 교사는 “학생들에게 메이커 활동을 경험하게 하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산 교육”이라며, “실제로 꿈이 없던 학생들도 저절로 꿈을 찾게 되는 것이 메이커 교육의 가장 큰 효과”라고 귀띔했다. 

 

행사를 마치면서 김 교사는 “이 경험을 통해 누군가 ‘내가 영어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깨달은 학생이 1명이라도 있다면 성공적”이라고 덧붙였다. 꿈을 꾸기 시작한 학생들의 꿈이 꼭 이뤄지도록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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