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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테크무비] 아이폰 10주년! 다시 찾아보는 ‘스티브 잡스’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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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 23일 16:00 프린트하기

“터치 콘트롤이 되는 와이드 스크린 아이팟, 혁명적인 휴대전화 그리고 혁신적인 인터넷 통신 기기 등 기존엔 없었던 이 세 가지 제품을 하나의 기기에 담기로 했다”는 말에, 관객석에서는 연속으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7년 6월 말, 스티브 잡스는 그렇게 아이폰의 탄생을 알렸다.


그날 발표의 마지막 부분에 잡스는 휴대 전화 시장의 1% 점유율을 2008년에 달성하여, 연간 최소 1000만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노키아와 블랙베리가 이제 막 스마트폰 시장을 만들어가던 때라, 시장은 그런 원대한 목표를 의구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2008년 실제 판매량 1,163만대를 달성해 그 목표를 초과하면서, 아이폰 신화는 본격적으로 쓰여지기 시작했다. 

 

 

▲ 스티브 잡스의 2007년 아이폰 발표 동영상

 


그 뒤로 10년이 지나는 동안 애플은 18 종류의 아이폰을 무려 13억대 이상 팔아 8000억 달러 (900조원)가 넘는 매출을 일으켰다. 올 1분기 기준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점유율은 10%대 초반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 점유율은 80% 이상을 차지하며, 가치창출 측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입지를 구축한 상태다.


2011년 스티브 잡스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애플에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8200억 달러 (925조원)를 육박하며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가 된 지는 이미 오래 됐고, 알파벳, 마이크로 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 알리바바 등 경쟁사들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있는 중이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애플의 시가총액 그래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애플의 시가총액 그래프

그렇게 신화적 기업이 된 애플과 그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는, 그간 수 많은 영화에서 다루어져 왔다. 그 중 9편의 다큐멘터리 작품들을 제외하면, 장편 극영화로 만들어진 것은 총 4편이다. 그 첫 번째는 1999년 ‘실리콘 밸리의 해적들’(Pirates of Silicon Valley)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TV용 영화다.


『Fire in the Valley: The Making of the Personal Computer』라는 책을 기반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1971년부터 1997년까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탄생, 협력, 배신 그리고 재협력의 이야기를 순차적으로 다뤘다. TV용 영화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를 중심으로 하는 초기 실리콘 밸리의 상황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리콘 밸리의 해적들’에 등장하는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

두 번째 작품은 잡스의 사후인 2013년 만들어진 ‘iSteve’인데, 극장이나 TV를 통한 공개를 목적으로 제작된 것이 아니라 인터넷 공개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패러디 영화다. ‘잡스의 생애를 다룬 첫 번째 영화’라는 부제가 붙어 있기는 하지만, 코미디 형식의 풍자 영화인데다가 워낙 저예산으로 제작된 작품이어서 제대로 된 평가의 대상은 되지 못했다.


반면 같은 해 개봉된 영화 ‘잡스’(Jobs)의 경우 제작 형태로는 독립 영화에 가까웠으나, 에쉬턴 커쳐라는 스타 배우가 잡스를 연기했던 것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대학을 다니던 1974년부터 아이팟을 선보인 2001년까지 잡스 생애의 주요한 이벤트들을 다룬 이 영화는, 평단으로부터나 관객으로부터 모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에쉬턴 커쳐 주연의 2013년 개봉작
에쉬턴 커쳐 주연의 2013년 개봉작 '잡스'

무엇보다 이미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익숙해진 잡스의 개인사를, 평면적이고 순차적으로 나열한 연출 방식 문제였다. 에쉬턴 커쳐 역시 잡스라는 복잡한 인물을 연기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잡스의 전기가 불티나게 팔리는 등 추모 열기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제작비 12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3600만 달러의 수입을 기록해 흥행 면에서는 성공하는 이변을 낳았다.


그렇게 실망스러운 전작들과 식어버린 추모 열기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한 몸에 받고 개봉된 작품이 있으니, 바로 2015년 작 ‘스티브 잡스’(Steve Jobs)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소셜 네트워크’, TV 시리즈 ‘웨스트 윙’과 ‘뉴스 룸’ 등의 작가 아론 소킨과, ‘트레인스포팅’, ‘28일 후’, ‘슬럼독 밀리어내어’ 등의 명감독 데니 보일이 팀을 이루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마이클 패스벤더 주연으로 2015년 개봉된 '스티브 잡스'

게다가 한창 이름을 날리기 시작하던 연기파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가 잡스를 연기하고 케이트 윈슬렛, 세스 로건, 제프 다니엘스 등 초호화 캐스팅이 뒷받침했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기대는 클 수 밖에 없었다. 감독과 작가가 모두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깊이 있게 파고 들면서 관객에게 끊임 없이 질문을 던지는 스타일인데, 배우들 또한 최고 수준이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나 잡스라는 인물은 아론 소킨, 데니 보일, 마이클 패스벤더가 힘을 합해도 넘기 힘든 벽이었을까? 분명히 전작들과는 차별화된 각본, 연출, 연기가 어우러졌고 평단의 평도 좋았지만, 흥행 성적은 제작비 3000만 달러를 겨우 넘기는 저조한 수준으로 마무리 되었다. ‘잡스에 대한 피로감이 그 원인 중 하나일 것’이라는 버라이어티지의 분석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게 받아들여졌다. 


그런 ‘피로감’이 언제가 되어야 사라질 지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아이폰X를 선보인 애플의 키노트에 여전히 드리워진 잡스의 그림자를 생각하면, 조금 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잡스에 대한 영화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적어도 이 시대를 규정한 인물 중 하나로 대중이 그를 인정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이니 말이다.

 

 

※ 필자소개
이철민. 학부에서 계산통계학을 전공하고 국내 IT기업들에 재직하다 미국 유수의 MBA과정에서 경영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 뒤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회사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국내 사모펀드(PEF)에서 M&A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씨네21』, 『동아일보』, 『한겨레신문』등에 다양한 칼럼을 연재한 바 있으며, 저서로는 『인터넷 없이는 영화도 없다』, 『MBA 정글에서 살아남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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