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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1000X로 돌아보는 '소음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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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 23일 08:00 프린트하기

얼마 전, 구글포토가 지난해 일이라며 알림과 함께 사진 몇 장을 띄워 주었습니다. 딱 1년 전 이맘 때 저는 아이폰7플러스를 샀고, 곧이어 소니의 MDR-1000X 헤드폰도 얼떨결에 따라서 샀습니다. 큰 지출을 했지요. 그리고 딱 1년 뒤 애플은 아이폰8을, 소니는 1000X의 새로운 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자연스레 지난 1년 동안 이 헤드폰을 어떻게 썼나 돌아보게 되더군요.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혹시 쓰고 계시나요? 저는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게 이제 1년 조금 넘었습니다. 지난해 소니의 1000X 발표회 현장에서 발표 대신 구석에 앉아 이 헤드폰을 쓰고 ‘아무 소리도 안 듣고’ 있다가 그날 바로 예약 구매했던 기억이 납니다. 백 마디 설명보다 한 번 써 보는 게 이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설명하는 현명한 방법일 겁니다.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은 늘 장바구니에 들어 있었지만 선뜻 구입이 쉽지 않았습니다. 소리가 왜곡되는 느낌이 있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아무래도 소음을 상쇄하는 반대파를 소리에 섞어 내보내다보니 소리가 변하는 것을 막기 쉽지 않았습니다. 잠깐 노이즈 캔슬링과 음질 이야기를 하고 넘어갈까요. 우리 주변의 소음은 보통 중저음으로 이뤄집니다. 그래서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의 경우 저음을 강하게 낼 수 있도록 셋팅이 됩니다. 실제로 노이즈 캔슬링이 작동할 때도 중저음의 소음을 없애다 보면 저절로 중저음이 변하게 됩니다. 이게 과하게 들리는 경우도 있는데, 요즘 헤드폰의 유행은 억지스런 저음을 내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이질감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당연히 최근 나오는 제품들은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물론 가격도 비싼 편입니다. 대체로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살 가격이면 웬만한 고음질 헤드폰을 살 수 있습니다. 그 대중화를 가져온 건 아무래도 보스의 QC25 헤드폰이 아니었나 합니다. 보스 QC25는 작고 가벼우면서도 소음 차단이 뛰어났습니다. 굉장한 히트를 쳤죠. 지금도 비행기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헤드폰입니다. 저도 고민만 하다가 지난해 초, 잇단 출장을 앞두고 공항 면세점 앞에 서서 망설이다가 ‘비행기 한 번 탈 때마다 5만원씩 내는 셈 치자’고 덥석 구입했었습니다. 그리고 출장이 끝날 무렵 ‘이걸 왜 지금 샀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 가을 아이폰7에 헤드폰 단자가 사라지는 것과 ‘블루투스 + 노이즈 캔슬링’이라는 키워드가 맞물리면서 큰 고민 없이 1000X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이 1000X 헤드폰은 세계적으로 엄청난 ‘히트’를 치게 됩니다. 실제로 비행기에서도 주변 승객에게 ‘그게 소니에서 나온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맞냐’는 질문을 받았고, 주변에서 제 헤드폰을 써보고 그 자리에서 구입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만큼 노이즈 캔슬링에 대한 인식이나 관심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어떤 헤드폰이 더 낫냐는 질문을 많이 받곤 합니다. 사실 요즘 소니를 비롯해 보스, 젠하이저의 주력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들은 대부분 소음 제거 능력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소리 왜곡도 요즘은 거의 없습니다. 브랜드별, 혹은 제품군별로 음색의 차이가 있을 뿐이고 음질을 감수하면서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쓸 일은 별로 없다고 보면 됩니다.


대신 소리는 한번 꼭 들어보는 게 좋습니다. 프리미엄 제품들은 물론 의심할 여지 없이 강력하게 소음을 지워주지만 중저가 제품들의 경우 음질을 떠나 소음 제거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없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어중간한 제품을 구입할 바에는 비슷한 값에 음질 위주의 제품을 구입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무선과 노이즈캔슬링 헤드폰 시장이 성장하는 것은 확실한 추세입니다. 소니의 발표로도 현재 헤드폰-이어폰 시장의 절반 이상이 무선으로 넘어갔고, 노이즈 캔슬링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소니가 1000X을 아예 브랜드로 구분해 여러가지 제품으로 확대한 것도 이런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겁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1000X의 노이즈 캔슬링 효과나 음질은 지금 크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50만원이 넘는 이 헤드폰이 보여준 판매 성적이 이를 설명할 겁니다. 이번 신제품들이 흥미로운 것은 센서, 그리고 소프트웨어와의 결합입니다. 새 1000X 시리즈는 스마트폰의 관리 앱이 이용자의 움직임을 읽어들입니다. 특히 노이즈 캔슬링 제품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는 게 주변 소리가 안 들려서 위험하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 적절한 소리를 걸러서 들려주는 아이러니한 기능이 더해집니다.


걷고 있는지, 앉아 있는지, 혹은 비행기에 있는지를 알아채서 그에 맞는 소음 관리를 해 줍니다. 목소리와 주변 소음 등을 적절히 들려주고, 완전히 소음 없이 들어도 되는 경우에는 조용하게 만들어줍니다. 이전 1000X에도 ‘앰비언트 사운드(ambient sound)’ 기능으로 제공되던 겁니다. 다만 이를 상황에 맞춰 자동으로 소음 제거 수준을 조절해 주고, 그 정도를 20단계로 세분화할 수 있게 해주는 게 2세대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1000X의 헤드폰과 넥밴드 이어폰의 경우 비행기에서 기압이 떨어지는 것에 맞추어 적절한 소리를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노이즈 캔슬링은 소리의 반대파를 만들어서 소음을 없애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면 기압이 떨어집니다. 기압이 떨어지는 건 공기의 밀도가 떨어지는 건데, 이는 곧 반대 음파의 힘이 약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1000X 헤드폰과 넥밴드 이어폰에는 기압 센서가 있어서 0.7기압까지 맞춰 반대 음파의 양을 조정해줍니다.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테스트해봐야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새 제품으로 바꾸고 싶은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왜 쓸까요? 비행기를 안 타니 살 필요가 없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음제거가 꼭 비행기에서만 쓸모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하철이나 카페, 혹은 집에서도 주변이 시끄러우면 자연스럽게 음량을 높이게 마련입니다. 큰 소리는 귀 건강에 좋지 않은 것 뿐 아니라 귀를 피로하게 하고, 헤드폰에 따라 음악의 밸런스가 무너지기도 합니다.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은 음량이 작아도 세세한 소리까지 깨끗하게 들리기 때문에 귀도 편하고, 음악을 차분하게 듣기에도 좋습니다. 비행기만큼이나 우리 주변도 소음이 많습니다.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쓰면 지금도 얼마나 시끄러운 세상에서 살고 있나 되돌아보게 됩니다. 인위적인 느낌이 없지는 않지만 어쩌면 노이즈 캔슬링은 헤드폰이 아니라 조용함을 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 필자소개

최호섭. PC사랑을 시작으로 최근 블로터까지 IT 분야만 팠다.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서 들여다보기 시작한 노트북과 팜 파일럿 PDA는 순간이 아니라 인생을 바꿔 놓았다. 기술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역사와 흐름을 읽고자 한다. 세상은 늘 배울 게 많고, 기술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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