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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벌써 17번, 北 미사일 도발 탄도미사일 둘러싼 궁금증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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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01일 13:00 프린트하기

올해 7월 4일, 북한은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비행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을 시험발사했다.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7월 28일, 자강도 무평리에서 북한은 또 화성 14형을 발사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8월 26일에는 강원도 깃대령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3발을, 8월 29일에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쏴 급기야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


9월 15일 한 번 더 발사한 화성-12형은 보름만에 1000km를 더 날았다. 올해만 17번째 미사일 발사다. 최근 두 달간 이어진 북한의 도발을 대하는 한·미·일의 태도는 강경하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북한 미사일의 실체를 분석했다.

 

9월 15일 발사된 ‘화성-12형’의 모습. 3700km를 비행해 북태평양 목표 수역에 떨어졌다. - 연합뉴스 제공
9월 15일 발사된 ‘화성-12형’의 모습. 3700km를 비행해 북태평양 목표 수역에 떨어졌다. - 연합뉴스 제공

Question 1
화성-12형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 의미는?


8월 29일 오전 5시 57분 발사된 화성-12형은 일본 홋카이도 상공을 지났다. 일본은 6시 2분부터 국민들의 휴대전화로 ‘미사일 발사, 대피 요망’이라는 문자를 보냈다. 한국과 미국은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와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한반도 상공에 띄우며 강력 대응에 나섰다.


한·미·일 삼국의 강경 대응은 미사일이 일본의 상공을 비행하며 현실적인 위협을 가했다는 이유도 있지만, 북한이 처음으로 미사일을 정상각도(35~45도)에서 발사했다는 점도 컸다. 지금까지 북한은 미사일을 70~80도로 최대한 높이 세워 발사하는 고각(高角) 발사를 해왔다. 고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 정상각으로 발사할 때보다 최대 고도가 높아지고 사거리는 짧아진다. 북한은 “주변 국가들의 안전 때문에 고각 발사를 한다”고 주장해왔다.


동일한 미사일이라도 고각 발사와 정상각 발사일 때 나타나는 결과는 매우 다르다. 미사일은 대기권 경계(지표로부터 100km)에 도달할 때까지 엔진의 추력을 받아 가속되고, 대기권을 넘어 계속 상승하면 점점 속도가 줄어들다가 최대 정점에 이른다. 그런 다음 지구를 향해 떨어지면서 가속돼 대기권에 재진입 한다.


여기서 중요한 요소는 발사 각도에 따른 재진입 속도다. 화성-14형을 기준으로, 고각 발사일 때 재진입 속도는 마하 20(시속 약 2만4500km) 미만이지만, 정상각에서는 마하 24~25(시속 약 3만km) 정도로 시속 5000km 이상 차이난다.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열병식에서 공개한 미사일. 중거리 무수단 미사일(왼쪽)과 ICBM급 ‘KN-14’의 탄두 모양을 보면 KN-14가 월등히 둥글고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노동신문 제공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열병식에서 공개한 미사일. 중거리 무수단 미사일(왼쪽)과 ICBM급 ‘KN-14’의 탄두 모양을 보면 KN-14가 월등히 둥글고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노동신문 제공

재진입 속도는 미사일의 온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사일에서 탄두 부위의 최대 온도는 재진입 속도의 세제곱에 비례한다. 가령 최대속도가 2배 빠르면 온도는 8배 증가한다. 화성-14형의 재진입 속도를 넣어 계산해보면 정상각 발사인 경우 고각 발사보다 재진입 시 온도가 2배 더 높다.


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 현안연구실 연구위원은 “고각 발사를 하면 탄두 부위의 온도가 섭씨 4000도 안팎인 반면, 정상각으로 발사하면 최대 8000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미사일의 온도 제어 기술이 완벽하지 않을 경우 폭발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내 대학의 한 미사일 전문가는 “고각 발사로 미사일의 성능을 확인하고 나면, 정상각 발사로 실제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북한이 정상각으로 화성-12형을 발사했다는 것은 그만큼 미사일의 성능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8월 29일 화성-12형 도발 이후 17일 만인 9월 15일 발사에서 사거리가 1000km 가량 늘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이번 발사에 대해 “북한이 정상각도로 3700km 사거리 도달에 성공한 것이 확실하다면, 괌까지 도달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며 “북한이 IRBM급 미사일 기술을 완벽하게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북한이 화성-14형, 즉 ICBM급 미사일까지 정상각 발사 시험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미사일 기술을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정상각 발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다탄두 각개 목표 재돌입 미사일인 ‘RS-24 야르스’의 모습이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탄두의 모양이 둥글다. 탄두의 둥근 겉껍질 안에는 3~4개의 탄두가 들어있다. - Citaly kuzmin 제공
러시아의 다탄두 각개 목표 재돌입 미사일인 ‘RS-24 야르스’의 모습이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탄두의 모양이 둥글다. 탄두의 둥근 겉껍질 안에는 3~4개의 탄두가 들어있다. - Citaly kuzmin 제공

Question 2
재진입은 있고, 재진입 기술은 없다?


잇따른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재진입이다. 포물선을 그리며 비행하는 미사일이 500km 이상 떨어진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대기권 바깥까지 올라가는 고공 비행을 해야 한다.


미사일이 대기권을 뚫고 재진입할 때 엄청난 열이 발생하고, 탄두의 표면이 깎이는 화학적 삭마 현상이 일어난다. 화학적 삭마란 재진입체의 재료가 열을 흡수한 뒤 깎여나가면서 내부 기관을 보호하는 작용을 말한다. 마치 초가 탈 때 밀랍이 열을 흡수해 녹으면서 심지를 보호하는 것과 유사하다.


대략 사거리 4000km까지는 재진입 시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열에 아주 강한 재료를 사용하면 막을 수 있을 정도의 열만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거리 5000km 이상의 ICBM은 재진입 기술이 필수다.


이 연구위원은 “섭씨 5000도 이상의 온도를 견딜 수 있는 재료는 지구상에 없다”며 “재진입체 내부를 보호하려면 화학적 삭마를 이용해야 하며, 효율적인 삭마 물질을 만드는 것도 재진입 기술 중 하나”라고 말했다.


ICBM에서 이를 확보하지 못하면 재진입 과정에서 여러 조각으로 분리되거나 표면이 녹아 내리며 탄두에 실려있던 폭탄이 폭발할 수 있다. 때문에 화성-14형이 ICBM인지에 대한 논란의 핵심에는 재진입 기술이 있다. 화성-14형이 대기권 도달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해 원하는 목표를 저격할 능력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이번 발사에서는 화성-14형이 재진입에 실패했지만, 미국 대륙을 표적으로 정상각으로 발사할 경우 성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사에서는 최대고각으로 발사한 바람에 엄청난 압력이 가해졌고, 그로 인해 재진입 후 해체됐다는 의미다. 또, 디플로매트는 “이 평가는 미국 국립항공우주정보센터(NASIC)가 지상, 해상, 공중의 감지 센서에서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다. 이 연구위원은 8월 1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핵심적인 근거로 ‘플라스마 흔적’을 들었다. 재진입체가 대기권에 다시 진입하면 삭마 현상에 의해 재진입체의 표면이 깎여 나가게 된다. 비현실적으로 높은 고온, 고압의 환경인 만큼 깎여나간 물질이 승화해 액체나 기체가 아닌 제4의 상태, 플라스마로 존재하게 된다.


이 연구위원은 “삭마가 일어나면 발생하는 플라스마는 대기층에 특이한 흔적을 남긴다”며 “하지만 화성-14형의 2차 시험발사에서는 그런 흔적이 전혀 없었던 만큼 재진입 과정에서 제대로 된 삭마 현상이 일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이 화성-12형의 최초 정상각 발사 후 공개한 사진.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옆으로 보이는 화면을 분석한 결과, 화성-12형의 사거리는 3600~3700km로 추정된다. 사거리가 2700km였던 1차 발사에서는 실패한 듯 보였으나, 2차 발사에서는 3700km를 비행해 목표 수역에 도달했다. - 조선중앙 TV 제공
북한이 화성-12형의 최초 정상각 발사 후 공개한 사진.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옆으로 보이는 화면을 분석한 결과, 화성-12형의 사거리는 3600~3700km로 추정된다. 사거리가 2700km였던 1차 발사에서는 실패한 듯 보였으나, 2차 발사에서는 3700km를 비행해 목표 수역에 도달했다. - 조선중앙 TV 제공

Question 3
북한의 다음 미사일은?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이들의 다음 질문은 앞으로 북한이 어떤 미사일을 만들 것인지에 맞춰져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는 형태는 다탄두 각개 목표 재돌입 미사일(이하 다탄두 미사일)이다. 다탄두 미사일은 하나의 탄도 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가 있어, 대기권에 진입할 때 분리돼 서로 다른 곳을 공격한다.


전문가들이 이렇게 예측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미국이 2014년 포착한 북한의 신형 ICBM인 ‘KN-14’의 재진입체 모양이다. 2015년 10월에 열린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KN-14의 재진입체는 여느 것과는 다르게 반구 형태였다(46쪽 사진).


일반적인 ICBM의 재진입체 모양은 원추형이다. 공기의 저항을 최소한으로 줄여 빠른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데다, 재진입 시 표면이 골고루 깎이기에 가장 적합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삭마에 의해 비대칭적으로 재진입체가 깎이면 방향 제어에 실패할 수 있다.


반면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많은 영향을 준 러시아나 중국의 다탄두 미사일의 재진입체는 KN-14와 같은 반구 형태다. 러시아의 다탄두 미사일인 ‘RS-24 야르스(46쪽 사진)’와 중국이 한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둥펑-41’의 재진입체가 그렇다.


이 연구위원은 “반구 안에 원뿔형 모양의 탄두를 여러 개 넣어, 재진입 시 반구 형태의 겉껍질은 날아가게끔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 공개된 북한의 ICBM 재진입체는 원추형 혹은 젖병 형태로, 반구 형태는 KN-14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북한이 최근 발사한 화성-12형에서 탄도미사일용 후추진체(PBV)가 발견됐다는 점이다. PBV는 여러 개의 탄두가 있을 때 각 탄두가 원하는 지점에 떨어질 수 있도록 정밀 유도하는 추진체다. 다탄두 미사일에서는 필수 요소다.


화성-12형이 공개된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열병식과 5월 14일 공개된 사진을 보면 로켓 몸통과 탄두부 연결 부분 사이에 PBV용으로 추정되는 액체연료 밸브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일부 전문가들은 화성-12형의 발사가 PBV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서라고 해석한다.


화성-14형 역시 PBV가 존재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일본 NHK 방송은 8월 29일 “지역 방송국 옥상에서 촬영한 영상에 화성-14형의 섬광이 찍혔고, 이를 분석한 결과 3개로 분리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하지만 8월 30일 일본 방위성은 3개로 분리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마이클 엘먼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선임연구원은 이 보도에 주목해 화성-14형이 PBV 성능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8월 31일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화성-14형에 PBV가 존재한다는 것은 가설에 불과하지만, 화성-14형이 3개로 부서진 것은 PBV의 엔진이 고장 난 경우와 유사하다”며 “PBV의 엔진이 작동하지 않으면 주 부스터, PBV, 탄두 등 세 가지 구성 요소가 비슷한 궤도를 따라 분리돼 떨어진다”고 말했다.

 

 

KN-14

KN은 ‘Korea North’의 약어로 미국이 붙인 이름이고, ‘화성’은 북한이 붙인 이름이다. 가령 ‘화성-14형’은 2008년 미국이 발견한 ‘KN-08’을 개량한 것이다. KN-14는 아직 북한이 정식으로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의 다탄두 각개 목표 재돌입 미사일인 ‘피스키퍼’. 8개의 재돌입체가 태평양 환초섬에 명중하고 있다. 재돌입체 각각의 파괴력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20배다. - public domain 제공
미국의 다탄두 각개 목표 재돌입 미사일인 ‘피스키퍼’. 8개의 재돌입체가 태평양 환초섬에 명중하고 있다. 재돌입체 각각의 파괴력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20배다. - public domain 제공

Question 4
탄두중량 해제=사거리 제한 해제?


지속적인 북한의 도발에 한미 양국은 9월 5일 한국의 탄두중량 제한을 해제하는 데 합의했다. 1979년 처음으로 미사일지침을 체결한 이후 38년 만이다. 이전까지 우리나라의 미사일 탄두중량은 500kg, 사거리는 800km로 제한돼 있었다.


사거리가 제한된 상황에서 탄두중량 제한을 해제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한미 미사일지침에는 중요한 개념이 포함돼 있다. 바로 ‘트레이드오프(Trade-off)’다. 트레이드오프란 사전적으로 두 개의 과제 혹은 목표가 있을 때 한 쪽을 달성하면 다른 한 쪽은 희생돼야 하는 관계를 말한다.


미사일지침에서는 탄두중량과 사거리에 이 개념을 도입해, 탄두중량을 늘리면 사거리를 줄이고, 중량을 줄이면 사거리를 늘릴 수 있게 합의했다. 쉽게 말해 사거리에 따라 탄두중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결국 추진체의 크기와 성능은 제한한 셈”이라면서도 “트레이드오프가 사실상 의미가 없어진 만큼 궁극적으로 추진체 성능에 대한 제약도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IRBM과 ICBM, 뭐가 다른가


북한 미사일 발사에서 ‘ICBM’ ’IRBM’ 등의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ICBM과 IRBM 모두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탄도미사일로 동일하지만, 비행할 수 있는 거리(사거리)가 다르다. 탄도미사일은 사거리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분류한다. 800km 이하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800~2000km는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 2000~6000km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6000km 이상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라고 부른다. 가장 최근(9월 15일)에 발사된 화성-12형은 IRBM, 화성-14형은 ICBM에 속한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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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01일 13:00 프린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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