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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불안이 안전 위협" 원전 비정규직 노동자 첫 민간 실태조사 결과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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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 26일 17:00 프린트하기

 

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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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소(원전)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실태와 의식을 조사한 민간 보고서가 처음 나왔다. 동일 근로조건에서 일하지만 업무는 차이가 있는 등,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불평등이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불평등과 계약업체의 잦은 변경, 불안정한 고용 조건 때문에 안전이 최우선인 원전이 위협 받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강언주 부산녹색당 탈핵특별위원장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조사 보고서를 25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핵발전소 비정규직 노동과 안전운영 모색 간담회’에서 발표했다.

 

강 위원장은 2016년 12월 5일부터 올해 1월 20일까지 고리, 월성, 한울, 한빛원전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가운데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및 민주노총 소속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 항목에는 근무 형태와 임금, 노동 조건, 노사관계, 안전관리, 산재 및 피폭 여부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후, 회수된 385건의 설문지를 바탕으로 실태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무 불안정성이 높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원전 근무 이후 계약회사는 평균 5.2회 바뀌었으며, 1년 미만의 단기계약이 31.5%를 차지했다. 상당수 노동자는 원청업체가 어디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응답자 대부분이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 원칙이 비교적 잘 지켜진다고 답해 노동 시간과 강도에는 만족했지만, 평균 연봉은 2820만 원으로 만족도가 낮았다. 응답자의 79%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불평등이 존재한다고 답해, 임금과 복지, 고용 안정성 등에 차별이 존재함을 시사했다.

 

불안한 고용 조건과 잦은 파견, 계약회사 변경은 원전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가운데 50%는 “유사시 현장의 대처 방법을 규정하고 있는 방호방재매뉴얼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답했고 14.2%는 “존재 여부조차 모른다”고 답했다. 주기적으로 안전교육을 받지만(월 1회 이상 67%), “구체적이거나 현실적이지 않아 대피 방법 등을 모른다”는 답도 많았다.

 

비정규직 노동자 자신의 안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원전 노동자의 연간피폭선량 허용기준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67.7%가 “모른다”고 답했다. 방사능 계측기를 소지하지 않은 채 원전 건물 내부에 들어간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6.7%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24.4%는 기준치 이하지만 방사능에 피폭된 경험도 있었다.

 

아직은 초보적인 조사라는 한계는 있다. 4개 원전 단지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수는 1만 2922명(한국수력원자력, ‘고용형태별 원전 직원 현황(2014.7)’)에 이른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인원은 이 가운데 약 3%에 불과하다. 강 위원장은 “원전 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의 근로 실태와 인식을 체계적으로 조사한 첫 번째 연구”라며 “비록 아직 허술한 면이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더 큰 규모의 조사가 이어져 원전 비정규직 노동자의 건강과 현장 안전이 개선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현장 활동가 및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다양한 증언도 소개됐다. 전용조 공공운수노조 한수원비정규직지회 사무국장은 “(위험 요소가 있는) 현장 운영은 주로 비정규직이 도맡는다”며 “안전관리 업무도 그 중 하나로,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지만 정규직화에서 배제돼 차별과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증언했다.  전 사무국장은 “고용 불안은 언제든 숙련된 현장 전문가의 해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 경우 안전이 중요한 원전 관리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송무근 경북일반노조 포항지부장은 “(원전의) 정비를 담당하는 하청업체의 노동자를 다른 사업장에 파견 보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정비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아 안전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강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은 "안전의 외주화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비정규직이 주로 종사하고 있는 경정비, 조명, 수처리, 안전관리 등 20여 개 분야는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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