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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 지적 세계를 탐구하려는 사람을 위한 과학책 가이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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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01일 09:00 프린트하기

길게는 열흘 가까이 쉴 수 있는 명절 연휴. 뒤늦게 항공사와 여행사 사이트를 기웃거려 보지만, 이미 어지간한 비행기 티켓은 동이 나 있다. 해외 여행은 물 건너간 상황. 긴 연휴에 기억에 남을 즐겁고 보람 있는 활동을 하고 싶은데 뭐 좋은 생각 없을까. 가장 좋은 건 가족이나 친구 등 소중한 사람들과 집과 근교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평소 느긋하게 보내지 못했던 만큼 이 기회에 되도록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자.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다면, 이 기회에 평소 도전하지 않았던 지적 자극을 잔뜩 받고 아이디어를 충전하는 건 어떨까. 과학책으로 말이다. 과학책 좀 좋아한다는 기자가 테마 별 가이드를 만들어봤다. 주로 신간과, 나온 지 한두 해 된 구간을 골랐다.

 

 

[관련기사] 명절 연휴, 지적 세계를 탐구하려는 사람을 위한 과학책 가이드 2

 

 

1. ‘나는 입문자! 온라인서점 과학 분야 베스트셀러 코너부터 클릭’ 파


제목 보고 움찔한 사람은 볼지어다. 어디 물어볼 데 없는 과학책 입문자들이 막막한 마음에 이런 식으로 첫 과학책을 선택한다. 나름 성공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일단 한 번 말리고 싶다. 과거에 많이 읽던 ‘고전’ 과학책, 여기저기서 추천받아 괜히 친숙한 느낌이 드는 초스테디셀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고전/초스테디셀러 목록은 양의 되먹임 과정을 거치며 다시 계속 고전/초스테디셀러가 된다. 다들 가치 있는 책들이니 이 선택도 결코 나쁘지는 않지만, 최근 새로 나오는 좋은 책들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구조적 이유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또 입문자 자신에게도 아쉬운 일일 수 있다. 과학책은 한 해에만 200~300권 이상 신간이 출간되는 분야이고 지식의 업데이트 속도도 빠르다. 과학의 매력을 느끼려 한다면 잘 만들어진, 최근의 책들도 함께 주목해보자.

 

 

까치, 어크로스 제공
까치, 어크로스 제공

 

- 인터스텔라의 과학
언제적 인터스텔라? 하지만 이유가 있다. 올해 노벨상 발표일이 추석 연휴 기간과 겹쳤다. 그리고 물리학상 수상이 유력한 과학자로 킵 손 미국 칼텍 명예교수가 있다. 2015년 중력파가 검출되면서 100년 전 아인슈타인의 예측이 검증됐는데, 이 과정을 주도한 과학자다. 물론 그가 노벨상을 받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지만, 적어도 유력 휴보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번 연휴 독서에 도전할 이유는 충분하다. 인터스텔라의 과학은 번역돼 있는 킵손 교수의 저서 네 권 중 가장 최근작으로, 인기 있는 SF 영화 인터스텔라 속 이론을 친절히 설명했다. 방대하고 어려운 손 교수의 다른 저작에 비해 비교적 간결하고 쉬우므로, 입문으로는 이 책이 제격이다.

 

-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영미권에서는 과학기자가 꽤 유망한 분야인지 슈퍼스타도 나온다(부럽). 과학 블로그에서 시작해 빼어난 글솜씨와 과학적 통찰력으로 21세기 영미권 최고의 과학 저널리스트 중 한 명이 된 에드 용의 최신 저작이다. 최근 주목 받는 과학 분야인 마이크로바이옴(체내 미생물)을 다룬다. 불과 얼마 전까지 우리는 우리 몸이 독립된 개체이고 미생물 다수는 병원체로서 적이며, 이 사이에는 적대적 관계만 흐르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미생물을 한 데 넣고 유전체 분석을 해버리는 메타게놈 분석기법이 발달하면서 편견이 사라지고 있다. 우리 몸은 미생물을 가득 실은 행성이고, 미생물 없이는 온전히 운항하지 못하는 배이기도 하다. 그 놀라운 발상의 전환을 유려한 글과 매끄러운 번역으로 만날 수 있다.

 

2. ‘다 필요 없고, 한 권만 제대로 읽겠다’ 파

“잡다하게는 싫고, 굵직한 걸로 하나를 제대로 파겠다!” 우선 무모한 도전을 한 당신께 박수를. (짝짝짝) 용기를 끝까지 잃지 말라는 뜻에서 보낸 박수다. 한 권 제대로 읽는다면 아무래도 뭔가 최근 이슈와 잇닿아 있는 게 좋다. 그래야 뉴스에서 관련 분야 소식이 나왔을 때 아는 척이라도 한 번 해보지… (이 때 주의할 것은, 짐짓 아는 척을 한 뒤에 질문을 받지 말고 재빠르게 사라져야 한다는 사실. 타이밍을 놓쳐 보충 질문이라도 들어오는 날엔, 여지없이 우물우물 여물을 씹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바다출판사, 반니 제공
바다출판사, 반니 제공

 

 

- 왜 종교는 과학이 되려 하는가
몇 주 전 과학계를 달군 주제인 창조과학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다. 스티븐 핑커, 리처드 도킨스, 리 스몰린, 리사 랜들, 닐 슈빈, 레너드 서스킨드, 팀 화이트 등 각계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과학자들이 창조과학의 변종이라 할 수 있는 ‘지적설계론’을 잘근잘근 ‘씹는다.’ 남 씹는 것처럼 신나는 일 없다고, 명절 스트레스로 뭔가 신나는 일을 하고 싶을 때 야금야금 읽으면 좋다. 마침 출판사가 은덕을 베풀어 특별 보급판으로 싸게 나왔다. (*주의 : 명절에 여러 가족 모인 자리에서는 화두로 삼을 때 주의할 것. 분란이 나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 블랙홀과 시간여행
뉴스에서 언급될 가능성이 높은, 유력한 노벨상 수상 후보 킵 손 교수의 책. 2016년 번역돼 나왔다. 시간여행의 아이디어가 상세히 설명된 두꺼운 책이다. 20여 년 전 책으로 고전 중의 하나다(저자는 이 책을 자신의 스승이자 친구에게 바쳤는데, 무려 아키발드 휠러다. 물리학 교과서에 나올 인물이다, 세상에).
조상님을 영접하는 기분에 위 1번 항목의 경고가 떠오를 수도 있는데, 이런 이론들은 검증이 어렵기에 곧잘 화석처럼 고스란히 남아 있다. 즉 시간의 떼를 덜 탄다. 즉 지금 읽어도 크게 무리가 없다. 무엇보다, 킵손 교수가 노벨상을 받는다면 위의 입문서보다는 조금 더 심화된 책 한 권을 봐줘야 시쳇말로 ‘간지’가 나지 않을까. 물론 열흘 가까운 연휴가 있기에 권하는 말이다. 초반에 읽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싶으면 재빨리 ‘인터스텔라의 과학’으로 갈아 탈 수 있게..

 

 

바다출판사, 까치 제공
바다출판사, 까치 제공


그밖에 볼 만한 책


- 지능의 탄생
독특한 이력을 가진 뇌과학자가 쓴, 잘 만든 과학책. 유행어처럼 흔해진 인공지능을 말하기 전에, 지능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는 자 누구인가.

 

- 유전자의 내밀한 역사
도전 의욕을 불러 일으키는 두툼한 책. 유전체 해독, 개인 맞춤 정밀의학, 유전자 교정/편집 등의 용어가 난무하는 시대에, 정작 ‘유전’과 ‘유전자’를 제대로 설명하기는 힘들다. 이 한 권 정독할 가치가 있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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