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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영화] 쓰디쓴 인생의 맛 ‘타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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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07일 09:00 프린트하기

# 영화 ‘타짜’


감독: 최동훈
출연: 조승우, 김혜수, 유해진, 백윤식, 김윤석, 백도빈, 김응수, 이수경
장르: 드라마, 스릴러
상영시간: 139분
개봉: 2006년 9월 28일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CJ엔터테인먼트 제공
CJ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로 불리는 시기는 2003년이지만, 그 이후인 2006년에도 볼 만한 영화들이 많이 나왔다. '살인의 추억', '왕의 남자'(2015년 12월 29일 개봉이라 포함) 등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들부터, '가족의 탄생', '라디오 스타',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달콤, 살벌한 연인', '짝패', 심지어는 '다세포 소녀'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등장해 관객들과 만났다.

 
그중에 추석에 개봉했고 추석 시즌에 가장 생각나는 영화이기도 한 '타짜'도 있었다. 당시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684만 명이라는 엄청난 숫자의 관객을 동원했다. 게다가 한 번도 보지 않은 관객은 있어도, 한 번만 본 관객은 없다는 리뷰가 있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스토리, 매력적인 캐릭터, 탁월한 대사와 연출이 관객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회자되며 화제가 됐다. 추석 연휴, 가족들과 고스톱을 치다가 혹시나 섰다가 생각난다면 ‘타짜’를 다시 한 번 보시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래에는 영화 ‘타짜’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화투. 꽃을 가지고 하는 싸움

 

CJ엔터테인먼트 제공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열심히 일한 대가로 돈을 받아 먹고 살던 고니(조승우 분)는 목돈을 가지고 화투판으로 간다. 판돈이 컸던 불법 도박장에서는 섰다 몇 판에 100만원도 몇 분만에 사라진다. 마침 이혼 후 집으로 돌아온 누나의 위자료를 가지고 고니는 다시 노름판에 간다. 하지만 그 돈도 박무석(김상호 분) 일당의 사기 행각에 순식간에 잃어버리고 망연자실해한다.


몇 개월을 떠돌았을까. 고니는 어느 창고에서 화투를 거의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고 자부하는 평경장(백윤식 분)을 만나 그의 제자가 되어 몇 년 동안 실력을 갈고 닦아 ‘타짜’가 된다. 평경장과 함께 돌아다니던 고니는 누나 위자료의 다섯 배를 벌면 화투를 그만두겠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그 상황이 되자 고니는 “인생 관 뚜껑에 못 박히는 소리 들어봐야 아는 거” 아니냐며 평경장을 떠나보내고 ‘설계자’ 정마담(김혜수 분)을 따라가 ‘기술자’가 된다.


하지만 평경장이 팔목이 잘려 갑작스레 죽었다는 소식이 온다. 당일 기차 앞에서 만난 아귀(김윤석 분)를 의심하는 고니. 평경장의 복수를 꿈꾸며 목숨을 걸고 아귀와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 최동훈 감독의 최고작

 

CJ엔터테인먼트 제공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타짜’는 허영만 화백의 동명의 원작 만화 중에서 1부 ‘지리산 작두’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다. 원작을 영화화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겠지만, 특히나 거장의 작품을 영화화하는 단계라면 더욱 긴장하고 오랜 기간 고심했을 것이다. 게다가 연출자로 내정된 최동훈 감독은 당시에 데뷔작을 갓 개봉시킨 감독이었다.


그러나 세상은 정말 ‘될놈될’(될 사람은 된다)인 건지, 최동훈 감독은 ‘타짜’는 물론이고, 데뷔작인 '범죄의 재구성'부터 최근작 '암살'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도 흥행에서 실패하지 않았다. 특히 ‘도둑들’과 ‘암살’은 연달아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화려한 필모그래피 중 최고작으로 꼽을 수 있는 건 여전히 '타짜'가 아닐까 싶다.


고니의 인생사를 따라가는 굴곡진 이야기는 드라마틱하고, 고니, 고광렬, 평경장, 정마담, 아귀 등 매력적인 캐릭터의 향연이 펼쳐진다. 게다가 스타일리시한 장면과 맛깔나는 대사는 최동훈 감독이 시나리오를 얼마나 공들여 썼는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타짜’를 좋아하고 기억하는 관객들은 아직도 심심치 않게 “손모가지를 건다”, “밑장 빼기”, “빙다리 핫바지” 같은 영화 속 대사를 따라하고 인용해 유머 소재로 활용한다.

 


# 물 만난 배우들, 맛깔 나는 대사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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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 유해진, 김혜수, 백윤식, 김윤석… 영화 속에 나오는 배우들의 명단이다. 주⋅조연할 것 없이 탄탄한 연기력과 존재감을 뽐낸다. 그러면서도 영화의 전개를 위해 캐릭터가 희생당하지 않고 전체적인 균형감을 유지한다. 덕분에 배우들은 물 만난 물고기들처럼 생생한 연기를 펼친다.


영화의 중심인 고니 역의 조승우는 당시 스물일곱의 나이였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와 호흡을 맞춘 베테랑 백윤식은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었던 고니의 성장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유머러스하게 꾸며준다. 언제나 제 역할을 해내는 유해진은 두말할 것도 없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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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정마담 역의 김혜수는 충무로에서 독보적인 아우라를 과시하는 배우임을 증명했다. 팜므파탈의 이미지와 설계자로서의 냉철한 모습, 그리고 극중 정마담이 ‘호구’를 속이기 위해 연기하는 순진무구한 인물까지도 자유롭게 오가며 캐릭터의 지평을 확장시킨다. “나 이대 나온 여자야”, “어린 게 말 받아치는 것 봐? 싸가지 없이” 같은 대사도 천연덕스럽게 연기해낸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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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야말로 영화의 신스틸러였던 아귀 역의 김윤석도 있다. 영화를 통해 화제가 된 수많은 대사들은 대부분 아귀 것일 정도로, 맛깔난 사투리 연기를 펼친다. 짧은 분량임에도 가공할 만한 존재감을 선보이며 이후 여러 영화의 주연 자리를 꿰차는 데 성공했다. 김혜수와 김윤석, 두 사람은 이후 영화제에서 각각 여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타짜’ 속 대사만으로도 지면의 한 바닥을 다 채울 수도 있겠지만… 인터넷에 ‘타짜 명대사 모음’과 같이 검색하면 대사를 정리해 놓은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세상의 단맛과 쓴맛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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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에서 고니가 누나의 돈을 훔치던 시절부터, 전설의 강호들과 만나는 타짜로 거듭나는 과정은 마치 무협소설을 읽는 것 같다. 주인공이 실력을 갈고 닦아 성장해 전설의 강호들을 깨부수는 과정에서 관객들은 카타르시스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최동훈 감독은 단순히 주인공의 성장에만 관심을 갖진 않는다. 허영만 화백의 원작 만화가 가진 장점을 십분 살려, 도박에 빠져들어 서로 얽히고 설킨 다양한 인간군상을 다채롭게 표현해 낸다. 또한 고니를 중심으로 성장, 사랑, 우정, 복수, 그리고 쾌락과 욕망을 하나의 이야기 속에 담아낸다. 고니 대사처럼 “세상 단맛 쓴맛 똥맛까지” 느껴지도록.


‘타짜’는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오락적인 재미와 이야기의 여운을 동시에 전하는 작품이다. 충무로의 대표적인 이야기꾼으로 꼽히는 최동훈 감독이 언젠가 ‘타짜’를 뛰어넘는 영화로 다시금 돌아오길 기대한다.


 

※ 필자 소개

이상헌. 영화를 혼자 보는 게 전혀 부끄럽지 않은 사람. 시간은 한정적이지만 좋은 영화를 보고 싶은 당신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인생은 짧고 볼 만한 영화는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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