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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노벨 생리의학상] 생체 시계의 비밀을 밝힌 과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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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02일 21:30 프린트하기

노벨상 위원회 제공
노벨상 위원회 제공

※편집자주

동아사이언스는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고자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2~4일, 노벨위원회가 수상자 발표와 동시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보도자료 전문을 번역해 공개합니다. 노벨 위원회는 이 보도자료를 통해 수상자 선정 배경과 의미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영어 원문 보기

 

● 요약


지구에 사는 생명체는 지구의 자전에 적응해서 살고 있다. 최근 여러 해 동안 인간을 포함해 살아있는 유기체들이 생체 시계를 통해 일상적인 하루의 리듬을 예상하고, 또 적응한다는 것이 알려졌다. 그러나 이 생체 시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제프리 홀, 마이클 로스배시와 마이클 영은 생체 시계를 들여다 보고,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밝혀냈다. 이들의 발견 덕에 식물이나 동물, 인간 등이 어떻게 생체 리듬에 적응하는지 설명할 수 있었다.

 

올해 노벨상은 초파리를 모델 동물로 이용해 일상적인 하루 바이오리듬을 제어하는 유전자를 찾아낸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그들은 이 유전자들이 밤 동안에는 세포내에 특정 단백질이 쌓이게 만들고, 낮 동안에는 이들이 분해되어 없어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덕분에 우리는 인간을 포함해 다른 유기 생명체의 세포에서도 같은 원리로 생체 시계가 작동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 몸 속의 시계는 하루 동안 일어나는 서로 다른 생리학적 상황에 정밀하고 정교하게 적응해 움직인다. 행동이나 수면, 체온, 대사 작용 같은 요소를 호르몬 단위에서 정교하게 조절한다. 몸 바깥의 환경과 몸이 알고 있는 경험이 서로 다를 때 우리 몸은 불편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면 비행기를 타고 시간 변경선을 여러번 지나기며 여행할 때 우리 몸은 시차를 느끼게 된다. 또한 생활 방식과 생체 리듬이 맞지 않아 불균형이 일어날 경우 다양한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 체내 시계


대부분 살아있는 유기체는 자신이 속한 환경에서 하루가 어떻게 변하는지 예상하고 적응하며 살아간다. 18세기 천문학자 장-자크 도르투 드 메랑(Jean Jacques d’Ortous de Mairan)은 식물 ‘미모사’가 낮에는 태양을 향해 잎을 펼치고 있다가 어두워지면 잎을 오무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미모사가 계속 어두운 환경에 노출되면 어떤 변화를 보일지 궁금해 실험했다. 그 결과 태양빛을 제거했어도 미모사의 잎은 일상적인 밤낮의 주기에 맞춰 움직임을 보임을 확인했다(그림 1). 식물이 자신만의 생체 시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또한 과학자들은 식물만이 아니라 인간을 포함한 동물도 생체 시계를 갖고 하루의 변화에 대비하며 몸 상태를 준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규칙적인 적응 능력은 일주 리듬(Circadian rhythm)과 관계가 깊다. ‘Circadian’ 라틴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돌다(around)를 뜻하는 단어 circa와 하루를 뜻하는 단어 dies가 합쳐 만들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체내 일주 생체 시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미스테리로 남았다.

 

그림 1. 체내 생체 시계: 식물 미모사의 잎은 낮동안에는 태양을 향해 펼쳐졌다가 밤이 되면 닫힌다(위). 장-자크 도르투 드 메랑은 미모사를 빛이 없는 어두운 곳에 계속 두는 실험을 했다(아래). 그 결과 빛과 상관없이 미모사 잎은 하루 주기에 따라 열렸다 닫힌다는 것을 발견했다. - 노벨상 위원회 제공
그림 1. 체내 생체 시계: 식물 미모사의 잎은 낮동안에는 태양을 향해 펼쳐졌다가 밤이 되면 닫힌다(위). 장-자크 도르투 드 메랑은 미모사를 빛이 없는 어두운 곳에 계속 두는 실험을 했다(아래). 그 결과 빛과 상관없이 미모사 잎은 하루 주기에 따라 열렸다 닫힌다는 것을 발견했다. - 노벨상 위원회 제공

 

● 시계유전자의 확인


1971년 미국 캘리포티아 공대(Caltec)의 시모어 벤저(Seymour Benzer) 교수와 그의 제자 로날드 코놉카(Ronald Konopka)는 초파리의 일주 리듬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확인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었다. 그들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초파리의 24시간 일주 리듬을 방해한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24시간 일주 리듬을 잃어버린 돌연변이 초파리를 만들어 이를 ‘피리어드(Period, 줄여서 PER)’라고 불렀다. 유전자가 어떻게 일주 리듬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그동안 이러한 초파리 연구를 이어왔던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은 생체시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내려고 했다. 1984년 제프리 홀과 마이클 로스배시는 브랜다이스대에서, 마이클 영은 록펠러대에서 피리어드 유전자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제프리 홀과 마이클 로스배시는 그후 밤늦게까지 축적된 PER 단백질이 하룻동안 퇴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PER 단백질은 24시간 주기로 생체리듬과 동시에 발생한다.

 

● 자체 조절 시계 메커니즘

 

다음 주요 목표는 어떻게 일주 리듬이 만들어되고 지속될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었다. 제프리 홀과 마이클 로스배시는 PER 단백질이 피리어드 유전자의 활성을 차단한다고 가정했다. 그들은 억제 피드백 고리(inhibitory feedback loop)에 의해 PER 단백질이 자신의 합성을 막을 수 있고, 그 결과 지속적이면서 주기적인 일주 리듬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고 추론했다(그림 2A)

 

그림 2A. - 노벨상 위원회 제공
그림 2A. 피리오드 유전자가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과정을 간단한 그림으로 표현했다: 그림은 24시간 주기에서 유전자 단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보여준다. 피리오드 유전자가 활성화가 되면 피리오드 mRNA가 만들어진다. 이 mRNA는 세포의 세포질로 옮겨지고, PER 단백질을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한다. PER 단백질이 세포핵에 축적되면 피리오드 유전자의 활동이 차단된다. 이 것이 바로 일주 리듬에 따른 억제 피드백 과정이다. - 노벨상 위원회 제공

하지만 이 모델은 감질맛 나게 몇 조각의 퍼즐이 빠져있었다. 피리어드 유전자의 활동을 차단하려면 세포질에서 만들어지는 PER 단백질은 유전 물질이 위치한 세포 핵에 도달해야 한다. 제프리 홀과 마이클 로스바쉬는 밤 동안 PER 단백질이 세포핵 속에 축적돼 있는 것까지는 보였다. 하지만 PER 단백질이 어떻게 세포핵 속에 도달했는지는 알지 못했다.


1994년 마이클 영은 두번째 시계 유전자인 타임리스 유전자(Timeless, 줄여서 TIM)를 발견했다. 타임리스 유전자는 정상적인 24시간 일주 리듬에 필요한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를 이어간 결과 마이클 영은 타임리스 유전자가 피리어드 유전자와 결합할 때, 두 단백질이 억제 피드백 고리(inhibitory feedback loop)를 닫기 위해 유전자 활동을 차단하는 세포핵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그림 2B).

 

그림 2B. - 노벨상 위원회 제공
그림 2B. 일주 시계가 작동하는 분자단위 요소를 간략한 그림으로 표현했다. - 노벨상 위원회 제공

 

그들은 이러한 억제 피드백 메커니즘을 통해 세포 단백질 수준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설명했지만 몇 가지 의문점은 남았다. 진동의 주파수 조절에 관한 내용이다. 마이클 영은 피리어드 단백질의 축적을 지연시키는 더블타임(doubletime, 줄여서 DBT) 단백질을 하나 더 발견했다. 이는 정상적인 24시간 일주 리듬에 필요한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역할을 하는 두 번째 유전자다. 이 유전자의 발견은 어떻게 24시간 일주 리듬과 생체시계가 밀접하게 적응하는지 알아내기 위한 영감을 주었다.

 

수상자들은 생체시계의 작동 원리에 대한 핵심적인 메커니즘을 확립하며 관련 문제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그 뒤 몇 년에 걸쳐 시계 매커니즘의 다른 분자 구성 요소가 밝혀져 그 안정성과 기능을 설명했다. 예를 들어 올해 수상자들은 빛이 시계를 동기화할 수 있는 메커니즘뿐만 아니라 피리어드 유전자의 활성화에 필요한 추가 단백질을 확인했다.

 

● 인간 생리학의 시간을 기록하다

 

생체시계는 인간의 복잡한 생리를 설명하는 것과 관계가 깊다. 우리는 이제 인간을 포함한 모든 다세포 유기체가 비슷한 24시간 일주 리듬 매커니즘에 따라 생활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인간 유전자의 상당 부분은 생체시계에 의해 조절되며, 결과적으로 신중하게 보정된 일주 리듬은 인간의 각각의 복잡한 생리를 여러 단계에 맞게 적응시킨다(그림 3).

 

그림 3. - 노벨상 위원회 제공
그림 3. 일주 시계는 우리 몸이 시간대 별로 다른 상황을 예상하고 적응하도록 한다: 생체 시계는 수면 패턴을 조절하고,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며, 적절한 호르몬을 분비하거나 혈압이나 체온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 노벨상 위원회 제공

세 명의 수상자의 연구 결과 발표 이후 일주기 생물학은 우리 건강과 양질의 삶에 영향을 미치면서 매우 광범위하고 역동적인 연구 분야로 발전하고 있다.

 

● 주요 연구

 

1984년 - 일주리듬을 잃어버린 돌연변이 초파리에서 피리어드 유전자 분리에 성공

 

Zehring, W.A., Wheeler, D.A., Reddy, P., Konopka, R.J., Kyriacou, C.P., Rosbash, M., and Hall, J.C. (1984). P-element transformation with period locus DNA restores rhythmicity to mutant, arrhythmic Drosophila melanogaster. Cell 39, 369–376.

 

Bargiello, T.A., Jackson, F.R., and Young, M.W. (1984). Restoration of circadian behavioural rhythms by gene transfer in Drosophila. Nature 312, 752–754.

 

1988년 - 초파리 수준에서 피리어드 유전자가 개체에 미치는 영향 

 

Siwicki, K.K., Eastman, C., Petersen, G., Rosbash, M., and Hall, J.C. (1988). Antibodies to the period gene product of Drosophila reveal diverse tissue distribution and rhythmic changes in the visual system. Neuron, 141–150.

 

1990년 - 초파리의 피리어드 유전자 정보를 전달하는 메신저 RNA에 대한 연구

 

Hardin, P.E., Hall, J.C., and Rosbash, M. (1990). Feedback of the Drosophila period gene product on circadian cycling of its messenger RNA levels. Nature 343, 536– 540.

 

1992년 - 초파리 성충에서 피리어드 유전자가 세포핵에 도달해 단백질 암호화를 돕는다고 밝혀냄

 

Liu, X., Zwiebel, L.J., Hinton, D., Benzer, S., Hall, J.C., and Rosbash, M. (1992). The period gene encodes a predominantly nuclear protein in adult Drosophila. J Neurosci 12, 2735–2744.

 

1994년 - 마이클 영, 두 번째 시계유전자인 타임리스(Timeless) 단백질 발견

 

Vosshall, L.B., Price, J.L., Sehgal, A., Saez, L., and Young, M.W. (1994). Block in nuclear localization of period protein by a second clock mutation, timeless. Science 263, 1606–1609.

 

1998년 - 마이클 영, 피리어드 단백질의 축적을 지연시키는 더블타임(doubletime, 줄여서 DBT) 단백질을 발견

 

Price, J.L., Blau, J., Rothenfluh, A., Abodeely, M., Kloss, B., and Young, M.W. (1998). double-time is a novel Drosophila clock gene that regulates PERIOD protein accumulation. Cell 94, 83–95.

 

● 연구자 소개

 

노벨상 위원회 제공
왼쪽부터 제프리 홀, 마이클 로스배쉬, 마이클 영. 노벨상 위원회 제공


제프리 홀(Jeffrey C. Hall, 왼쪽)은 1945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1971년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71년부터 1973년까지 패서디나에 있는 캘리포니아공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그 뒤 1974년 브랜다이스대에 자리를 잡았다. 2002년 메인대 교수가 됐다.

 

마이클 로스배시(Michael Rosbash, 가운데)는 1944년 미국 캔자스에서 태어났다. 1970년 케임브리지에 있는 메사추세츠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뒤 3년 동안 영국 스코틀랜드에 있는 에딘버러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1974년부터 브랜다이스대에 자리를 잡았다.

 

마이클 영(Michael W. Young, 오른쪽)은 1949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태어났다. 1975년 텍사스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75년부터 1977년까지 스탠포드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1978년부터 록펠러대에서 교수로 재직중이다. 


오가희 기자,염지현 기자

solea@donga.com,gin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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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02일 21:30 프린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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