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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노벨 물리학상] 노벨상 비껴 간 비운의 학자 로널드 드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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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노벨 물리학상] 노벨상 비껴 간 비운의 학자 로널드 드리버

2017.10.03 19:46

이번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명단에서 빠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하는 인물이 있다.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 실험 물리학자로 레이저간섭계중력파검출기(라이고)의 기술적 모체가 된 레이저 안정화 기술을 공동 개발한 로널드 드리버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전 명예교수다.

 

올해 3월 별세한 영국 출신 실험 물리학자 로널드 드리버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명예교수. - 미국물리학회 제공
올해 3월 별세한 영국 출신 실험 물리학자 로널드 드리버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명예교수. - 미국물리학회 제공

작년 9월 말, 논문 인용 횟수 등을 토대로 노벨상 가시권에 든 학자를 예상하는 ‘톰슨로이터’(현 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는 킵 손 칼텍 명예교수, 라이너 바이스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 등과 함께 드리버 교수를 유력 수상 후보로 거론했다. 세 교수는 함께 라이고의 과학적 원리를 개발하고, 1984년 라이고 과학협력단 창설에 기여했다. 하지만 올해 3월 고향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에서 향년 85세로 별세해 최종 노벨상 수상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노벨상은 수상자 발표 시점까지 생존한 학자에게만 상을 수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라이고 3인방’ 가운데 맏형인 드리버 교수는 라이고를 인간이 만든 가장 정밀한 측정 장치로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이론상 중력파를 측정하려면 지구 반지름 크기의 거대한 물체에서 원자 핵 크기 정도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지구의 어떤 측정 장비도 근접하지 못했던 정밀도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게 드리버 교수의 레이저 안정화 기술이다. 드리버 교수는 두 개의 니은(ㄴ) 자 모양 통로에 거울을 두고 빛을 왕복하게 만드는 라이고의 핵심 광학 장비에서 빛의 출력을 높이고 보다 정밀하게 조정하게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지난 3월 ‘사이언스’ 부고 기사에서 바이스는 “라이고가 중력파를 검출할 수 있을 만큼 민감해지게 만든 아이디어 다수는 드리버의 머릿속 그림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비록 노벨상은 수상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지만, 드리버는 생전에 자신이 중요한 발견에 크게 공헌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거기에 기뻐했다. 드리버 교수는 말년에 치매를 앓았고, 고향 근처인 에든버러의 집에서 요양 중이었기 때문에 2016년 중력파 발견에 따른 각종 상의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2016년 9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카블리 상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당시 시상식에 참석했던 공동 수상자 킵 손 교수는 ‘사이언스’ 기사에서 “돌아오는 길에 영국에 들러 드리버 교수를 만났는데, 중력파를 발견했다는 것을 분명히 이해하고 있었고, 기뻐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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