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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아픈 무릎을 대신하는 손자의 ‘스마트 저울’, 킥스타터 펀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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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1일 17:43 프린트하기

“할머니댁이 언덕 위에 있는데, 해가 갈수록 할머니께서 점점 장보는 걸 힘들어하셨어요. 시장도 멀고요. 그래서 할머니 냉장고 속 재고 파악을 쉽게 하고, 문앞까지 배달해주는 ‘스마트홈 시스템’을 상상해 봤어요. 그렇게 탄생한 ‘iScale(아이스케일)’입니다.”

 

● 스마트 저울, 고등학생 손에서 태동하다!

 

‘한국인’ ‘고교생’ ‘고3’ ‘킥스타터 론칭’. 네 가지 키워드는 참 어려운 조합이다. 킥스타터(미국 최대 소셜 펀딩 사이트)에 한국인으로서 제품을 론칭한 것도 드문 일인데, 고교생이, 그것도 고3 학생들이 해냈다니. 처음엔 진학을 포기한 학생들인줄 알았으나, 성실히 대입 준비도 하고 있는 멋진 친구들이었다.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가 주인공 윤영환, 김도현(판교고 3년) 학생을 만났다. 2016년 3월, 영환 학생이 할머니를 생각하다 처음 떠올린 생각에서 출발했다. 영환 학생은 “할머니가 혼자 사시는데, 혼자서 생수나 당근, 감자와 같은 무게가 나가는 식재료들을 구입해야 할 때 겪는 어려움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쓰였다”며 제작동기를 털어놓았다.

 

아이스케일을 기획하고 개발한 윤영환(왼쪽), 김도현(오른쪽) 학생. 고3 신분으로 틈틈이 시간을 쪼개 1년 만에 시제품을 만들고 미국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론칭을 했다. - 염지현 제공
아이스케일을 기획하고 개발한 윤영환(왼쪽), 김도현(오른쪽) 학생. 고3 신분으로 틈틈이 시간을 쪼개 1년 만에 시제품을 만들고 미국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론칭을 했다. - 염지현 제공

 

“요즘 기술이 발달해 냉장고 속 식재료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냉장고가 출시 됐지만, 가격도 비싸고 지금 당장 새 냉장고를 살 수 없으니 다른 방법을 떠올려야 했어요. 그래서 생각한 게 저울이에요. 요즘 냉장고 정리를 깔끔하게 돕는 플라스틱 수납 서랍이 유행인데, 그 각각의 서랍 무게를 측정해 재료의 들고남을 스마트폰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든 거예요.”

 

윤영환 학생은 처음 이 아이디어를 정리해 작년 교내 발명대회에 나갔고, 거기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런 다음 학교장 추천으로 이어져 시대회에서 우수상, 도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대회를 거듭할수록 아이디어가 점점 다듬어졌어요. 처음에는 상상만 했고, 그 다음엔 그림이 됐고, 그 다음엔 시제품을 만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점점 ‘계속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혼자는 힘들어서 같이할 친구들을 찾으려고 아두이노와 코딩을 함께 공부하는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세미나 형식으로 동아리를 이끌었지만, 운영은 쉽지 않았다. 다행히 그 동아리부원 중 한 친구가 지금의 파트너인 김도현 학생을 소개해줬다. 주로 기획자로 아이디어를 설계했던 영환 학생은 개발자 역할을 할 친구가 필요했다. 도현 학생은 그 자리에 적임자였다.

 

“저는 2학년 때는 게임제작 동아리에서 활동했어요. 주로 프로그래밍 활동에 주력했고, 영환이를 만나 전국 대회를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작년 KAIST와 충남대가 주최한 ‘전국 고교 동아리 SW 경진대회’를 준비했고, 나가서 장려상을 받았어요. 확실히 상을 받으니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요.”

 

도현 학생은 관련 책과 동영상만으로 프로그래밍 언어를 독학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시작된 관심을 바탕으로 내공을 쌓아 C언어, 파이선은 물론이고 이제 간단한 안드로이드 앱 개발이나 웹 서버 연동도 가능해졌다. 덕분에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던 영환 학생도 기획과 개발에 적절한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됐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던가. 두 친구는 서로 의지하며 일부 기술을 특허출원까지 했다.  

 

 

아이스케일은 아두이노 보드를 기반으로 무게를 측정할 수 있는 블록형 로드셀 모듈을 활용해 만들었다.  쉽게 생각하면 체중계 원리다. 아이스케일이 냉장고 속 각 재료의 무게 변화를 감지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서버로 전송한다. 앞으로는 이 정보가 마트 쪽으로도 전송돼 사용자가 정기배송을 신청하면, 식재료가 떨어질 때마다 주기적으로 사용자 문 앞까지 물건이 배송되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미국을 사업 무대로 생각하는만큼, 우리나라처럼 아파트 중심 거주 환경이 아닌 개인 주택 중심에 맞는 드론 배송 시스템을 고려하고 있다.

 

● 킥스타터 펀딩으로 힘실어, 날개 달아 볼까  

 

위기는 없었을까.

 

“여기에 집중하고나니 처음엔 자연스럽게 학교 내신 성적이 떨어졌어요. 아무래도 자기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일이라, 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부할 시간이 줄어들었거든요. 부모님도 처음엔 걱정이 많으셨죠. 그런데 이젠 포기(?) 상태라고 말씀하세요. 저를 믿어주시는 거라고 좋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아무래도 아직 대학이 결정나지 않은 상태이고, 수능도 치뤄야하지만 어른들도 어려운 관문이라고 말한 킥스타터에 론칭을 한 뒤로는 자신감을 갖기로 했어요.”

 

두 친구가 제품을 론칭한 페이지에 접속해 보면, 제품 배송 기한은 1년 뒤(2018년 10월)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아직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후원자들은 두 청년의 꿈과 미래에 투자한 셈이다. 론칭한 지 한 달 만에 24명의 후원자를 통해 현재까지 약 $1900를 모았다.  

 

두 친구가 만든 초기 프로토타입의 아이스케일. 기능을 많이 갖출 수록 보드와 전선이 복잡해 진다. 두 친구는 프로그래밍에서 꼭 필요한 부분만 남기면서도 기능이 축소되지 않는 아이스케일을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 염지현 제공
두 친구가 만든 초기 프로토타입의 아이스케일. 기능을 많이 갖출 수록 보드와 전선이 복잡해 진다. 두 친구는 프로그래밍에서 꼭 필요한 부분만 남기면서도 기능이 축소되지 않는 아이스케일을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 염지현 제공

 

 

“아직 개선할 점이 많아요. 아무래도 저울 센서 중심이다 보니 하얀 양파, 빨간 양파와 같이 품종이 다른 경우에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또 만약 자동 배달 시스템이 도입되면 사용자가 여행을 가는 경우처럼 예기치 못한 사정이 생기면 신선도가 생명인 식재료를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지 난감해요. 요즘 미국에서는 식재료를 주문하면 고객이 집에 없어도 그 집 냉장고까지 배달해 줄 수 있는 시스템도 있다고 하긴 하더라고요.

 

궁극적인 목표는 앞에서 설명한대로 드론 배달까지 완전 자동화된 스마트홈 시스템을 설계하는 거예요. 그리고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학업 수준이 높지 않아서, 대학에 진학한 뒤 제품을 더 발전시키고 싶어요. 혹시 대학에 가서 영상, 기획, 마케팅, 디자인과 같은 영역을 담당할 또 다른 친구들을 만난다면 더 좋은 제품이 나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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