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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보는 ‘중력의 눈’ 위력 확인해... 중성자별 세밀하게 밝힌 것도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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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7일 00:00 프린트하기

[우주 기원 밝히는 신호 찾았다! 중성자별 충돌로 발생한 중력파 첫 발견]

 

☞ 지구로 중력파 보낸 천체 위치, 처음으로 확인됐다

 

☞ [참여 연구자가 말한다] “멀리 떨어진 중성자별 관측 가능해져” - 김정리 한국천문연구원 리더급우수과학자

 

☞ [중력파, 그것이 알고 싶다] 5학년도 이해할 수 있는 중력파...쉽게 풀어낸 중력파 Q&A 

 

☞ [2017 노벨상] 중력파가 2017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이유 

 

 

이번 중력파 연구 성과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연구하기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던 중성자별 관측 연구에 큰 진전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다른 하나는 처음으로 중력파와 전자기파를 동시에 사용해 하나의 천문 현상을 다각도로 연구했다는 점이다. 이른바 ‘다중신호 천문학’의 탄생이다.

 

 

충돌로 합쳐지는 두 중성자별의 상상도. 주변 시공간을 일렁이게 한 중력파가 묘사돼 있다. - NSF/LIGO/Sonoma State University/A. Simonnet 제공
충돌로 합쳐지는 두 중성자별의 상상도. 주변 시공간을 일렁이게 한 중력파가 묘사돼 있다. - NSF/LIGO/Sonoma State University/A. Simonnet 제공

 

● ‘꽁꽁 숨은’ 중성자별 비밀 밝혀 줄 ‘멀티 관측’


우선 처음으로 블랙홀 충돌이 아닌 중성자별 충돌이 만든 중력파를 관측했다. 중성자별은 태양 질량의 10~29배에 달하는 무거운 별이 폭발한 뒤(초신성 폭발) 자체 중력에 의해 무게 중심으로 무너져 내려(중력붕괴) 만들어지는 별이다. 대부분 중성자로 이뤄져 있고 밀도가 대단히 높은 게 특징이다. 엄지손톱 만한 공간(가로, 세로, 높이 1㎝)에 중형 승용차 2억 대(3억t)가 들어갈 정도다.


중성자별의 중력파 검출은 연구 데이터에 목말라 하던 연구자들에게 단비가 될 전망이다. 꽁꽁 뭉쳐 있는 만큼, 중성자별은 비밀이 많은 별이었다. 관측이 쉽지 않아 내부 구조, 충돌시 벌어지는 천문 현상 등이 모두 이론 상태였기 때문이다. 김정리 한국천문연구원 리더급우수과학자는 “중성자별은 어두워서 가시광선으로는 관측이 힘들고 전파나 엑스선으로만 가능했다”며 “그나마 9000광년 이내의 (비교적 가까운) 중성자별만 연구 가능했는데, 중력파 덕분에 더 먼 거리를 연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론적으로만 예측돼 온 ‘킬로노바’ 현상을 처음 관측으로 증명한 것도 큰 성과다. 킬로노바는 1000배 에너지가 더 강한 신성(新星)’이라는 뜻으로, 2010년 브라이언 메저 미국 콜럼비아대 물리학과 교수(당시 프린스턴대 연구원)팀이 처음 용어를 제안했다(참고문헌 참조).

 

 

중성자별의 형성 과정 - BedrockPerson(cc) 제공
중성자별의 형성 과정 - BedrockPerson(cc) 제공

 

원래 신성은 주로 어둡고 작은 천체인 백색왜성이 주변의 천체로부터 물질을 끌어들여 급격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태어난다. 핵융합 반응의 결과로 매우 밝은 빛을 내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새로운 별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그래서 신성이다). 킬로노바는 다르다. 두 중성자별이 충돌할 때 중성자를 빠른 속도로 포획해 만들어지는 무거운 원소가 붕괴하며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으로, 메저 교수팀은 신성보다 약 1000배 큰 에너지를 방출할 것으로 예측해 왔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이론적으로 예측됐던 현상이 관측으로 증명됐다.


중성자별 충돌에 따른 특이한 감마선 폭발을 바로 관측한 것도 성과다. 연구팀은 중력파를 관측하고 2초 뒤에 같은 위치에서 2초간 이어진 ‘짧은 감마선 폭발 현상’을 포착했다. ‘우주의 불꽃놀이’라고 불리는 감마선 폭발은 우주에서 관측할 수 있는 가장 강렬하고 밝은 전자기파 방출 현상으로, 원래는 초신성폭발 등을 통해 중성자별이나 블랙홀 같은 고밀도 천체가 만들어질 때 일어난다. 하지만 지속 시간이 짧은 ‘짧은 감마선 폭발’은 중성자별 두 개가 합쳐질 때 일어나는 고유한 현상으로 예측돼 왔다. 이번 연구에서 바로 이 현상을 포착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항공센터 줄리 맥에너리 박사는 라이고 홈페이지를 통해 “수십 년 동안 짧은 감마선 폭발이 중성자별 충돌로 생성된다고 추정해 왔는데, 이번 중력파 관측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비밀에 싸인 중성자별의 내부 구조 규명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강궁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응용연구기술개발실 책임연구원은 “중성자별 내부의 핵물리학적 상태에 따라 발생하는 중력파의 파형이 다르다”며 “아직은 라이고(LIGO)의 감도가 살짝 부족하지만, 파형 분석을 통해 내부를 추정하는 작업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도 “별이 부딪쳐 깨지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중력파는 중성자별의 구성물질과 별의 밀도-압력에 따라 달라진다”며 “중성자별의 모델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이 모델 중 어떤 모델이 중성자별의 핵입자물리학적 구성을 잘 설명하는지를 중력파 분석으로 어느 정도 알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참고 기사 : 중력파 전문가 김정리 한국천문연구원 리더급우수과학자 인터뷰).

 

 

허블우주망원경으로 두 중성자별의 충돌 현상을 관측했다. 화살표 부분에서 강력한 에너지 분출 현상(킬로노바)이 보인다. 2013년 6월에 촬영했다. - NASA, ESA 제공
허블우주망원경으로 두 중성자별의 충돌 현상을 관측했다. 화살표 부분에서 강력한 에너지 분출 현상(킬로노바)이 보인다. 2013년 6월에 촬영했다. - NASA, ESA 제공

 

● 빛, 뉴트리노, 중력파… 우주 보는 눈 다양해진다


이 번 연구는 중력파 연구자들이 강조했던 ‘다중신호 천문학’을 처음으로 실현했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 다중신호 천문학은 천체가 발생시키는 각기 다른 신호를 관측해, 천체가 일으키는 현상을 보다 입체적으로 밝혀내는 천문학 연구 방법이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감마선 이후에도 엑스(X)선, 가시광선 등을 이용해 같은 천체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가시광선 추적 관측은 임명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이끄는 한국 연구팀이 큰 역할을 했다. 박일흥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팀은 우주의 기본 입자 중 하나인 중성미자(뉴트리노)를 관측하는 남극의 아이스큐브(IceCube) 뉴트리노 천문대를 이용해 중성미자 관측을 시도했다. 킬로노바 현상과 함께 중성미자가 방출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검출하지는 못했지만 전자기파와 중력파, 입자(중성미자)로 이어지는 3중 신호 관측을 처음 시도했다는 의의가 있다.


이형목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천문학의 난제였던 중성자별 충돌 현상을 이번에 단숨에 규명한 것처럼, 다중신호 천문학 연구를 통해 우주론, 중력, 밀집천체 등의 천체물리학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견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문헌
B. D. Metzger, et al. Electromagnetic counterparts of compact object mergers powered by the radioactive decay of r-process nuclei.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Volume 406, Issue 4, 21 August 2010, Pages 2650–2662

 

 

게성운을 다양한 전자기파로 관측한 사진. 보는 빛이 달라지면 보이는 모습도 달라진다. - NASA 제공
게성운을 다양한 전자기파로 관측한 사진. 보는 빛이 달라지면 보이는 모습도 달라진다. - NASA 제공


다중신호 천문학, 왜 중요한가? - 다양한 신호는 우주에 대한 새로운 지식과 이론 열어줘


다양한 신호를 동원해 우주를 관측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유명한 게성운을 찍은 사진을 보면, 관측하는 신호 파장에 따라 볼 수 있는 모습이 크게 달라진다(위 사진). 모습뿐만 아니라 내부 구조와 특징도 다르게 밝힐 수 있다. 2013년에 이웃한 안드로메다 은하 중심부에서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에 달하는 거대질량블랙홀이 수십 개 존재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을 때,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관측 위성인 찬드라엑스(X) 우주망원경의 13년치 촬영 자료가 큰 역할을 했다.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는 데에도 새로운 신호는 중요하다. ‘암흑물질’의 존재를 증명할 강력한 증거 후보로 꼽히는 ‘총알 은하단’(아래 사진)의 경우, 찬드라엑스 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한 엑스선 사진과, 중력렌즈 효과(중력이 강한 공간을 지난 빛이 휘는 현상으로 중력이 강한 곳을 찾는 데 이용된다. 중력파와는 관계 없다)를 계산해 시각화한 사진 덕분에 암흑물질의 존재 가능성을 추론할 수 있었다.


이렇게, 기존에도 가시광선 외에 엑스선, 적외선, 마이크로파우주배경복사(CMB) 등 다양한 파장과 에너지대의 전파를 이용해 우주를 연구해 왔고 이를 통해 우주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하지만 모두 전자기파의 일종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중력파 관측은 새로운 우주 관측 방법을 마련했다는 의의가 있다. 앞으로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고 난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총알 은하단은 지구에서 37억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데, 두 개의 은하단이 충돌하는 장면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엑스선으로 관찰하면 두 은하단의 물질들이 한 데 엉켜 충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상하게 중력렌즈로 두 은하단의 중력 중심을 찾아 보면 은하단들이 이미 스쳐지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 기묘한 현상을 바탕으로 눈에 보이지도, 빛과 상호작용하지도 않는 암흑물질이 중력 중심 주위에 존재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 NASA 제공
총알 은하단은 지구에서 37억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데, 두 개의 은하단이 충돌하는 장면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엑스선(붉은색)으로 관찰하면 두 은하단의 물질들이 한 데 엉켜 충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상하게 중력렌즈(푸른색)로 두 은하단의 중력 중심을 찾아 보면 은하단들이 이미 스쳐지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 기묘한 현상을 바탕으로 눈에 보이지도, 빛과 상호작용하지도 않는 암흑물질이 중력 중심 주위에 존재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 NASA 제공

[우주 기원 밝히는 신호 찾았다! 중성자별 충돌로 발생한 중력파 첫 발견]

 

☞ 지구로 중력파 보낸 천체 위치, 처음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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