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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지고 보는 댓글 시대, 우리는 어떻게 남을 비난할지 결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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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8일 10:45 프린트하기

지난주 각종 인터넷 사이트는 유명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하는 개그맨 정준하 씨와 댓글 작성자들 사이의 갈등으로 떠들썩했다. 12일 정 씨가 “도를 넘는 악플(악성 댓글)에 10년을 참았지만, (가족에게까지 확장되는 세태를 보며) 이대로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법적으로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나서면서부터다.

 

동아일보 DB 제공
동아일보 DB 제공 

 

인터넷과 SNS 상에서 댓글을 계기로 다투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연예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정치ㆍ사회적 문제에서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비판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문제는 의견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주장을 하는 사람까지 '비난'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심리는 왜 생겨날까.

 

● 올바른 판단 기준?…타인의 행동, 직관 모두 무용지물

 

우리가 타인을 판단할 때를 생각해 보자. 타인의 행동이나 말뿐만 아니라, 자신의 직관에 근거한 경험을 토대로 결정을 내린다. 그런데 이런 판단이 별로 객관적이지 않다. 감정에 따라 왜곡되기 쉽기 때문이다.

 

다니엘 레이징 독일 드레센공대 사회심리학과 교수팀은 학술지 ‘인간성과 사회심리학 회보’ 2013년 10월호에 사람들이 타인을 평가할 때 자신과의 친밀도에 따라 다른 판단을 내린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DOI: 10.1177/0146167213507287). 같은 행동이나 말을 하더라도, 낯선 사람인지 또는 가까운 사람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을 다르게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155쌍의 친구를 모은 뒤, 농담을 던지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역할극을 시켰다. 그 뒤 각자가 경험한 타인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조사해 기록했다. 레이징 교수는 과학 보도자료 전문 사이트 '유레카얼러트'와의 인터뷰에서 “같은 행동에 대해 사람마다 다른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대부분 감정적 편견이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ㅇㅇㅇ 제공
영국 켄트대 연구팀은 직관적이라고 생각하는 실험참가자에게 타인의 소셜미디어 사진을 보여주고 그에 대한 참가자의 생각을 조사했다.-University of Kent 제공

'첫인상'으로 대변되는 우리의 직관 역시 판단을 흐리는 주범이다. 지난 7월 영국 켄트대 연구팀은  400명의 실험 참가자에게 본인이 얼마나 직관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그 뒤, 직관에 의존해 어떤 상황이나 사건에 대한 결과를 예상하게 했다. 타인의 사진을 보여주고 성격을 추측하게 하는 실험도 했다. 

 

결과는 부정적이었다. 연구팀은 "자신의 직관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믿음에 대한 어떤 근거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학술지 ‘사회심리학적 인간성과학’에 실은 논문(DOI: 10.1177/1948550617706732)에 실렸다.

 

● 반사실적 사고에 근거해 남 비난할지 결정

 

겪지 않은 일이나 실재하지 않는 일을 '상상'한 뒤, 이에 의존해 판단하는 것도 문제다. 이는 사실이 아니라 자신이 상상했던 내용을 좇는 경향인 '반사실적 사고'로 인해 발생한다.

 

조쉬 테넨바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뇌인지과학과 교수팀은 실험을 통해 반사실적 사고를 증명하고 그 결과를 학술지 ‘정신과학’ 10월 17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두 개의 공이 충돌하거나 통과해 지나가는 18개의 상황을 비디오로 만들었다. 그 뒤 아직 비디오를 보지 않은 참가자에게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즉 공이 어디에서 나와 어디로 향할지를 추측하게 했다. 그런 다음 실제 동영상을 보여주고 그들의 눈동자가 이동하는 궤적을 촬영해 비교했다. 테넴바움 교수는 “실제 동영상에 나타난 공의 궤적이 아니라, 이를 보기 전에 각자가 상상했던 쪽으로 눈이 움직였다”며 “반사실적 사고가 우리의 실제 경험을 판별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만약 ~라면’이라는 가정을 통해 실재하지 않는 일을 상상하고 자신이 직접 경험한 일의 결과와 연결짓는 것이 반사실적 사고다. 예를 들어 축구경기에서 공격수 A가 찬 공이 수비수 B의 몸에 맞고 골로 연결된 상황이 발생했다고 하자. 심판은 수비수의 몸에 공이 맞지 않았을 반사실적인 상황을 상상하고 공격수의 골인지 자살골인지 판단을 내리게 되는 것과 같다. - GIB 제공
‘만약 ~라면’이라는 가정을 통해 실재하지 않는 일을 상상하고 자신이 직접 경험한 일의 결과와 연결짓는 것이 반사실적 사고다. 예를 들어 축구경기에서 공격수 A가 찬 공이 수비수 B의 몸에 맞고 골로 연결된 상황이 발생했다고 하자. 심판은 수비수의 몸에 공이 맞지 않았을 반사실적인 상황을 상상하고 공격수의 골인지 자살골인지 판단을 내리게 되는 것과 같다. -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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