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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들의 삶과 함께하는 공제사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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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8일 13:00 프린트하기

(주)동아에스앤씨 제공
금융상품이 하나 만들어지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회원의 니즈를 파악하는 한편으로는 물가나 금리, 경기변동처럼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경제 상황을 반영해서 복잡한 수학적 모델을 고안해내야 한다. 일단 회원이 가입한 이후에는 상품 모델을 바꾸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사전에 최대한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서 시뮬레이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적지 않은 자산이 움직이는 만큼 얽히고설킨 금융상품 간의 상호작용도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 마케팅이나 회원관리까지 가면 절대적인 시간도 적지 않게 소요된다.

당연히 이러한 일을 모두 해내려면 수많은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은행이나 금융사가 덩치를 일정 수준 이하로는 줄이기 어려운 이유다. 그런데 이 모든 일을 단 6명이 해내는 곳이 있다. 바로 과학기술인공제회(이하 공제회) 회원들을 위한 적립형공제급여사업과 목돈급여사업, 대여사업을 운영하는 공제사업실이다.


회원과 함께 하는 공제회의 최전선

공제회의 설립목적중의 하나는 과학기술인의 노후보장을 위해 자산을 운용하고 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금융기관과는 달리 투자조합의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공제사업실은 은행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다루는 서비스가 일반 금융기관의 예.적금 상품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적립형공제급여는 장기형태의 적금, 목돈급여는 단기정기적금, 정기예금, 대여사업은 대출업무에 각각 대응한다.

“공제회의 공제급여 사업은 개인 적금과 비슷합니다. 퇴직연금기반의 과학기술인연금과는 다르게 개인이 임의로 가입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말하자면 OECD에서 권고하는 3층 체계 노후대비 중 저희는 3층을 담당하고 있지요. 노후대비의 최전선인 셈입니다.”

심기욱 실장은 공제사업실이 회원 접점이 가장 많은 부서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일반적인 예.적금 상품과 유사한 서비스를 다루다 보니 가입 문의도 많고 인출 관련 업무도 잦은 탓이다. 상품설계와 계리, 시뮬레이션 등 행정적인 부대 업무들도 고스란히 공제사업실의 몫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긴 하죠. 그래도 회원들에게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준의 지급률을 보장하려면 이 정도 바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사업비를 줄여서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하니까요.”

공제사업실의‘선임’격인 김성희 과장은 공제회와 공제사업실의 특성상 은행과 비슷한 고충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흔히들 은행 업무는 오후 4시 30분에 시작된다고 한다. 영업장이 문을 닫는 순간부터 비로소 각종 행정업무나 전산 업무, 계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제사업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하루에 적으면 40통, 많으면 60통까지의 전화를 받는다고. 진득하게 업무에 집중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환경이지만, 실 소속 직원들은 대수롭지 않다는 눈치다. 실무직원들은 회원들로부터의 전화 대부분이 상품에 대한 문의라고 이야기했다.


“아무래도 예.적금 상품이랑 비슷하다 보니 회원분들의 문의사항이 많아요. 간혹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세요. 또 직업특성상 회원 중 고학력자이신 분들이 많아서 상품구조를 분석해보실 만큼 까다로운 분들도 있고요. 자신이 맡긴 돈이 잘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한 것은 당연하니 이해할만한 일이죠.”


회원과 공제회의 자산을 지키는 방파제

업무가 수월하지만은 않지만, 공제사업실은 회원에게도 공제회에도 빠져서는 안 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바로 .‘버퍼’의 역할이다.

“살다 보면 목돈이 필요할 일이 종종 있어요. 그런데 많은 분이 목돈이 급히 필요하면 연금을 해지하곤 하지요. 가입 기간이 긴 상품일수록 지급률이 높은 대신 중도해지 시 불이익도 크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는 회원분들에게 큰 손해입니다. 물론 해지하시는 분들도 그 점을 아시고는 있지만 당장 급한 불을 꺼야 할 때는 아무래도 당장은 쓰지 않고 있는 돈에 눈길이 가기 마련이니까요.”

김 과장이 지적한 연금의 단점은 사실 금융권의 장기상품에 공통으로 적용된다. 장기 상품은 가입 후 일정 기간 꾸준히 유지해야 수익이 난다. 긴 안목으로 안정성을 중심에 두고 자 산이 운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산규모 변동이 잦을 경우 장기계획에 따른 투자가 곤란하고 이는 장기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거의 모든 장기상품은 중도해지에 제약이 있다. 문제는 삶이란 것이 늘 그렇듯, 예측하지 못한 일이 생겨서 급히 목돈을 써야 할 때도 종종 있다는 것이다. 이럴 때는 당장 쓰지 않고 차곡차곡 모아놓은 연금을 만지작거리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사실 공제회 상품으로서 손이 많이 가는 3년~5년 만기의 예.적금 상품은 운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공제회의 성격상 시중 은행처럼 영업조직을 갖출 수 없을 뿐 아니라 관리인력의 추가 투입이 필요하고 이는 공제회 운영비의 증가로 이어지니까요. 교직원공제회와 과학기술인공제회를 제외하고는 공제회에서 단기 예적금을 운영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죠.”

심 실장에 따르면 예.적금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공제회 본연의 임무가 연금과 공제사업운영이고, 회원들에게 일반 은행보다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려면‘규모의 경제’를 운영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자금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예.적금 상품은 장기상품인 적립형공제급여사업만 유지해왔다고 한다.

“다행히 단기상품까지 갖춰지면서 회원으로서의 높은 지급률 혜택은 누리면서도 조금 더 계획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틀이 마련됐어요. 회원분들이 굳이 적립형을 해지하지 않고도 필요에 따라 목돈을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덕분에 이전보다 적립형을 유지하는 회원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말하자면 공제사업실은 회원분들의 연금을 보호하는 방파제 같은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은행과는 다릅니다!

예.적금 상품이 자리를 잡으면서 공제회는 명실공히 ‘생애 전주기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회원들이 공제회를 일반적인 금융기관인 양 오해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아쉬울 때가 있다고. 대여업무를 담당하는 서동호 사원이 특히 이런 일을 종종 겪는다고 한다.

“대여업무는 일반 은행의 예금담보대출 같은 제도입니다. 당연히 급히 자금이 필요한 분들이 신청하실 때가 많죠. 안타까운 점은 공제회가 자산을 운용하기는 하지만 은행처럼 자체적으로 자금을 가지고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회원분들의 요청에 바로바로 대응해드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관련 규정에 따라 결재도 완료돼야 하고 지출부서의 협조도 필요하거든요. 공제회는 일반금융기관이 아니다 보니 입출금에 제한도 많고요. 그래서 시중 은행과 비교하면서 왜 빨리 처리되지 않느냐고 문의하시는 분들도 있지요.”

다른 업무에서도 고충은 비슷하다. 목돈급여사업을 담당하는 김혜진 사원 역시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많다고.
“공제사업실은 업무 성격상 공제회보다는 회원 입장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아요. 회원분들 저마다 사정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희도 인출 요청이 있을 때 빨리 지급해드리고 싶고 안타까운 마음에 일부러 접수시간을 연장하는 경우도 많지만 은행보다 빨리 대응하기는 불가능해요. 회원분들도 답답하시겠지만 공제회의 특수한 구조는 이해해주셨으면 싶을 때가 많죠.”

은행과는 다르기에 겪는 고충도 있지만, 은행과는 다르기에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는 정책들도 있다. 바로 과학기술인의 복지다. 심 실장은 공제서비스를 향후 소규모 연구소나 사업장 대상으로 중점적으로 홍보를 추진중이라고 한다. 공제회는 과학기술인의 복지를 위해 설립된 기관이고, 복지가 가장 절실한 이는 대기업 연구소나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복지가 열악한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다른 공제회와 달리 회원들의 동질성이 약해요. 각자 처한 환경이나 사정이 천차만별이죠. 그래서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보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함께 복지 사각지대에 초점을 맞춰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적금형 목돈급여 사업을 안정화시키는 데 집중하겠지만, 앞으로는 금융 복지가 정말 필요한 과학기술인에게 일반 금융기관에서는 얻기 어려운 혜택을 제공하는 데 목표를 두고 싶어요.”


회원과의 접촉이 잦기 때문에 어려운 점도 있지만 바로 그 때문에 보람도 있다는 공제사업실 사람들. 김동희 사원은 신규기관이 가입을 마치고 처음 공제회에 가입한 회원께 공제회 상품에 대해 안내를 할 때 회원들께서 긍정적인 말씀을 해주시면 무척이나 뿌듯하고 힘이 난다고 한다. 복지는 사람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제대로 된 관심과 이해가 올바른 복지의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공제사업실의 역할은 독보적인 부분이 있다. 회원들과 함께 호흡하며 부대끼는 공제사업실만의 특징은 김 과장이 설명한‘공감’에 오롯이 담겨 있다.


“적금형 목돈마련 상품에는 가입자가 구좌별로 이름을 붙일 수 있어요. 우리 아이 입학, 부부 해외여행, 부모님 칠순 이런 식으로요. 인출이나 가입 요청을 접수하다 보면 업무 처리상 구좌명을 보게 될 경우가 간혹 있는데, 마치 회원분의 삶을 엿보는 것 같아 기분이 죄송스러우면서도 묘할 때가 있어요. 눈가가 붉어질 정도로 절실한 이름도 있고, 응원해주고 싶은 이름도 있지요. 그저 숫자로만 끝날 수도 있는 일거리가 누군가에게는 삶이라는 점을 깨닫게 해 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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