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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 가득 찬 거대 풍선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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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05일 12:00 프린트하기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하 KIST)에는 특별한 실험실이 있다. 6㎥ 크기의 작은 방처럼 생겼다. 그 안에는 거대한 풍선 하나가 꽉 들어차 있다. 풍선 속 물질의 정체는 다름아닌 미세먼지다. 이 실험실의 이름은 ‘스모그 챔버(Smog Chamber). 초미세먼지를 구성하는 물질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추적하기 위한 실험 장치다.

 

미세먼지는 지름 10㎛ 이하의 먼지를 말한다. 그 중에서도 지름 2.5㎛ 이하의 더 작은 입자를 초미세먼지라고 한다. 대기 중 초미세먼지 질량의 75% 이상이 2차 생성 성분으로 알려졌다. 즉, 미세먼지를 구성하는 물질들이 공기 중에서 반응해 초미세먼지를 만드는 것이다. 스모그 챔버는 바로 이 반응 경로를 밝혀내는 장치다.

 

2차 생성 초미세먼지의 발생 경로를 밝혀내는 연구 장비 스모그 챔버와 김화진 연구원. - KIST 제공
2차 생성 초미세먼지의 발생 경로를 밝혀내는 연구 장비 스모그 챔버와 김화진 연구원. - KIST 제공

스모그 챔버 옆에는 AMS (Aerosol Mass Spectrometer)라는 기기가 있다. AMS는 공기 중에 있는 물질의 종류와 크기 등을 측정한다. 대기 중에 있는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의 구체적 정보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과학자는 AMS로 측정한 미세먼지 정보를 분석해 오염원을 예측한다. 그 다음 기상이나 발전소, 차량, 중국발 미세먼지와 같은 주변 환경 등을 고려해 가설을 세운다.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스모그 챔버를 활용한다.

 

스모그 챔버 안에 있는 거대한 풍선처럼 보이는 투명한 테프론백 안에 가설로 증명하고 싶은 미세먼지 성분을 공기와 함께 주입한다. 테프론백에는 수많은 분석 기기와 연결된 케이블이 달려 있다. 특정 미세먼지 성분이 태양광이나 구름, 안개 등과 반응해 어떤 2차 성분을 만들어내는지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다. 또한 여러 날에 걸친 실험으로 장기간 일어나는 화학반응 및 물리적 특성 변화를 추적해낸다. 이렇게 밝혀진 정보는 미세먼지 예보 및 관련 정책 마련에 활용될 예정이다.

 

‘한국과학기자협회-KIST 미세먼지사업단 세미나’에서 발표 중인 배귀남 단장. - KIST 제공
‘한국과학기자협회-KIST 미세먼지사업단 세미나’에서 발표 중인 배귀남 단장. - KIST 제공

이 연구는 미세먼지사업단 과제의 일환이다. 미세먼지사업단은 지난 5월 국가 성장 동력 확충 및 삶의 질 재고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당시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출범시킨 3개의 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단 중 하나다. 최근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배출 및 노출 저감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꾸려졌다.

 

3일 KIST 국제협력관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자협회-KIST 미세먼지사업단 세미나’에서 배귀남 단장은 “미세먼지 저감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이 기술을 보급해 미세먼지 문제를 실질적,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이라며 의지를 밝혔다.

 

실제 성과도 있다.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질소산화물을 저온에서 처리할 수 있는 촉매를 개발해 보급했다. 질소산화물은 고온에서 연료 등이 산화할 때 만들어지는 화합물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물질이다.

 

KIST 하헌필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저온 탈질촉매로 만든 필터. 질소산화물이 포함된 매연이 필터를 통과하면 질소와 물만 밖으로 배출된다. - KIST 제공
KIST 하헌필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저온 탈질촉매로 만든 필터. 질소산화물이 포함된 매연이 필터를 통과하면 질소와 물만 밖으로 배출된다. - KIST 제공

하헌필 연구원은 ”질소산화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촉매가 필요한데, 기존 촉매는 주로 300℃ 이상의 고온에서만 작동한다”며 “우리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220℃ 저온에서 활성화되기 때문에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크며 활용 범위가 더 넓다”고 말했다. 실제 이 촉매 기술은 기업에 이전되어 세계 최초로 대형 선박 엔진에 적용시켜 상용화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단은 과학과 기술, 정책 통합형 솔루션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배귀남 단장은 “현재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이 매우 높은 것과 달리 그에 대한 대응 방법에는 무지한 상황이다”라며 “미세먼지 배출원을 정확히 판별하는 등 과학 기술을 통해 실질적인 정책을 통해 국민 건강을 보호하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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