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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구조론의 현장 샌 안드레아스 단층, 그 거대한 힘을 목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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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06일 15:00 프린트하기

인간이 지진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연구를 시작한지는 이미 100년이 지나도 한참 지났습니다. 그동안 사람의 발로 갈 수 있는 곳에 대해서는 빠짐없이 돌아다녔습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태평양연안 해양과학센터를 만들어 바닷 속으로 눈을 돌릴 수 있었던 것도 캘리포니아 지역의 육지에 대해서는 이미 오랫동안 조사하고 자료를 쌓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 섭입과 단층의 움직임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곳

 

지질 현상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지하 깊은 곳에서 벌어지는 일은 상상을 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지진을 일으킨다고 하는 판들은 빨리 움직여야 1년에 2㎝ 움직입니다. 작은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알 수도, 느낄 수도 없는 움직임입니다.

 

하지만 현상에 집착하지 않고 한걸음 물러나 보면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지구의 거대한 움직임을 볼 수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인 골든 게이트 브릿지(금문교)에서 남쪽으로 약 15㎞ 떨어진 곳에 있는 홍합바위(Musseel rock)가 대표적입니다. 바다와 접한 곳은 거대한 절벽으로 돼 있는데, 이 곳에 홍합이 많이 붙어있다고 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절벽을 자세히 살펴보면 위 아래 두 층으로 나뉘어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쪽 붉은 색 암석은 북미판의 일부고 아래쪽은 검푸른 층은 태평양판의 일부입니다. 두 판이 만나면서 상대적으로 밀도가 큰 태평양판이 북미판 아래쪽으로 밀고 들어가는 모양새입니다. 물론 인간의 눈에는 거대한 하나의 바위로 보일 뿐이지만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있는 홍합 바위에서는 태평양판(아랫쪽 푸른 부분)이 북아메리카판(위쪽 흙색 부분)아래로 섭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움직임이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 - 샌프란시스코=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있는 홍합 바위에서는 태평양판(아랫쪽 푸른 부분)이 북아메리카판(위쪽 흙색 부분)아래로 섭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움직임이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 - 샌프란시스코=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태평양판과 북미판의 충돌은 북아메리카 서부에 거대한 지층 변화를 일으킵니다. 캐나다와 미국의 북부에서는 판의 섭입하는 섭입대가 있습니다. 태평양판의 남동쪽인 남아메리카 서부에도 같은 이유로 섭입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간에는 두 판이 서로 미끄러지면서 거대한 단층을 만들어냈습니다. 길이가 1200㎞가 넘는 초거대 단층인 ‘샌 안드레아스 단층’을 말이지요.

 

왜 이곳은 섭입하지 않고 미끄러지기만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샌 안드레아스 단층의 단면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무려 3㎞나 되는 길이로 시추해 단면을 확인했더니 두 판이 만나면서 강한 압력을 받아 내부 암석에 변성이 일어나면서 활석이 만들어졌습니다. 활석은 매우 미끄러운 광물로 이 영향으로 태평양판이 섭입되지 않고 미끄러지면서 단층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땅속을 3k㎞나 파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닙니다.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만큼 시추 장소를 신중하게 골라야 합니다. 그렇게 선택된 곳이 파크필드 지역입니다. 샌 안드레아스 단층의 중간 정도 있는데다, 약 20년을 주기로 지진이 꾸준히 일어나는 지역입니다. 변화를 민감하게 확인하기 위해 USGS는 이 지역에만 100개가 넘는 지진계를 설치해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파크필드에서는 직접 눈으로 변화를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파크필드에 진입하는 곳에 있는 다리 덕분입니다. 어쩌면 하필 그 자리에 다리가 있는지! 절묘하게 강이 북미판과 태평양판을 따라 놓인 덕분에 마치 두 판을 잇는 것처럼 다리가 놓였습니다. 그리고 샌 안드레아스 단층 덕분에 북미판은 북쪽으로, 태평양판은 남쪽으로 서로 미끄러지고 있지요. 그 현상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다리가 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파크필드 마을 진입로에 있는 다리는 북미판과 태평양판의 움직임으로 인해 다리가 휜 상태다. 매년 휜 정도를 파악해 다리를 보수한다(왼쪽). 이 다리 사이로 지나다는 판의 경계(샌 안드레아스 단층)가 있다는 표지판도 있다(오른쪽). - 캘리포니아 파크필드=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파크필드 마을 진입로에 있는 다리는 북미판과 태평양판의 움직임으로 인해 다리가 휜 상태다. 매년 휜 정도를 파악해 다리를 보수한다(왼쪽). 이 다리 사이로 지나다는 판의 경계(샌 안드레아스 단층)가 있다는 표지판도 있다(오른쪽). - 캘리포니아 파크필드=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판의 이동이 활발하다는 증거는 파크필드 남동쪽에 있는 카리조 평원 국가기념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왈라스 크릭(Wallace creek)은 작은 시내인데, 본래 직선으로 흐르던 물이 북미판과 태평양판의 이동으로 물길이 갈라졌습니다. 왈라스 크릭에서 좀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실제 샌 안드레아스 단층면도 볼 수 있습니다. 구글 맵을 이용해 위성사진으로 보면 판이 부딪히고 미끄러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단층면과 언덕이 마치 수박을 쪼갠 것처럼 갈라진 면을 보여줍니다.

 

본래 일자로 흘렀던 왈라스 크릭은 북미판과 태평양판이 미끄러지면서 서로 갈라졌다. 중앙에 사람이 서 있는 면이 판의 경계, 사진과 수평인 계곡이 본래 물길이다.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본래 일자로 흘렀던 왈라스 크릭은 북미판과 태평양판이 미끄러지면서 서로 갈라졌다. 중앙에 사람이 서 있는 면이 판의 경계, 사진과 수평인 계곡이 본래 물길이다.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왈라스 크릭이 있는 지역은 현재 1년에 3.4㎝라는 빠른 속도(?)로 미끄러지는 중입니다. USGS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에 1000만 년 동안 서 있는 다면 샌프란시스코의 골든 게이트 브릿지를 걸어서 갈 수 있을 것이랍니다. 공기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해저지질탐사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북미판의 일부가 계속 북쪽으로 이동 중”이라며 “지금 속도라면 2000만 년 후쯤에는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러스가 맞붙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사진 중앙 구불구불한 계곡 아래로 샌 안드레아스 단층이 지나간다. 북미판과 태평양 판이 충돌하고 미끄러지면서 생긴 단층으로 길이가 1200km가 넘는 초 거대 단층이다. - 캘리포니아 카리조평원=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사진 중앙 구불구불한 계곡 아래로 샌 안드레아스 단층이 지나간다. 북미판과 태평양 판이 충돌하고 미끄러지면서 생긴 단층으로 길이가 1200km가 넘는 초 거대 단층이다. - 캘리포니아 카리조평원=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가보자

 

학창 시절 교과서를 통해 수도 없이 들은 내용이지만 막상 눈으로 목격하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각 장소를 직접 가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주소와 GPS 좌표, 그리고 반드시 알아야할 정보를 공개합니다. 다만 이 모든 곳은 반드시 자동차를 렌트해야만 갈 수 있습니다.

 

구글 지도에 홍합바위와 파크필드 지역, 커리조 평원 단층을 표시했다. 샌 안드레아스 단층을 따라 답사 지역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구글 지도에 홍합바위와 파크필드 지역, 커리조 평원 단층을 표시했다. 샌 안드레아스 단층을 따라 답사 지역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① 홍합바위(접근 난이도 ★)
GPS N37.666145 W122.494774
구글 맵이나 네비게이션 등에 머슬록(Mussel rock)이라고 치면 주차장으로 안내됩니다. 샌프란시스코 골든 게이트 브릿지 남쪽으로 찾기 어렵지 않습니다.

 

② 파크필드(접근 난이도 ★★)
GPS N35.895186, W120.434477
판의 이동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다리는 촐라메 로드에서 파크필드-콜링가 로드로 진입하자마자 보입니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소밖에 없으니 길가에 차를 세우신 뒤 지구의 힘을 느끼면 됩니다. 사유지에 함부로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다리를 지나 파크필드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파크필드 럿지(숙소)를 지나자마자 보이는 작은 분수 구조물 앞에서 판이 이동하는 것을 설명하는 작은 기념비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작은 마을에서도 작은 기념비라 지나치기 매우 쉽습니다.

 

단층으로 인해 판이 미끄러지고 있는 것을 나타내는 기념비. 아주 작아 그냥 지나치기 쉽다.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단층으로 인해 판이 미끄러지고 있는 것을 나타내는 기념비. 아주 작아 그냥 지나치기 쉽다.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③ 왈라스 크릭(접근 난이도 ★★★★)
GPS N35.271831, W119.827301
파크필드 마을에서 근무 중인 앤디 스나이더 USGS 연구원은 카리조 평원으로 샌 안드레아스 단층을 보러 간다는 말에 단단히 준비를 해 가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아주 간단한 단어였어요. “No food, No fuel, No water.” 여기에 추가로 덧붙이면 “No human, No signal.”도 있습니다. 왈라스 크릭이 있는 커리조 평원 국가기념지 근처에 가면 식당이나 주유소는커녕 민가도 볼 수 없습니다. 물과 식사를 준비해 가야 합니다. 인적이 없는 것 곳이라 당연히 스마트폰 신호도 잡히지 않습니다. 미리 구글 오프라인 맵을 받아두던가(강력 추천), GPS 만으로 작동하는 네비게이션을 챙겨야 합니다.


자동차는 SUV여야 합니다. 길이 험해서 세단은 바닥이 다 긁힐 거예요. 4륜이면 더 좋습니다. 평원이라 걷는 길이 험하진 않습니다. 왈라스 크릭은 트래킹을 위한 길이 잘 정비돼 있습니다. 길 상태가 안 좋아 중간에 진입금지 말뚝이 박혀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구글 위성 지도를 켜서 돌아가는 길을 찾으면 됩니다.

 

▲ 멀미주의!

 

④ 샌 안드레아스 단층면(접근 난이도 ★★★★★)
GPS N35.136284, W119.676092
이곳은 이름도 없고 길도 제대로 없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길로 최대한 가까이 간뒤 조금씩 전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잘 보면 자동차가 지나갔던 흔적이 보이거든요. 다만 조금이라도 상황이 안 좋다 싶으면 멈춰야 합니다. 억지로 갔다간 스마트폰도 안 터지는 곳에서 자동차가 빠져 매우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잊지 않으셨지요? 아무것도 없습니다. 돌아가는 시간도 생각해서 움직여야 해요. 미국은 큽니다. ‘매우’ 커요.

 

※ 이 기사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의 공동 기획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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