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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무늬 결정하는 유전자 어떻게 진화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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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08일 01:00 프린트하기

 

Chicago University 제공
Chicago University 제공 

호랑나빗과의 사향제비나비(Papilio polytes) 암컷은 독이 없지만, 독이 있는 다른 나비 종의 무늬 패턴을 띈다. 이처럼 생물이 주변 환경과 비슷한 무늬나 색을 획득하거나 다른 생명체의 모습을 모방하는 것을 의태라고 한다.

 

유전적으로 가까운 종에서 왜 어떤 것은 의태 능력이 있는데 어떤 것은 없는 걸까? 또는 같은 종 안에서 왜 의태 능력의 차이가 생길까? 의태는 생태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그 진화 과정이 밝혀진 바가 거의 없다. 최근 나비의 의태 능력을 둘러싼 진화 과정을 밝힌 유전적 연구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대 생태및진화학과 웨이 장 교수팀은 나비의 전체 유전자를 분석해 200만 년 전 공통 조상에서 분화가 시작됐으며, 이때 나비의 조상은 의태 관련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다는 분석 결과를 지난 7일(현지시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

 

환경에 적응해 의태 능력을 얻은 것이 아니라 도리어 일부 종이 진화 과정에서 능력을 잃은 것이란 결론이다.  

 

제비나비는 의태 연구에서 특별한 지위를 차지하는 종이다. 자연선택이론을 주장한 찰스 다윈과 함께 연구했던 알프레드 러셀 왈라스(Alfred Russel Wallace)가 제비나비의 암컷에만 다양한 무늬가 나타나는 것을 발견한 뒤 이 종을 통해 많은 연구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후 나비들의 무늬 패턴과 모양, 행동에 까지 영향을 미쳐 의태 능력을 갖게 만드는 유전자 부위를 슈퍼유전자(supergene 또는 doublesex)라 부르게 됐다.

 

연구팀은 아시아 지역에 사는 호랑나빗과의 제비나비 5종 총 61개체의 유전자를 분석해 계통도를 작성했다. 또 의태 능력이 있는 종과 없는 종으로 나눈 뒤, 전체 유전자 중 슈퍼유전자 부위의 차이를 비교했다. 이를 통해 200만년 전 공통 조상에서 호랑나빗과 곤충이 분화됐음을 알아냈고, 이 조상은 약 16만 4300개의 염기쌍으로 이뤄진 슈퍼유전자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논문에서 “나비의 의태 능력이 환경에 적응하면서 획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호랑나빗과 곤충의 조상은 이 능력을 원래 가졌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약 200만 년에 걸쳐 특정 종 또는 같은 종내에서도 암수별로 의태 능력이 사라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성선택과 자연선택이 복합적으로 이뤄지면서 일부 나비가 의태 능력을 잃게 됐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유전적 연구의 가장 기본적 전제가 시간이 지나면서 각각의 종이 획득하게 된 능력의 차이를 유전자 수준에서 밝히는 것인데, 나비의 슈퍼유전자는 그 반대 사례였다”며 “다른 곤충의 진화 연구에도 이와 같은 접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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