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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김장 김치, 맛있는 이유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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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김장 김치, 맛있는 이유 찾았다

2017.11.30 22:00
GIB 제공
GIB 제공

겨울의 시작이라고 할 입동(立冬)이 지나면 어머니들이 준비하는 ‘큰일’이 있다. 바로 김장이다. 그러나 요즘엔 김장을 하지 않는 집이 더 많다. 실제 뉴스에서도 김장에 대한 소식보다는 맞벌이 및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김장을 포기한 ‘김포족’이 늘었다는 얘기가 더 많이 보도된다.

 

김장을 포기했다고 해서 김치를 안 먹는 것은 아니다. 김장 대신 포장 김치를 사 먹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 김장철에는 포장 김치 매출이 급상승한다.

 

어차피 같은 레시피로 같은 공장에서 제조한 김치인데 유독 김장철에 많이 팔리는 이유는 뭘까?  “김장철에 담근 김치가 더 맛있다”는 어머니들의 말씀이 영향을 미친 걸까? 그런데 실제 김장철에 담근 김치가 유독 맛있는 이유가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세계김치연구소 장지윤 박사 연구팀은 시중에 판매되는 22종의 김치를 계절별로 구매해 발효 특성을 분석했다. 배추김치의 계절에 따른 특이점을 찾기 위해 일관된 레시피로 생산되는 시판용 김치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실험 결과 김장철인 겨울에 만들어진 김치에 김치 맛을 결정하는 ‘류코노스톡’속 유산균이 특히 많이 들어있었다.

 

류코노스톡 유산균. - 세계김치연구소 제공
류코노스톡 유산균. - 세계김치연구소 제공

김치 발효에 영향을 주는 유산균은 크게 와이셀라(Weissella),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류코노스톡(Leuconostoc) 세 가지다. 와이셀라속 유산균은 김치가 발효되는 전 기간에 나타나지만 김치 맛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저온으로 오래 저장했을 때 김치에서 나는 약간의 쓴맛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락토바실러스속은 김치가 적당히 발효된 시기인 발효 숙기부터 발효 후기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 유산균으로, 포도당을 대사해 젖산만 만든다. 젖산은 신맛을 낸다. 유달리 신맛이 강한 김치에는 락토바실러스속 균이 많이 들어있을 확률이 높다.

 

류코노스톡속은 김치를 담근 직후부터 발효 숙기에 걸쳐 가장 많이 생기는 유산균이다. 포도당을 대사해 젖산뿐 아니라 유기산, 만니톨, 이산화탄소, 알코올 등을 만든다. 이같은 다양한 성분들이 여러가지 풍부한 맛을 낸다. 즉 류코노스톡속 유산균은 적당한 신맛에 시원한 맛, 톡 쏘는 청량감 등을 생성해 맛있는 김치를 만드는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일부 김치 생산 업체는 김치에 류코노스톡속 유산균을 첨가해 판매하기도 한다.

 

 계절별 김치의 발효 과정에서 나타나는 주요 유산균 분포도. 위에서부터 차례로 와이셀라, 락토바실러스, 류코노스톡 속. 겨울철 김치에 류코노스톡 유산균 분포가 특히 높다. - 세계김치연구소 제공

계절별 김치의 발효 과정에서 나타나는 주요 유산균 분포도. 위에서부터 차례로 와이셀라, 락토바실러스, 류코노스톡 속. 겨울철 김치에 류코노스톡 유산균 분포가 특히 높다. - 세계김치연구소 제공

 

 

김장철 김치에 유독 류코노스톡속 유산균이 많은 이유는 김장 김치의 염도와 수확 시기에 따른 배추 성분 차이 때문이다. 류코노스톡속 유산균은 락토바실러스속 유산균에 비해 소금에 약하다. 장 박사는 “어머님들이 김치를 담그실 때 보통 봄과 여름철에 수확된 배추에는 소금을 많이 넣고, 겨울에 수확된 배추로 담그는 김장철 김치에는 소금을 적게 넣는다”며 “이는 수확 시기에 따라 배추의 수분 및 고형분 함량이 다르고 이에 따라 미생물 분포, 맛 등도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다른 계절에 비해 가을과 겨울에 재배된 배추에 단백질, 지질, 유기산 등이 더 많이 포함된 것으로 보고돼 있다.

 

계절별로 김치를 구매한 직후 발효시키기 전에 측정한 유산균 수를 비교해 보면 겨울철 김치가 가장 적고 봄, 가을 순으로 많아졌다. 그러나 4℃에서 발효를 시킨 지 3주가 지나면 겨울과 가을철 김치의 유산균 수에 차이가 거의 없다. 반면 김치의 익은 정도를 나타내는 산도는 봄과 여름철 김치에 비해 겨울철 김치가 0.1% 이상 낮다. 장지윤 박사는 “겨울철 김치는 다른 계절 김치와 비교해 유익한 유산균 수는 비슷하지만 신맛의 척도가 되는 산도는 낮은 편”이라며 “김치의 맛을 좋게 하는 류코노스톡속 유산균 생성 비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겨울에 담근 김장 김치는 발효를 거치며 김치의 맛을 좌우하는 '적당히 신' 맛과 여러 다른 맛들이 조화를 이룬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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