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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국가책임제, 복지적 접근도 좋지만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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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3일 11:49 프린트하기

정부가 최근 시행한 치매국가책임제가 이미 치매가 발병한 환자에 대한 복지적 접근에 치중해 근본 해결책인 과학기술 연구의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치매국가책임제, 과학기술이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란 주제로 열린 제120회 한림원탁토론회에서 박상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뉴바이올로지전공 석좌교수는 “고령화로 치닫는 우리 사회에서 치매 환자의 생활을 최대한 책임겠다는 (정부의) 복지적 접근은 당연히 필요하다”며 “다만 제도가 이미 발병한 환자에 치우쳐져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1월부터 치매국가책임제를 시행하고 있다. 치매 국가책임제는 △치매지원센터 확대 △치매안심병원 설립 △노인장기요양보험 본인부담 상한제 도입 △치매 의료비 90% 건강보험 적용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 △치매 환자 대상 전문 요양사 파견 제도 도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치매를 앓는 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들로 구성됐다.

 

박상철 교수는 “치매에 대한 기초 연구를 통해 치료제를 개발하지 않으면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라며 “치매를 정복하려면 과학기술 투자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매 환자 간병과 지원 확대에 초점을 맞춘 기존 제도를 넘어, 치매 치료를 위한 기초의학 연구 활성화를 놓치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정부와 연구자들이 치매국가책임제와 과학기술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 - 김진호 제공
정부와 연구자들이 치매국가책임제와 과학기술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 - 김진호 제공

 

신희섭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및사회성연구단장 역시 “현재 암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데, 이는 1970년대 미국 닉슨 대통령이 암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45년 만의 일”라며 “치매 연구가 본격화된 지 10년밖에 안됐기 떄문에 보다 장기적 안목으로 연구가 진행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각 나라의 치매 연구개발 예산이 치매관리 비용의 1%가 돼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치매 관리비용은 13조원이지만 치매 관련 연구개발비 예산은 400억원 정도다. 한국의 치매 연구 예산은 WHO 기준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과장은 “복지부 차원에서 100억을 추가 편성해 치매 관련 연구를 도울 예정”이라며 “중복되지 않는 여러 연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묵인희 서울대 의대 교수가 치매치료제 개발현황에 대해 설명하고있다 -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제공
묵인희 서울대 의대 교수가 치매치료제 개발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제공

한편 치매치료제 개발은 여전히 더디기만 하다. 여러 제약사가 제품을 내놓았지만 번번히 임상에 실패했다. 묵인희 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교수는 “암과 같은 병을 치료할 때 표적물질과 그 작용기전을 찾은 다음, 이를 차단하는 약을 개발한다”며 “그런데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의 작용기전을 제대로 알지 못해 치료제 완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치매환자의 뇌를 보면 두 가지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 하나는 신경세포 밖에 돌덩이처럼 뭉쳐져 있는 부위로 의사들은 이를 노인반이라 부른다. 다른 하나는 신경세포 안에 실이 엉킨 듯 꼬여있는 덩어리를 이룬 부위다. 전자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은 아밀로이드베타(Amyroid β, 이하 Aβ)이고, 세포 내에서 덩어리를 만들어 신경세포를 죽이는 것은 타우(Tau)로 확인됐다.

 

신희섭 단장은 “치매의 원인으로 Aβ가 먼저 발견돼 제약회사에서 이를 표적으로 하는 약제를 개발했지만 임상에서 번번히 떨어졌다”며 “타우를 없애는 치료제를 개발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이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묵 교수는 “타우가 약이 작용하기 힘든 세포 안에 있는데다 종류도 100개가 넘는다”며 “치매 치료를 위해선 이 두 가지 단백질에 대해 더 연구해 이를 완전히 이해하게 되던지, 새로운 방안을 찾든지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이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치매의 원인부터 다각도로 재규명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연구자 스스로도 무조건 지원만 바래서는 안 된다”며 “다른 연구진, 실제 임상의사 등과 협력을 통해 보다 나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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