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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산업①]스마트 공장 거점 클러스터, 국내 제조업 혁신을 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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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9일 21:00 프린트하기

※ 편집자주. 새로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산업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 산업의 미래를 담당할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국내 각 지역 및 산업에 맞는 새로운 구조가 필요합니다. 동아사이언스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내 제조업 기반을 튼튼히 하고, 미래를 담당할 첨단 산업의 조건과 그 창출 방법을 알아보는 ‘미래시대 미래산업’ 시리즈를 총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①스마트 공장, 제조업 혁신을 꾀하다

② 바이오인공장기 기술로 바라보는 미래 첨단산업

③ 기술기반 창업 살아나야 미래 산업이 산다

④ 총정리-지역 특색 살린 한국형 혁신으로 돌파구 찾아야

 

새한진공열처리는 노트북이나 TV에 들어가는 금형 부품을 열처리하는 직원 30여 명의 중소기업이다. 부품을 열처리하기 위해서는 365일 24시간 늘 일정한 온도와 상태로 공장 설비를 가동해야 한다.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는 ‘뿌리산업’ 중에서도 힘들기로 유명해 사람들이 꺼리는 분야로 알려져 있다.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모두 외국인 노동자였다.

 

이런 공장에 변화가 찾아왔다. 2015년 1월 스마트 공장 지원사업 참여기업으로 선정된 것이다. 새한진공열처리는 SSMMS(SHVHT Smart Manufacturing Management)를 도입했다. SSMMS는 효율적 생산 관리와 품질 관리를 위한 제조 실행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영업 담당자가 스마트폰으로 고객사에서 받은 주문을 등록하면 이후 진행되는 원제품 입고, 열처리 공정 실적, 출고후 납품 등 공정과 관련된 모든 이력이 ICT 기술로 제어되고 측정된다. 이전까지는 수기로 작성하거나 생략됐던 일이다.

 

GIB 제공
새한진공열처리 작업자가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작업 정보를 입력하고 있다. 사진=스마트 공장 추진단 제공

공정의 모든 이력이 데이터로 전환되자 열처리 설비의 가동 패턴과 작업자의 작업량, 불량 이력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또 전력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 피크 전력을 분석하고, 전기를 절감할 수 있는 설비 가동 스케줄을 짤 수 있게 됐다. 이 시스템으로만 연간 전기료 5000만원을 절약했다. 스마트 공장 구축을 위해 회사가 4000만원의 비용을 쓴 것을 따져보면 단기간에 엄청난 효과를 누린 셈이다. 여기에 처음으로 국내 인력도 2명 채용했다.

 

신성ENG는 태양광에너지 발전 및 클린룸설비 등을 생산하는 중견기업으로 올해 8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대표 스마트공장으로 지정했다. 작년 10월 준공한 용인 스마트 공장은 클린룸 설비의 핵심 설비인 ‘팬필터유닛(Fan Filter Unit)’을 제조한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제품을 만드는 클린룸 안의 청정 작업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미세한 먼지를 제거한다.

 

용인 공장의 모든 생산 관련 정보는 데이터화 된다. 데이터로 최적화된 생산 스케줄을 만들고, 이 스케줄에 따라 자재실, 조립실, 포장실, 물류시스템이 돌아간다. 또 공장 내 모든 생산 데이터는 수집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가시화’된다. 가시화된 정보는 생산자 및 관리자, 외부인까지 볼 수 있도록 공장 곳곳에 있는 대형 디스플레이에 실시간 공유된다.

 

신철수 신성ENG E&G사업부문 생산기술팀 부장은 “작업자 입장에서는 생소한 일이 늘어난 셈이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며 “올 1월 시스템을 오픈하고 몇 달간 생산 효율이 비슷한 수준을 맴돌다 점진적으로 효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음성 공장에서 한 사람이 시간당 0.65개의 팬필터유닛을 생산했는데, 용인 스마트 공장에서는 1.1대로 늘어나 생산성이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GIB 제공
신성ENG 신철수 부장이 자재실, 생산라인, 포장실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가시화 프로그램을 설명 중이다. 사진=이혜림 기자

신성ENG는 직접 생산한 태양광에너지 설비를 스마트 공장에 도입했다. 공장 안 모든 건물 옥상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고 옥외에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구축했다. 여기서 발전되는 전기에너지 중 280㎾는 공장의 생산 동력으로 사용하고 350㎾는 한국전력공사에 판다. 이렇게 태양광에너지 발전으로 절약하는 전기요금이 올해만 1억 5000만원이다. 신철수 부장은 “올해 자가발전률은 43% 수준으로, 향후 70%까지 올릴 것”이라며 “스마트 공장 시스템은 공장 발전의 내비게이터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 4차 산업혁명 중심에 스마트 공장이 있다

 

최근 몇년간 ‘4차 산업혁명’, ‘인더스트리(Industry) 4.0’ 등이 산업계의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제조업 부흥 전략으로 ‘스마트 공장’이 강조됐다. 스마트 공장은 제품 설계부터 유통 및 판매에 이르는 공정 전체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효율적 생산을 하는 지능형 공장을 말한다. 생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고 활용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인다.

 

4차 산업혁명, 인더스트리 4.0과 마찬가지로 스마트 공장의 개념 역시 독일에서 유래됐다. 독일 인공지능연구소(DFKI)는 2004년 제조업 자동화시스템에 인터넷을 접목하는 스마트 공장 개념을 만들었다. 스마트 공장 개념의 탄생 배경에는 독일 산업 환경의 변화가 있다.

 

독일의 숙련 노동자들이 퇴임할 시기가 되면서 이들의 업을 이을 새로운 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 했고, 세계 제조업 1위 타이틀을 뺏길 위기에 놓인 독일은 새로운 산업 체계를 마련해야 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생산기술연구소 IT융합공정그룹 김보현 박사는 “공장에 새로운 인력을 유입시키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며 “독일은 공장을 스마트화 해 숙련 노동자들이 지닌 기술을 시스템화 하고 자동화를 통해 노동 강도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GIB 제공
스마트 공장의 대표 모델로 꼽히는 독일 암베르크 지멘스 공장. 사진=Siemens 제공

국내 상황 역시 독일과 다르지 않다. 국내 제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으로 특히 2010년대 들어 크게 높아졌다. 갈수록 제조업이 중요해지는 반면 제조업에 종사하는 숙련된 기술인력은 공급이 정체돼 있다. 값싼 노동력을 찾아 생산 공장이 동남아 등으로 이전하면서 생산 활동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제조업 전반에 새로운 혁신의 계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 정부, 스마트 공장 보급에 앞장서

 

정부는 올해 7월 발표한 국정 5개년 계획에서 ‘과학기술 발전이 선도하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전략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제조업 부흥을 위한 스마트 공장 인증제도 도입, 확대’와 ‘2022년까지 스마트 공장 2만 개 보급 및 확산’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스마트 공장 보급을 위한 예산안도 공개했다. 향후 3년 간 R&D에 2154억의 예산을 투입해 집중 지원할 계획을 밝혔고, 스마트 공장 기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시장 창출에도 2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하 KISTEP)은 7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 중소기업 혁신과 경쟁력 제고에 필요한 공동 정책연구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두 기관은 스마트 공장 등 현안에 대한 정책연구를 진행 중이며, 우리나라 중소기업 수준과 역량에 맞는 맞춤형 정책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KISTEP의 미래 기획, 정책연구 역량과 생기원의 R&D 역량, 기업 네트워크를 두루 활용해 실효성 높은 정책 대안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스마트 공장 보급 및 확산 사업은 2014년 하반기부터 시행됐다. 당시 100억원 규모의 지원사업을 시작으로 2015년 6월 '민관합동 스마트 공장 추진단'이 설립됐다.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이자 스마트 공장 추진단을 이끌고 있는 박진우 단장은 “국내 대기업이 빠르게 성장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생산성과 유연성을 높이면서 환경친화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 공장 추진단은 작년까지 누적 2800여 개의 스마트 공장을 도입했다. 정부지원금 이상의 비용을 스마트 공장 구축에 투입할 수 있는 기업 중 심사를 통해 선정한다. 기업 규모와 상관 없이 정부지원금 상한선은 한 기업당 최대 5000만원이다.

 


● 안산 반월·시화공단, 스마트 공장 거점 ‘사이언스 밸리’로 재탄생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기계나 부품, 화학 등 뿌리산업 기업이 집중돼 있는 경기도 반월·시화공단은 스마트 공장 구축의 최적지로 꼽힌다. 정부는 ‘안산 사이언스 밸리’를 조성, 스마트 공장 전환을 확대할 계획이다. 사이언스 밸리 조성 사업에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LG이노텍, 경기테크노파크,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가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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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팩토리 데모공장 내부. 사진= 스마트 공장 추진단 제공

안산 사이언스 밸리의 목표 중 하나는 노후되고 영세한 공장들을 국제 경쟁력을 갖춘 스마트 공장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변 기업들에 스마트 공장 기술을 홍보하고 전수하기 위한 거점 공간인 ‘스마트팩토리 데모공장’을 설치 및 운영 중이다.

 

안산 반월·시화공단에 700평 규모로 위치한 데모공장은 스마트 공장 추진단과 전자부품연구원이 작년부터 2020년까지 5년에 걸쳐 테스트베드를 마련하기 위해 구축했다. 전자, 기계, 바이오 등 주요 산업을 선정해 구체적인 스마트화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다양한 산업 분야 적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멘스, 슈나이더일렉트릭 같은 글로벌 기업과, 삼성SDS, LS산전, 현대위아 등 국내 24개 기업이 데모 공장 구축에 협력하고 있다.

 

국제표준 및 산업표준을 고려해 스마트 공장 기반 시스템을 연동할 수 있도록 활용 방안을 테스트하는 역할도 한다. 국내 스마트 공장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이 해외에서도 연동해 활용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데모공장은 작년 기계부품 분야 테스트베드를 구축했으며, 내년까지 전자부품 생산 테스트베드를 구축할 계획이다.

 

스마트 공장 추진단 박진우 단장은 “스마트 공장이 일자리를 줄인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스마트 공장 구축의 궁극적 목표는 결국 질 높은 일자리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하청만으로도 유지가 가능했지만 요즘 시장에서는 불가능하다”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사이에 놓인 우리나라는 스마트 공장 확대를 위한 집중적 지원을 통해 제조업 혁신을 해야 더 많은 중소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지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기사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취재지원으로 작성됐습니다.

 

 


이혜림 기자

pungni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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