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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드라마' 못 끊는 심리, 진화적 근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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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20일 10:57 프린트하기

드라마 '왔다 장보리'의 이유리(연민정 분), '내 남자의 비밀'의 진해림(박정아 분), '아내의 유혹'의 신애리(김서형 분), 일명 '김치 싸대기' 장면으로 유명한 '모두다 김치'의 임동준(원기준 분)...

 

모두 소위 '막장 드라마' 속 악인이다. 이들은 시간이 갈수록 잔혹함과 집요함을 더해가다, 극적인 파국과 함께 파멸한다. 시청자들의 긴장감도 덩달아 높아진다. 사람들은 도를 넘어선 ‘막장 드라마’ 속 악인을 욕하면서도 이상한 매력에 빠져 끝까지 채널을 돌리지 못한다.

 

 

사실 오랜 세월 사랑받아온 고전이나 옛날 이야기들의 상당수도 결국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는 것이니 꼭 요즘의 막장 드라마만 탓할 일도 아니다. 악인 이야기를 즐기는 이런 심리는 어디에서 왔을까.

 

독일과 영국의 심리학자들이 18일 '네이처 인간행동'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런 심리는 악인이 응징받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에 생긴다. 이 마음은 6세 무렵에 처음 생기며, 유인원인 침팬지도 갖고 있다. 종을 초월한 진화적인 이유가 있는 것이다.

 

나타차 멘데스 독일 막스플랑크 인간인지및뇌과학연구소 연구원팀은 침팬지 17마리와 4~6세 어린이 각 24명(총 72명)을 대상으로 '상황극' 실험을 설계했다. 상황극에는 두 인물이 등장한다. 한 명은 음식을 베풀어주는 착한 역할을 하고, 나머지 한 명은 그런 인물을 배반하고 음식을 독차지하는 이기적이고 나쁜 인물을 연기한다.

 

잠시 뒤 화난 표정의 제3의 인물 ‘심판자’가 등장해 두 인물 중 한 명을 무작위로 골라 벌칙으로 매질을 하는 시늉을 한다. 4초간 벌칙을 가한 뒤, 심판자는 동작을 멈추고 맞던 인물을 끌고 무대 뒤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져 그곳에서 마저 벌을 가했다.

이 때 침팬지와 아이들은 남은 장면을 보고 싶으면 대가를 지불하면 된다는 사실을 사전 훈련을 통해 알고 있는 상태다. 침팬지는 무거운 문을 온몸으로 미는 육체노동을 해야 하고, 어린이는 장난감 동전을 지불해야 한다. 연구팀은 실험 장면을 녹화해 침팬지와 아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침팬지의 경우, 착한 인물이 맞을 때엔 18%가 장면을 보러간 반면 나쁜 인물이 맞을 때엔 50%가 보러 가 확률이 약 3배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어린이는 달랐다. 4세 어린이는 인물의 선악 여부와 상관없이 여러 번 돈을 내 처벌 장면을 보고 싶어 했다. 5세 어린이는 두 인물 중 한 명에게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6세가 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악한 사람을 보겠다고 동전을 낸 경우가 반대 경우의 2배 이상으로 갑자기 증가했다. 

 

흥미롭게도, 6세가 된 어린이는 악인이 맞는 모습을 보며 찡그린 웃음을 짓는 비율이 갑자기 늘어났다. 착한 인물이 맞을 때의 네 배 이상이었다. 연구팀은 "남이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보는 것"이라며 "악인의 처벌을 보는 마음 깊은 곳에 기쁨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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