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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트리의 고향은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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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21일 00:00 프린트하기

연말이 되면 거리 곳곳에서 반짝이는 장식으로 꾸며진 크리스마스 트리를 볼 수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인조 크리스마스 트리는 바늘처럼 가느다란 짙은 초록색 잎이 빽빽이 나 있는 원뿔 모양의 나무다. 이런 크리스마스 트리의 실제 모델은 놀랍게도 우리나라 한라산이 고향인 ‘구상나무’다.

 

실제 구상나무는 세계적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로 가장 많이 쓰이는 나무다. 친척이라고 할 수 있는 전나무와 비교해 키가 작고, 잎이 빽빽하게 자라 관상용으로 적합하다. 구상나무는 1920년 영국 식물학자 헨리 윌슨에 의해 알려졌다. 윌슨은 한라산에서 채집한 구상나무의 표본을 분석해 기존에 알려진 것과 전혀 다른 ‘신종’임을 알아냈다. 그래서 구상나무의 이름은 영어로 ‘Korean fir(한국 전나무)’고 학명은 ‘Abies koreana  E. H. Wilson’이다.

 

H. Zell (cc) https://commons.wikimedia.org 제공
구상나무 잎은 소나무에 비해 납작하고 짧다. 잎 끝에 홈이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 Abies koreana. by H. Zell (cc) https://commons.wikimedia.org 제공

윌슨의 발표 이후 미국은 구상나무를 개량해 수십 종의 신품종을 만들어내고 특허까지 등록했다. 미국은 개량한 구상나무를 세계로 판매했다. 이후 구상나무는 크리스마스 트리로 널리 쓰이게 됐다.

 

구상나무가 자생하는 숲은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있다. 국내 구상나무 숲의 면적은 1200ha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그중 67% 정도가 제주도 한라산에 분포해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자생하고 있는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면적은 803.56ha다. 1ha가 가로세로 100m인 면적이니 엄청난 규모다.

 

그런데 이런 구상나무 숲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30% 이상의 나무가 말라 죽은 고사목이다. 여기에 어린 나무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2011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는 구상나무를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제주도 한라산에 자생하는 구상나무 숲. 많은 수가 말라 죽은 모습이다. - 국립산립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제공
제주도 한라산에 자생하는 구상나무 숲. 많은 수가 말라 죽은 모습이다. - 국립산립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제공

한라산 구상나무가 말라 죽어가는 이유는 명확히 밝혀진 바 없다. 다만 과학자들은 봄철 수분 부족, 지속적 기온 상승, 태풍이나 강풍 등의 환경적 영향이 원인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에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에서는 올해부터 구상나무 숲 복원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소는 어린 구상나무 묘목 1000그루를 한라산 해발 1630m에 있는 영실등반로 일대에 처음 시험으로 심었다. 대상지는 가로세로 50m 면적으로 구상나무가 대량으로 말라 죽은 곳이다.

 

시험 식재한 구상나무는 한라산 영실 등반로 1630m 일원에서 자생하는 구상나무 종자를 수집해 파종하여 3년 동안 기른 어린 묘목이다. 올해 7월 식재한 묘목은 현재 70% 이상 살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김재훈 박사는 “시험 식재한 곳에 7월부터 10월까지 평균 이틀에 한 번 꼴로 24㎜ 수준의 강수량을 보였는데, 이처럼 적은 양의 비가 지속적으로 내리는 환경은 묘목이 자라기 좋다”며 “향후 자생지에서 강수량, 토양 상태, 기온, 풍속 등의 환경이 구상나무 식생에 주는 영향 등을 분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에서 식재한 구상나무 묘목. 뿌리 보호를 위해 친환경 소재로 감쌌다. 동전 라벨링을 달아 생장 과정을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제공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에서 식재한 구상나무 묘목. 뿌리 보호를 위해 친환경 소재로 감쌌다. 동전 라벨링을 달아 생장 과정을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제공

이어 김 박사는 “한라산은 내륙 지방과 달리 화산 분출에 의해 토양이 쌓여 토층이 얇다”라며 “따라서 한라산에 자생하는 구상나무는 태풍 같은 강한 바람이나 집중 강우 같은 급격한 기후 변화에 뿌리가 크게 흔들리는 등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제주 서귀포시 한남연구시험림 현지 보존원에 한라산 구상나무 묘목을 옮겨 심을 예정이다. 자생지 외의 지역에서 유전자원을 보존하기 위해서다. 김 박사는 “한라산 구상나무 복원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았다”라며 “이후 꾸준히 한라산 구상나무의 보전 및 복원을 위한 기술 개발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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