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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산업②]新시장 혁명 나선 한국형 인공장기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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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21일 20:00 프린트하기

※ 편집자주. 새로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산업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 산업의 미래를 담당할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국내 각 지역 및 산업에 맞는 새로운 구조가 필요합니다. 동아사이언스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내 제조업 기반을 튼튼히 하고, 미래를 담당할 첨단 산업의 조건과 그 창출 방법을 알아보는 ‘미래시대 미래산업’ 시리즈를 총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① 스마트 공장, 제조업 혁신을 꾀하다
② 인공장기 기술로 바라보는 미래 첨단산업
③ 기술기반 창업 살아나야 미래 산업이 산다
④ 총정리-지역 특색 살린 한국형 혁신으로 돌파구 찾아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산업계에는 크게 두 가지 변화가 찾아온다. 첫째는 기존 산업의 체질변화, 둘째는 과거에 생각할 수 없었던 신(新) 산업의 등장이다. 스마트공장과 같은 제조업 혁신은 첫 번째 사례, 인공지능과 로봇, 첨단의료 산업의 태동을 두 번째 사례로 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과 로봇이 신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정책전문 연구기관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바이오, 의료 분야의 혁신이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이상의 파급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로 ‘인공장기’ 기술이 꼽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신기술이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가진 기술로 인공장기 분야를 꼽고, ‘기술영향평가’를 시행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인공장기 기술이 바이오, 의료분야에 큰 파급력을 가진 것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인공장기 기술은 의료 현실을 뿌리부터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질병으로 장기기능이 망가진 환자는 이식수술이 유일한 방법이지만 현재 기술로서는 같은 인간의 장기를 뇌사자 등으로부터 이식받는 방법이 유일하다. 적합한 도너(장기제공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다가 수술을 받지 못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2013년부터 5년간 국내에서만 7776명의 이식대기환자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인공장기 기술이 실용화 되면 인공장기의 생산, 보관, 유통 등 분야에서 막대한 산업적 파급력도 기대된다.
 
●사람 몸에 돼지 장기 이식하는 시대

 

이종장기 이식에 필요한 미니돼지. 인수공통 전염병 예방을 위해 철저한 무균환경에서 키우기 때문이 ‘무균돼지’라고도 불린다. - 서울대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 제공
이종장기 이식에 필요한 미니돼지. 인수공통 전염병 예방을 위해 철저한 무균환경에서 키우기 때문에 ‘무균돼지’라고도 불린다.
- 서울대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 제공

인공장기 기술 중 현재 가장 실용화 가능성이 높은 것은 다른 동물의 장기를 인간의 몸에 이식하는 ‘이종장기’ 분야 연구다. 사람 몸속에 다른 동물의 장기를 넣으려면 무엇보다 면역으로 인해 생기는 거부반응을 낮춰야 한다. 다른 동물의 세포가 인체에 들어오면 이물질로 인식하고 공격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유전공학 기술로 면역반응을 없앤 ‘형질전환 돼지’를 만들면 해결이 가능하다. 다만 크기를 사람 정도로 줄인 ‘미니돼지’를 사용해야 한다. 돼지는 임신기간이 100일정도로 짧고, 수개월만 기르면 이식에 충분한 크기로 자라나는 점 등이 장기 생산에 유리하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팀은 2016년 4월 형질전환 돼지의 심장을 개코원숭이에 이식하는데 성공하고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 원숭이는 수술 후 3년간 생존했다. 같은 해 11월, 국내 연구진도 비슷한 성과를 냈다. 건국대와 국립축산과학원 공동 연구팀은 초급성 거부반응을 비롯해 일부 거부반응을 해결한 형질전환돼지 ‘믿음이’를 개발하고, 그 심장을 원숭이에 이식해 51일간 생존시키는 데 성공했다.

 

돼지의 생체조직은 면역거부반응 유전자 조작으로 완전히 없애지 않아도 일부 실용화가 가능하다. 각막, 피부, 인대 등 조직과 췌도 등의 내분비기관 일부가 상대적으로 면역거부반응이 매우 낮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국내 서울대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이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연구진은 이식수술에 쓸 수 있는 각막 조직을 미니돼지에서 얻어내고, 이 각막을 영장류에 이식시켜 6마리 모두에서 6개월 이상 시력을 유지시키는 데 성공했다. 


중국도 2016년 2월 돼지의 각막 상피 일부를 14세 소년에게 이식하고 일주일만에 시력을 일부 회복한 바 있다. 기술적으로는 각막 전체를 이식한 국내 기술이 더 뛰어나다는 평가다. 이종장기개발사업단 측은 2018년 말 사람을 대상으로 각막 전층을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영장류를 통한 실험에서 췌도 이식 효과를 확인하고 임상을 준비 중이다. 이 때가 되면 당뇨 완치의 가능성도 엿볼 수 있게 된다.

 

●이종장기-세포배양-기계기술 3박자 어우러져야

 

‘오가노이드’ 기술을 나타낸 개념도. 인간의 몸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고 배양하면 치료에 필요한 세포나 장기를 생산할 수 있다. - 사이언스 제공
‘오가노이드’ 기술을 나타낸 개념도. 인간의 몸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고 배양하면 치료에
필요한 세포나 장기를 생산할 수 있다. - 사이언스 제공

이종장기는 이식용 장기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만 이 이외에도 다른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그 중 현실성 높은 기술로 ‘세포기반 인공장기’ 기술이 꼽힌다. 이 방법은 환자 몸에서 뽑아낸 줄기세포를 이용해 이것을  필요한 장기나 세포로 다시 배양해 장기를 만드는 기술이다. 환자 자신의 세포를 배양해 장기를 만드는 것이니 거부반응도 거의 없다.

 

이 분야는 최근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라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연구자들이 줄기세포를 배양해 소장이나 대장, 위 등 인간의 장 세포로 만들다 보니 세포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자연히 장기의 형태를 띠기 시작하는 것을 발견하면서부터 연구가 시작됐다. 오가노이드는 인체의 분화과정을 연구하는 기초학문이지만 앞으로 이 기법을 응용하면 실제 인공장기 개발에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완전하진 않지만 실제 적용 사례도 있다. 2013년 타케베 타카노리 일본 요코하마대 연구원은 유도만능줄기세포(iPS cell)를 이용해 인간의 간세포를 만들었다. 이것을 내피세포 등과 섞어 간 싹(liver buds)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 간 싹이 비록 콩알만 한 크기에 불과하지만, 이 싹을 동물의 병든 간에 주위에 이식해 주면 혈관이 연결되면서 실제로 간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실험용 쥐를 이용해 증명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제공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제공

 

오가노이드 외에 세포기반 인공연구로 ‘바이오 프린팅’ 기술도 주목할만 하다. 3D프린터로 살아있는 세포를 원하는 형태로 찍어 장기 모습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 비스연구소 연구진은 2016년 3D프린터를 이용해 심장조직을 실험적으로 인쇄하는데 성공했다. 신준섭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서울대 의대) 교수는 “3D프린터는 장기의 형태를 지지하는 구조체나 뼈 등, 거부반응이 거의 없는 조직을 등을 만들 때 유리하다”며 “여기에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첨단 세포 배양기술을 덧붙인다면 수술에 필요한 장기를 원하는 시기에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인간의 장기기능을 각종 기계장치로 대신하는 ‘전자기기 인공장기’ 기술도 발전추세에 있다. 인간의 청각을 회복하게 도와주는 인공 와우(청각신경조직), 로봇형태의 의수, 팔 다리 기능도 포함된다. 이미 수많은 신장병 환자들이 체외 인공신장을 이용해 투석을 받으며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한 사례다. 그러나 폐, 장, 간 등 복잡한 장기는 기계기술로 구현하기 까다로워 주로 근골격계 보조나 일부 순환계 질환용으로 주로 연구되고 있다.

 

최근엔 이종장기, 세포배양, 전자기기 등 다양한 인공장기 기술의 장점만을 취하는 ‘융복합 형태의 연구도 등장하고 있다. 일례로 오가노이드 기술을 복제동물을 만들 때 사용하는 체세포 복제기술과 접목하면 처음부터 인체 거부반응을 완전히 없앤 형질전환 돼지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즉 오가노이드 기술과 체세포 복제기술, 그리고 이종장기 기술 3가지를 융합한 셈이다. 


다만 이 기술은 인간과 돼지의 혼종(키메라)을 만드는 셈이라 윤리문제가 대두된다. 김장환 생명연 줄기세포연구센터장은 “관련 연구를 하려면 두뇌만큼은 인간과 같은 것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못 박는 등, 관련규정을 철저히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 특성 고려한 ‘한국형 혁신산업’ 이끌어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제공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제공

현재 인공장기 기술을 완전히 실용화한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만큼 일단 실용화에 성공하면 파급되는 신시장 형성, 일자리 창출, 기존 치료산업의 재편 등 의료시장의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KISTEP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 의료분야 연구 발전은 물론, 관련 인력 양성에 따른 교육시장 변화 등도 예상된다. 또 새로운 이종장기 연구, 새로운 이식방법과 수술도구, 관련 약품 개발이 이어지면서 의료시장이 활발해지며, 여기에 따라 생겨나는 산업구조 변화도 예측된다. 이를 위해서 관련 규제, 제도개선 역시 필수적으로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 연구진은 5년 정도면 기술적으로 부분 조직이식이 가능해지며, 7~8년 정도면 실제 장기이식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ISTEP 보고서에 따르면 상용화는 앞으로 10~15년 사이 일어난다. 췌도, 각막 등의 동물에서 떼어낸 일부 생체 조직을 인간에게 이식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장기 분야는 전 세계 선진국들이 앞 다퉈 선점하려고 드는 분야로, 국내 산업역량을 총 집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 역시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술의 불안정성을 해결하기 위한 법 제도를 확충하고,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등 인공장기 기술을 국가혁신 전략의 일환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KISTEP 기술영향평가 위원장을 맡았던 이영식 한양대 분자생명과학부 교수는 “수년 내에 기술적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만 인체에 이식할 하려면 수십 종의 재료 하나마다 식약처 등 인증을 받아야 하는 등 쉽지 않은 절차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이를 돌파하기 위한 ‘지역 특화식 산업화 전략도 요구되고 있다. 형질전환돼지 개발 역량을 가진 서울대와 건국대, 관련분야 연구기업이 포진한 수도권, 그리고 오창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을 중심으로 한 충청권 등이 동물실험 역량이 뛰어나다. 전자기기 인공장기 연구에 앞장설 역량을 갖춘 지역으로는 의료기기 특화지역인 원주가 꼽힌다.

 

이 교수는 “국내 현실에 모든 분야를 독식할 순 없으므로 지역별 특화산업을 내세워 해외 연구진과 협력하며 국제적 역할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제 연구 컨소시엄에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한 노력도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관리 중인 형질전환돼지의 모습.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관리 중인 형질전환돼지의 모습.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기사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취재지원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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