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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미생물이 알려주는 내 몸 사용 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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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22일 15:27 프린트하기

최근 장내미생물이 말 그대로 ‘핫’하다. 암 발병이나 항암 면역치료제의 효과 조절 등 관련이 없어 보이는 영역에서도 장내미생물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장내미생물을 점검하면 인체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의사 출신인 김윤근 전(前)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는 인체의 장내미생물을 분석해서 건강 상태를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2014년 MD헬스케어라는 벤처를 세웠다. MD헬스케어가 서울대병원, 이화여대목동병원 등에서 환자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장내미생물을 검사한 결과 위암, 대장암, 폐암 등 9가지 암에 대한 진단 정확도가 90% 이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장내미생물 정보 담은 나노 소포체
11월 29일. 기자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D헬스케어 연구소에서 장내미생물 검사를 받았다. 방법은 좀 까다로웠다. 우선 마음대로 배출시키기가 극도로 어려운 대변을 ‘모아 와야’ 했다. 대변 검사는 장내미생물 검사인만큼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추가로 소변과 혈액도 채취했다. 이원희 MD헬스케어 연구소장은 “미생물이 분비한 나노 소포체를 분석하기 위해 소변과 혈액을 채취한다”고 설명했다.

 

유해한 미생물(왼쪽)과 이들이 분비한 나노 소포체(오른쪽). 위는 폐렴구균, 아래는 황색포도상구균이다. - NIAID, MD헬스케어 제공
유해한 미생물(왼쪽)과 이들이 분비한 나노 소포체(오른쪽). 위는 폐렴구균, 아래는 황색포도상구균이다. - NIAID, MD헬스케어 제공

나노 소포체는 세포의 외막에서 분비되는 20~200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크기의 작은 물질로, 세포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크기가 아주 작은데다가 세포막 성분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장간막을 통과할 수 있어 혈액과 소변에도 나노 소포체가 들어 있다. 특히 각 나노 소포체는 어떤 세포에서 나왔는지 알려주는 유전정보를 담고 있다. 따라서 소변과 혈액에서 분리한 나노 소포체의 유전정보를 분석하면 어떤 미생물이 장 속에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대장내시경 검사 권고
검사를 받고 약 3주가 지난 뒤 결과가 나왔다. 분석 결과에는 낯선 미생물 이름이 40종가량 적혀 있었다. 위장질환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정도만 눈에 익었다. 7장에 걸친 분석 결과에서 맨 마지막장에 질병 별로 유익한 미생물과 해로운 미생물이 정상인에 비해 얼마나 많고 적은지 이해하기 쉽게 점수로 알려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숫자를 하나씩 비교하면서 안도감이 들다가도 심장이 철렁 내려앉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예컨대 대장암의 경우 유익한 미생물의 종류와 양을 알려 주는 점수는 정상 범위보다 조금 높았고, 대장암 환자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해로운 미생물은 정상인의 점수 범위보다도 낮았다. 이 정도면 안심이다.

 

그런데 대장염 항목은 이와 달랐다. 유익한 미생물 점수는 정상 범위보다 조금 높았는데, 해로운 미생물은 점수는 무려 5배나 높았다. 대장염이 지속되면 용종이 발생할 수 있고, 용종은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 소장은 “대장암과 대장염에 관여하는 장내미생물은 서로 다르다”며 “미생물 분포를 통해 위험도를 예측해 본 만큼 현재 대장에 염증이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수치가 높으니 대장내시경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D헬스케어 연구원이 장내 미생물의 DNA를 분석하기 위해 시료를 준비하고 있다. - 최영준 제공
MD헬스케어 연구원이 장내 미생물의 DNA를 분석하기 위해 시료를 준비하고 있다. - 최영준 제공

소화기질환에서 뇌질환까지… 신뢰도 확보가 관건

장내미생물 분석 결과로 어디까지 알 수 있을까. MD헬스케어에서 보내온 결과지에는 위와 대장을 비롯해 심혈관질환, 뇌질환, 비뇨기질환, 폐질환 등 다양한 분야의 위험도 정보가 담겨 있었다. 이 소장은 “환자들과 정상인의 장내미생물 데이터가 많을수록 예측 정확도가 높아지는데, 현재는 위와 대장 등의 소화기질환 분야의 예측 정확도가 높은 편”이라며 “각 질병 별 환자군과 정상인의 장내미생물 데이터를 계속 구축해 검사의 신뢰도를 높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장내미생물과 개인의 유전자를 분석해 건강 상태를 검사하는 ‘나를 위한 정밀의학’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과학동아 2018년 1월호 특집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과학동아 2018년 1월호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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