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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어깨 맞대고 일한다”… 산업현장서 ‘협동로봇’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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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27일 12:30 프린트하기

사람과 로봇이 한 공간에서 일을 한다. 사람과 부딪힌 로봇은 즉시 어깨를 움츠려 사람이 충격을 받지 않도록 배려한다. 전기기술자가 정밀한 부품을 조립하는 동안 로봇은 옆에서 부품과 공구를 하나씩 집어 건네준다. 복잡한 조립과정이 끝나면 곧 이어 마무리 조립작업을 맡는 것도 로봇의 몫이다.

 

가까운 시일 안에 산업현장이 큰 폭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와 달리 사람과 어깨를 맞대고 일하는 로봇이 최근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일본-한국 협동로봇 개발 경쟁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산업용 협동 로봇 ‘아미로’가 생산공장에서 전자제품을 박스에 포장하고 있다. -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산업용 협동 로봇 ‘아미로’가 생산공장에서 전자제품을 박스에 포장하고 있다. -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한국기계연구원은 26일 41주년 창립기념식에서 올해 최우수 연구로 경진호 책임연구원이 개발한 국내 최초 5㎏급 산업용 양팔로봇 ‘아미로’를 선정했다. 이 로봇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산업용 양팔로봇으로, 프로그램에 따라 사람이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일을 대신할 수 있다. 인간의 상반신처럼 생긴 이 로봇은 두 개의 팔로 사람의 작업을 돕고 보조할 수 있다. 산업용 협동로봇을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것이어서 국내 산업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

 

그간 아미로와 같은 협동로봇이 산업현장에 들어오지 못한 건 안전성 때문이다. 현재의 자동차, 전자제품 등 많은 공장은 자동화가 돼 있지만 대신 사람의 접근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산업용 로봇은 크고 힘이 센 것이 대부분이라 부상의 위험이 크기 때문. 작고 정밀한 작업을 하는 로봇은 주위 사람이 다칠 위험은 낮지만, 그럼에도 사람의 접근을 막는다. 정해진 순서대로 움직이는 로봇을 멋모르는 사람이 손을 대면 오작동을 일으켜 공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까닭은 로봇이 사람이 일하고 살아가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인터렉션(상호작용)’ 기능이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 그러나 아마로 등의 협동로봇은 주변환경에 대응할 줄 안다. 여기에 사람이 주변에 있는지 시각으로 확인하고, 힘을 써야 하는 작업을 구분해 낸다.

 

경 연구원은 “두 팔을 정밀하게 움직이면서도 주위에 방해받지 않는 양팔로봇의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며 “스마트폰 등 다양한 정밀산업 현장에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협동로봇 개발이 아마로가 처음은 아니다. 이 분야 로봇기술이 가장 앞선 곳은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다국적 로봇기업 ‘ABB’가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 해 산업용 양팔로봇 유미(YuMi)를 공개했는데, 이 로봇은 아미로와 비슷한 기능을 갖춘, 산업현장에서 인간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최초의 협동로봇으로 꼽힌다. 실용화 가능한 수준의 인터렉션 기능을 갖춘 세계 최초의 로봇이다.

 

 

 

일본도 이 분야 로봇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정밀산업에 강점을 보이는 일본은 여러 회사가 이 같은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세이코-엡손’ 사는 정밀 협동로봇 ‘워크센스 W-01’을 최근 발표했다. 유미나 아미로가 책상에 올려두고 사용하는 형태인 반면, 워크센서 W-01은 바퀴를 장착해 손쉽게 이동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소규모 생산에 투입하면 생산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개발사 측의 설명이다. 야스카와전기도 지난 6월 최소, 최경량 협동로봇 ‘모토미니’를 출시한 바 있다. 또 나치(Nachi), 가와다(Kawada)’ 등 다수의 일본 기업이 포장 및 조립 등 생산용 양팔로봇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산업용 협동로봇의 출시는 이미 국제적 추세로 보인다.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는 2016년 발행하는 매거진 ‘IEEE 스펙트럼’을 통해 2016년 초 로봇 개발의 주요 트렌드가 양팔로봇이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미국 벤처캐피털 루프벤처스에 따르면 협동로봇의 비중은 점점 더 늘어나 앞으로 전체 산업용 로봇의 34%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인간수준 정밀작업’ 익히려면 손가락 기능 관건

 

현재 아마로나 유미 등은 모두 손 끝에 집게 등을 붙이고 작업한다. 전문가들은 협동로봇 기술이 더 발전하려면 사람처럼 손가락을 가진 로봇 등장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이 분야는 기계공학의 극치로 꼽힌다. 손가락이 다섯 개면 관절은 15∼20개가 들어가니 공업용 로봇 4∼5대를 좁은 책상 위에 올려놓고 한꺼번에 일을 시키는 셈이기 때문이다. 촉각을 대신하기 위한 각종 센서도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독일항공우주연구소(DLR)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소가 만든 ‘DLR’ 시리즈 로봇손은 대당 수억 원 정도의 가격에 연구용 장비로 팔릴 정도다.

 

국내에서 산업용 로봇손을 개발하고 있는 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꼽힌다. 배지훈 생기원 선임연구원팀은 팩인홀(기계부품 속에 다른 부품을 끼워 넣는 작업) 등 수작업이 필요한 정밀 조립작업이 가능한 양팔로봇을 2015년 세계최초로 개발해 주목받은 바 있다. 머리위에 있는 카메라 장치로 각종부품을 인식하는 동시에 손끝 감각을 이용해 물건을 집어 올려 조립한다. 로봇 손가락과 팔 관절 마디에서 생기는 전류량을 계산해 힘을 제어하는 ‘블라인드 그라스핑’이란 방법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값비싼 힘센서를 쓰지 않고도 복잡한 손동작을 해 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양 손에 각 16개씩, 모두 50개의 관절을 갖고 있어 다양한 인체 동작을 흉내 낼 수 있다. 오차 0.05㎜ 수준의 정밀한 조립작업이 가능하다.

 

배 연구원은 “현재는 종이같은 얇고 가벼운 물건도 집어들 수 있을만큼 성능이 발전했다”면서 “사람 손처럼 물건에 따라 손가락 모양을 바꿔가며 물건을 집어 들기 때문에 다양한 산업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협동로봇 기능이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궁극의 협동로봇 개발이 가능하다면 가정용 서비스로봇 실용화도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로봇 기술의 발전 덕분에 청소, 설거지, 요리 등 집안일을 척척 처리해 주는 가사도우미 로봇의 등장도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양팔 로봇. 사람처럼 두 손을 이용해 각종 기계부품을 조립할 수 있다.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양팔 로봇. 사람처럼 두 손을 이용해 각종 기계부품을 조립할 수 있다. - 전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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