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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가지 키워드로 돌아보는 2017년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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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31일 17:00 프린트하기

2017년 스마트폰은 여전히 뜨거운 이슈의 중심에 서 있었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에 더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신제품도 계속해서 쏟아진다.

 

하지만 그에 비해 전반적인 흥미는 예전같지 않다. 아무래도 근래 2~3년 내에 나온 스마트폰의 성능이 너무 높아지면서 신제품이 나와도 곧장 바꿔야 할만큼 기존 기기가 불편하지 않은 것이 이유가 될 것 같다. 새로운 기술은 여전히 흥미롭고, 반도체의 발달도 높이 살 만하지만 ‘사야겠다’라고 결정 지어줄 무엇인가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기술과 현실의 괴리는 올 한해 스마트폰 시장 밑바닥에 깔려 있었다. 시장 성숙기에 접어 들었다는 이야기다. 올 한 해를 훑고 지나간 스마트폰 기술의 흐름들을 짚어본다.



● 더 길어진 화면, 둥근 귀퉁이

 

2017년 스마트폰이 겉으로 보기에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은 ‘길어졌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의 디자인은 이제 어느 정도 한계에 다다랐다. 겉으로 보기에 차별을 두기는 더 어려워졌고, 그럼에도 반짝거리는 신제품에 대한 시장의 요구는 점점 커졌다.

 

올해 그 돌파구는 디스플레이로 좁혀졌다. 그 동안 제조사들은 테두리를 줄이고 앞면을 화면으로 가득 채우고 싶어했다. 하지만 기술적인 한계가 있었고, 홈버튼을 비롯해 물리적인 인터페이스에 대한 부분도 있었다. 콘텐츠가 16:9였던 것도 스마트폰 디자인을 가두는 요소가 됐다.

 

18:9 비율의 디스플레이는 그 고민들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2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를 통해 등장한 LG전자 G6는 새로운 디스플레이의 명분을 설명하는 데에 공을 들였다. LG전자는 가로로 더 넓어지는 영상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다는 이유로 길어진 화면을 설명했다. 또한 세로로 길면 한 눈에 더 많은 콘텐츠를 볼 수도 있다.

 

최호섭 제공
18:9 비율 화면을 처음 연 LG전자 G6, 최호섭 제공

이 흐름은 곧이어 등장한 갤럭시S8 시리즈는 물론이고 LG전자의 V30, 그리고 애플의 아이폰까지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18.5:9로 조금 더 긴 화면을 심으면서 상징과도 같았던 물리 홈 버튼을 없앴다. 구글은 오래 전부터 안드로이드 단말기의 물리적 버튼을 소프트웨어 버튼으로 전환하고자 했기 때문에 갤럭시S8의 변화는 어색함보다 디자인적인 향상이 더 부각됐다.

 

애플은 더 극단적으로 테두리를 없앴다. 다만 수화기부를 지울 수는 없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디스플레이로 채우면서 남은 ‘노치(notch)’가 디자인적으로 이질감을 준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홈버튼이 사라진 것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길어진 화면에 대한 흐름은 분명했다.

 

또 하나는 네 귀퉁이가 둥글게 처리됐다는 점이다. 보통 앱의 화면은 직사각형을 기반으로 설계된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올해 등장한 18:9 비율의 스마트폰들은 네 귀퉁이가 디스플레이까지 둥글게 가공했다. 네모난 픽셀로 구성된 디스플레이가 곡선으로 마무리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고해상도와 화면 디더링 기술이 결합돼 자연스러운 곡선들이 나올 수 있게 됐다. 


이는 디자인적인 요소도 있지만 충격을 이겨내기 위한 이유가 더 크다. 테두리가 극단적으로 줄어들면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때 디스플레이가 직접적으로 충격을 받기 쉽다. 하지만 끝을 둥그렇게 처리하면 충격이 분산되기 때문에 충격에 강해진다. 디자인과 효용성이 적절히 잘 어우러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들이 이 디스플레이에 맞춰지면서 디자인은 더 구분하기 어려워진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 홍채, 얼굴 등 생체 인식 수단의 확대

 

생체 인식은 오랫동안 가장 안전하고 완벽한 보안 도구로 꼽혀 왔다. 복제가 쉽지 않고, 개인 식별에 유리한 데다가 분실의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리 잡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기술적인 문제가 많았기 떄문이다. 무엇보다 잘 읽히지 않았다. 인식의 정확도가 높지 않았고, 속도도 느렸다. 무엇보다 번거로웠다. 하지만 애플이 지문 인식 센서를 전원 버튼과 연결하면서 많은 부분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거의 모든 스마트 기기가 지문 인식 센서를 품었고, 이를 통한 비밀번호 대체와 금융 거래도 이뤄졌다. 그 안정성이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또 다른 방식의 생체 인식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홍채 인식을 발표했다. 사람 눈 안쪽에 있는 홍채를 카메라로 비춰 그 형태를 통해 개개인을 식별하는 것이다. 홍채는 지문만큼이나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미 여러 곳에서 생체 보안 수단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발화 사건으로 기기 자체의 유통이 막히면서 실제 보급은 해를 넘겼다. 결국 올해 갤럭시S8을 시작으로 삼성전자는 지문 외에 홍채를 또 하나의 보안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와 제휴한 국내 금융권들은 홍채로 은행 비밀 번호를 대신할 수 있도록 했다. 카메라 센서를 흘깃 쳐다보는 것으로 기기와 서비스의 잠금이 풀리면서 그 만족도는 높아졌다.

 

최호섭 제공
지문 대신 얼굴을 보안 수단으로 삼은 애플 아이폰X, 최호섭 제공

애플도 아이폰X의 디자인을 화면으로 가득 채우면서 홈 버튼을 없앴다. 이는 곧 지문 인식 센서인 터치ID를 없앤다는 것이다. 대신 얼굴을 인식하는 ‘트루 뎁스 카메라’를 넣었다. 적외선 센서와 일루미네이터를 통해 얼굴을 3000여개의 3차원 좌표값을 갖는 점으로 읽어내는 것이다. 애플은 이를 이용해 지문을 대신했다. 미국을 비롯해 애플페이가 서비스되는 지역에서는 결제 확인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물론 여전히 장벽은 있다. 국내 환경에선 여전히 금융 거래에 지문이 중심이고, 갤럭시 노트7과 함께 홍채가 새로 포함된 정도다. 얼굴을 비롯한 다른 생체 기술은 받아들이는 데 조심스럽다. 이 때문에 애플의 페이스ID는 국내에서 생체 ID로서의 역할에 제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문과 홍채, 얼굴 인식은 생체 인식에 대한 거부감을 줄였고, 센서와 반도체 기술이 발전하면서 속도와 정확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점차 더 많은 생체 정보가 보안 목적으로 쓰이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 선택 기준에서 멀어진 프로세서 속도

 

올해도 새로운 모바일 프로세서들이 등장했다. 퀄컴 스냅드래곤 835를 비롯해, 삼성전자의 엑시노스9 8895, 그리고 애플의 A11 바이오닉 등 쟁쟁한 프로세서들이 등장했다. 성능과 배터리 효율은 더 높아졌고 요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는 머신러닝을 처리할 수 있는 구조도 갖췄다.

 

하지만 실제 발표되는 제품들 중에서 프로세서가 두각을 드러낸 예는 별로 없었다. 신제품 발표에서도 아예 프로세서를 언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대신 달라진 화면이나 보안을 위한 생체 인식에 더 초접이 맞춰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서서히 흘러온 흐름이다. 시장 초기에는 스마트폰 교체의 이유가 성능에 집중되어 있었다. 더 빠른 프로세서는 즉각적으로 체감할 수 있었고, 할 수 있는 것들도 늘어났다. 그 자체로 신제품 교체의 이유가 되었다. 하지만 이제 운영체제도, 프로세서도 상당 수준에 올랐다. 느린 스마트폰 찾는 게 어려운 일이 됐다.

 

모바일 프로세서의 뼈대가 되는 ARM의 기본 설계의 업데이트도 크지 않다. 이는 ARM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까지의 로드맵은 그대로 흘러가고 있는데, 반도체 제조 기술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고성능 프로세서를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생산해내고, 각사가 이를 다시 손 봐서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만들다 보니 생긴 일이다.

 

오히려 성능 외의 부분들, 즉 사용자 경험을 만드는 요소들이 기기의 가치를 더 많이 결정한다. 내년에도 새 프로세서들이 줄줄이 대기중이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프로세서가 대중적인 선택의 잣대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한 발 물러선 모듈형 스마트폰


지난해만 해도 스마트폰의 일부 부속을 마음대로 바꿔 끼울 수 있는 이른바 ‘모듈형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컸다. 스마트폰을 통째로 새로 사는 게 아니라 필요에 따라 디스플레이를 바꾸거나 프로세서, 카메라를 바꾸면서 입맛에 맞추어 원하는 기능들 위주로 설계하는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가 컸다.

 

구글은 몇 년 째 ‘프로젝트 아라’라는 이름의 완전 모듈형 스마트폰을 실험해 왔다. 한 번도 구글이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지만 세상 모두가 알고 있었고, 기대하던 일이었다. 2016년에는 LG전자가 플래그십 모델인 G5에 오디오와 카메라 기능을 확장하는 모듈을 발표했다. 모듈형 스마트폰이 조립PC처럼 금세 다가올 것만 같았다.


구글의 프로젝트 아라를 비롯해 LG전자의 G5 모듈도 올해는 그 맥이 끊어졌다. 최호섭 제공
구글의 프로젝트 아라를 비롯해 LG전자의 G5 모듈도 올해는 그 맥이 끊어졌다. 최호섭 제공

하지만 기술적으로 기기를 모듈화하면서 완전한 호환성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고, 소프트웨어 최적화도 어렵다. 내구성이나 조립 완성도에 대한 문제도 있다. 무엇보다 ‘하드웨어를 왜 확장해야 하나’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풀어내지 못했다. 결국 LG전자는 초기 발표한 것 외에 새로운 모듈을 더 내놓지 못했고, 올해 G6를 통해 모듈형 스마트폰을 내려 놓았다. 구글도 아라 프로젝트를 말 그대로 ‘프로젝트’로 보고 잠정적으로 개발을 중단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구글도 모듈형 스마트폰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고 언제든 다시 개발을 이어갈 수 있다. 페이스북도 모듈형 스마트폰을 두고 구글과 비슷한 시도를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2016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모듈형 스마트폰은 결국 1년만에 가라앉게 됐지만 여전히 시장은 모듈형 스마트폰에 관심을 갖고 있다. 구글이나 LG전자도 그 경험이 헛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 인프라로 자리잡는 무선 충전

 

전자제품과 전선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스마트폰은 PC의 데이터를 옮겨 담거나 적어도 충전을 위해 USB 케이블을 꽂아야 했다. 케이블은 여전히 가장 확실하고 안정적인 통신, 충전 수단이지만 거추장스러운 게 사실이다. 이 선을 끊기 위해 구글은 애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USB 케이블을 통한 백업을 허용하지 않았다. USB 케이블의 역할은 충전과 콘텐츠 이동 정도였다.

 

여기에 Qi나 PMA 등 무선 충전기술이 표준 기술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서서히 무선 충전이 시장으로 잡혀가기 시작했다. 이미 삼성전자를 비롯해 적지 않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Qi 방식의 무선 충전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다만 애플이 이 기술에 인색했다. 아이폰 소재가 금속 중심이란 점도 이유도 꼽혔다. 하지만 점차 무선 충전 기술이 관심을 갖게 됐고, 기술적으로 충전 속도나 안정성도 높아지면서 올해 아이폰8과 아이폰X에 Qi 기반의 무선 충전 기술을 넣었다. 이는 꽤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애플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애플도 무선 충전 기술을 도입하면서 이제 적어도 스마트폰에서는 큰 장벽 없이 무선 충전 기술이 대중화되는 움직임이 보인다. 이로 인해 기기나 운영체제를 가리지 않고 무선 충전을 쓸 수 있다는 메시지가 시장에 깔렸다.

 

자동차 기업들도 부쩍 차량 어딘가에 무선 충전 패드를 깔기 시작했고, 이케아를 비롯한 가전 기업들도 무선 충전기를 옵션으로 가구에 넣을 수 있도록 했다. 스타벅스도 미국에서는 테이블마다 무선 충전기를 넣었다. 이제 무선 충전은 그 자체로 하나의 환경, 그리고 인프라가 됐다. 클라우드와 무선 충전은 적어도 스마트폰에서는 선을 끊어냈다.

 

 

※ 필자소개

최호섭. PC사랑을 시작으로 최근 블로터까지 IT 분야만 팠다.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서 들여다보기 시작한 노트북과 팜 파일럿 PDA는 순간이 아니라 인생을 바꿔 놓았다. 기술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역사와 흐름을 읽고자 한다. 세상은 늘 배울 게 많고, 기술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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