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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8] 삼성, LG,소니... 사람들이 원하는 진짜 스마트 TV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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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 09일 19:40 프린트하기

‘가전 전시회’라는 이름을 품고 있는 CES의 전통적인 볼 거리는 역시 TV다. LCD에서 3DTV와 스마트TV로, 그리고 다시 OLED와 퀀텀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새 디스플레이 경쟁으로 넘어가는 것이 요즘의 흐름이다.


올해도 그 기술 경쟁은 조금도 느슨해지지 않았다. 이제 TV는 이쯤이면 된 게 아닌가 싶은데도 꾸준히 새로운 기술들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큰 틀에서는 비슷해 보일 수 있다. 올해도 기본적인 주제는 ‘스마트’와 ‘차세대 디스플레이’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몇 년새 이 시장은 사실상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치열한 기술 전쟁으로 이어져 왔다. 2018년 CES에서도 두 회사는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 스마트 TV, 사물인터넷으로 확장


LG전자의 새 TV 이름은 ‘LG AI OLED TV ThinQ’다. 이름부터 요란하다. TV 개발에 참여한 모든 관련 부서의 이름을 다 붙인 듯하다. 대신 이 TV의 지향점이 무엇인지는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와 사물인터넷 플랫폼인 ‘씽큐’ (ThinQ)다.


LG전자의 기본 전략은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음성 인식 플랫폼을 끌어 안는 것이 특징이다. 말을 알아듣는 게 누구인지가 핵심이다. LG전자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파트너로 받아들였다. LG전자가 자체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플랫폼으로 앞세운 딥씽큐(Deep ThinQ)와 구글 어시스턴트가 합쳐지면서 음성 인식의 정확도를 높이고, 기기 확장성도 넓힐 수 있게 됐다.


LG전자 박일평 사장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 박일평 사장 (사진=LG전자 제공)

자연스럽게 LG전자의 TV는 스마트폰과 구글홈 스피커에 이어 또 하나의 ‘구글 어시스턴트 기기’가 된다. TV에 명령을 내려서 콘텐츠를 찾고,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연결된 기기를 제어하는 것도 된다. 구글 포토로 사진을 검색하고, 지도, 날씨 등 구글의 서비스도 잘 된다. 한동안 주춤했던 ‘스마트TV’가 다시 자리를 잡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자체 인공지능 솔루션인 ‘빅스비’를 가전으로 확대한다. TV에도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빅스비를 통해 TV를 제어하고, 콘텐츠를 찾고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가전 사물인터넷 플랫폼인 ‘스마트씽즈(SmartThings)의 허브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는 TV뿐 아니라 제 2의 디스플레이로 꼽고 있는 냉장고 ‘패밀리 허브’에도 빅스비와 스마트씽즈를 접목했다. TV나 냉장고는 가족 공용의 기기지만 목소리를 인식해 이용자를 구분하는 것으로 개인화하기도 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장, 삼성전자는 IoT의 개념을 사물인터넷에서 사물 인공지능(Inteligent of Things)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장, 삼성전자는 IoT의 개념을 사물인터넷에서 사물 인공지능(Inteligent of Things)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둘 다 머신러닝 기반의 음성인식과 이를 통한 기기 제어에 목적을 두고 있다. 사용자 경험에서도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두 회사가 이 시장을 접근하는 방법은 완전히 다르다. LG전자는 유력한 플랫폼에 올라타 기존 생태계를 끌어안는 것이 목표다. 이미 LG전자는 구글과 아마존 모두와 손잡고 있다. 구글을 끌어안으면서 새 TV는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동되는 모든 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됐다. 수많은 기기의 허브가 되는 셈이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하면서 음성 인식의 정확도도 단숨에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자체 기술에만 집중하지 않는 셈이다. 여기에 씽큐 브랜드와 웹OS를 붙여 자체 기술의 자존심을 적절하게 지켜내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TV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단순화’에 있다. 점점 복잡해지는 TV의 기능을 더 쉽고 단순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목소리를 그 수단으로 삼았다. 삼성전자는 꽤 오랫동안 TV를 음성으로 제어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번번히 쓴 맛을 봤다. 이 문제를 다시 음성으로 풀어내겠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목표다. 음성이 리모컨을 대신할 만큼 편한지는 따져봐야 할 일이다. 하지만 그만큼 빅스비의 음성 인식 기술에 대해 자신이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또한 빅스비를 중심으로 자체 플랫폼과 생태계를 꾸리려는 시도도 눈에 띈다. 이는 LG전자의 전략과 정 반대에 있다. 가전 업계가 삼성전자의 빅스비와 스마트씽즈에 올라탈 수 있도록 플랫폼을 이끌어가는 시도는 높이 살만하다.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체 플랫폼을 가져가면서 자연스럽게 구글과 아마존의 플랫폼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대신 오픈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끌어안는다. ‘오픈 커넥티비티 파운데이션’이 대표적이다. 완성된 어시스턴트 서비스 대신 제조사간 표준을 만들고, 그 위에 자체적인 음성인식과 머신러닝 기술, 그리고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만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로서는 플랫폼 전략이 성공해야 하는 이유 중 가장 무거운 짐 중 하나이기도 하다.



● 끝나지 않은 디스플레이 패널 기술


최근 TV 전쟁이 삼성전자와 LG전자로 집중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두 회사가 TV 완제품을 만들면서 디스플레이 패널도 직접, 혹은 그룹 계열사를 통해 만들기 때문이다. 가장 최신 기술을 먼저 앞서서 받아들일 수 있는 기본 조건이 갖춰진 것이다.


지난 2년간 이 전쟁의 승자는 OLED를 채택한 LG전자였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에는 LCD를 고집했지만 TV등 대형 디스플레이는 일찌감치 OLED를 내밀었다. OLED TV는 2010년을 전후해서는 그저 시연용 기술에 불과했지만 불과 5~6년만에 시장에서 팔리는 주력 제품으로 성장했다. 특히 LG전자의 OLED TV는 프리미엄 시장을 단숨에 사로 잡았다.


삼성전자는 반대로 소형 AM OLED 시장을 사로잡았지만 대형 디스플레이는 한 발 늦었다. 대신 더 진화된 LCD 기술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발표된 퀀텀닷 디스플레이다. QLED라는 묘한 브랜드도 붙였다. 퀀텀 디스플레이는 분명 좋은 디스플레이지만 백라이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검은색 표현과 같은 LCD의 근본적인 문제를 풀어내진 못했다.


올해도 삼성전자는 QLED를, LG전자는 OLED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에는 큰 변화가 없다. 다만 두 회사는 서로의 디스플레이에 맞설 새 무기도 함께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OLED에 맞설 패널 디스플레이 기술로 마이크로LED를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OLED에 맞설 패널 디스플레이 기술로 마이크로LED를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를 이용한 ‘더 월(The wall)’을 발표했다. 마이크로LED는 LED  소자의 크기를 작게 만들어 OLED와 마찬가지로 빛과 색을 동시에 낼 수 있도록 하는 디스플레이다. 그 동안 LED는 크기가 컸기 때문에 흰색 빛을 밝히는 백라이트용으로 쓰거나 초대형 디스플레이에 활용했는데, 소자의 크기를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줄이면서 RGB(빨간색, 초록색, 파란색)를 표현하는 서브 픽셀로 만드는 기술이다. 빛과 색을 동시에 표현하기 때문에 OLED와 마찬가지로 색 표현력이 좋고 디스플레이도 더 단순하게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 픽셀만 그대로 더하면 되기 때문에 더 큰 화면을 만들거나 다른 비율의 화면을 만들기에도 유리하다. OLED와 더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로서는 이미 놓쳤다고 평가받는 OLED에 뛰어드는 것보다 다음 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OLED외에 중저가 시장을 잡을 새 LCD 기술을 내놓았다. 나노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것으로 LCD 패널의 다음 세대 기술로 꼽힌다. 기존 LCD와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가장 바깥쪽인 컬러필터 앞에 나노미터 크기의 편광 소재를 덧붙이는 것이다. 주변의 필요 없는 빛들이 화면의 색을 다르게 보이게 하거나 간섭이 생기지 않도록 막아주는 것이다. LG전자는 LED  백라이트 크기를 줄여서 수직으로 빛을 밝히는 대신 화면 뒤에서 직접 흰색 빛을 비춰주는 백라이트 방식도 적용한다.


LG전자는 OLED를 전면에 내세웠다. 곡면을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LG전자는 OLED를 전면에 내세웠다. 곡면을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역시 삼성전자가 먼저 선점한 퀀텀닷 디스플레이를 건너뛰고 다음 세대의 LCD 기술을 노리는 것이다. 같은 기술로는 현재 구도를 깨기 어렵다는 판단이 공교롭게도 동시에 전략으로, 또 제품으로 만들어진 셈이다. 디스플레이 기술이 여전히 TV 시장의 중요한 이슈가 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 또 다시 스마트


결국 TV는 다시 ‘스마트’라는 옷을 입게 됐다. 앱과 인터넷 웹 브라우저를 중심으로 했던 초기 스마트TV는 모두 실패로 끝났다. 음성 인식도 리모컨을 대신하지 못했다. 시장이 바랐던 TV의 ‘똑똑함’은 그게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TV의 스마트 무용론도 있었다. TV와 모니터의 차이는 점점 더 모호해졌고, TV는 그저 화면만 잘 나오면 되고, ‘스마트’는 셋톱박스나 동글이 맡는 편이 나았다. 먼 길을 돌아서 온 TV의 스마트화는 오랫동안 업계가 꿈꿔 온 ‘스마트 허브’의 역할을 입게 했다. 사물인터넷의 허브가 되고, 개개인의 클라우드 정보를 찾는 디스플레이의 역할로 변화했다.


물론 변화는 있다. 거실의 기기가 그 자체로 허브 역할을 맡기 위해 PC, 게임기, 셋톱박스 등의 형태를 갖던 것과 달리 두 회사의 TV 허브는 모두 클라우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클라우드의 단말 역할로 TV를 잡는 것은 꽤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소니는 TV 화질 전용 반도체 X1 얼티미트를 발표했다. 8k 해상도의 이미지까지 실시간으로 처리한다.
소니는 TV 화질 전용 반도체 X1 얼티미트를 발표했다. 8k 해상도의 이미지까지 실시간으로 처리한다.

똑똑해지는 TV 안에는 반도체 기술도 눈에 띈다. LG전자는 ‘알파9’이라는 이름의 TV용 반도체를 소개했다. 이 칩은 TV에 들어가서 더 나은 화면을 만드는 데 힘을 더한다. TV의 선명도를 결정하는 샤프니스, 색 기술의 최신 트렌드인 다이내믹 레인지 확장(HDR), 노이즈 제거, 120㎐ 프레임, 사운드 등의 이미지 처리를 맡는다. 그 동안은 DSP(digital signal processor)로 불리는 칩이 이 역할을 맡아 왔는데 GPU를 품은 범용 프로세서로 이 역할을 대신한다. 모바일용 반도체를 만들겠다고 시장에 뛰어 들었다가 쓴맛을 봤던 LG전자지만 화면의 정보가 점점 더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TV 이미지를 처리하는 프로세서로 방향을 잡은 것은 괜찮은 선택으로 보인다.


소니도 고화질을 위한 전용 프로세서를 발표했다. ‘X1 얼티미트(Ultimate)’라는 이름의 프로세서다. 실시간 데이터 처리량을 높여 영상의 화질을 끌어올린다. 4k 수준을 넘어 4배 더 높은 해상도를 내는 8k 디스플레이까지 제어할 수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의 크기가 커지면 모션 블러 현상등이 생길 수 있는데, HDR을 비롯한 화질 관리를 처리할 수 있다. 스마트TV의 냉탕과 온탕을 모두 겪었던 전자 업계로서는 ‘똑똑하다’라는 의미를 분명 이전과 다르게 받아들이는 듯 하다.


 


 

※ 필자소개

최호섭. PC사랑을 시작으로 최근 블로터까지 IT 분야만 팠다.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서 들여다보기 시작한 노트북과 팜 파일럿 PDA는 순간이 아니라 인생을 바꿔 놓았다. 기술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역사와 흐름을 읽고자 한다. 세상은 늘 배울 게 많고, 기술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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