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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뇽뇽 사회심리] 나만 친구 없어! 나만 불행해! 라는 생각이 찾아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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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 13일 15:00 프린트하기

‘누구누구가 ○ ○했더라’ 하는 이야기들을 듣거나 특히 SNS 등을 보고 있노라면 ‘나만 고양이 없어! 나만 유럽 여행 못 가봤어! 나만 친구 없어! 나만 불행해!’라고 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갑자기 그 전에는 괜찮아보였던 나의 특성들이 어딘가 부족해보이기 시작한다. 주변의 누군가가 대담한 도전을 했다던가 화려한 모험을 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듣기라도 하면 괜히 그럭저럭 만족하며 살고 있었던 나의 일상이 너무 안일했던 것은 아닌지, 내 삶은 이대로 괜찮은 것인지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GIB 제공
GIB 제공

이렇게 우리는 사회적 비교(social comparison)에 취약하고 그 결과에 쉽게 영향받는 동물이다. 최근 성격 및 사회심리학지(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실린 한 연구에 의하면 ‘내가 평가하는 나의 사회성’ 또한 비교에 매우 취약한 영역이라고 한다(Deri et al., 2017).


Sebastian Deri 등의 연구자들은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파티에 나가는 횟수, 친구의 수, 다양한 사람들을 널리 아는 정도 (소셜 네트워크의 넓이), 다양한 그룹에 속한 정도 등 일반적으로 좋은 사회성의 척도라고 여겨지는 문항들에있어 자기 자신과 ‘내 주위의 누군가’의 성과를 각각 평가하게 했다. 그랬더니 약 50 ~ 70%의 사람들이 자신보다 주위의 다른 사람들이 더 파티에 자주 참석하고, 친구도 더 많고, 더 많은 그룹에 소속되어 있고, 더 넓은 소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약 2 ~ 7% 정도만이 남들보다 자신이 더 사회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우리들 중 다수가 ‘나만 친구 없어! 나만 외로워!’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GIB 제공
GIB 제공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연구자들은 사람들은 비교를 할 때 머리 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사회성’에 대해 생각해보면 사회성이 나쁘거나 고만고만한 사람들보다는 외향적이고 어딜가나 인기가 많았던 그 친구를 가장 먼저 떠올리고는 사회성이 좋은 쪽으로 편향되어있는 그 정보를 그대로 활용해 비교에 임한다는 것이다. 외향성 1%의 누군가와 자신을 비교하는 순간 99%의 우리들은 ‘역시 나는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마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자들이 집단을 나누어 한 집단의 사람들에게는 주변의 사회성이 좋은 사람과 자신의 사회성을 비교하도록 하고 또 다른 집단의 사람들에게는 사회성이 좋지 않은 사람과 비교하도록 했을 때 전자의 사람들은 자신의 사회성을 나쁘게 평가했지만 후자는 보통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나만 친구가 없다고 느껴지는 것은 애초에 비교의 기준이 지나치게 편향되어 있어서 생기는 착각에 가깝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속속들이 사정을 알 수 있는 것은 오직 나의 내면일뿐, 타인의 사정에 대해서는 겉으로 보이는 피상적인 정보가 전부인 경우가 많다. 지금 이 사람이 웃고 있는 것이 정말 행복해서 웃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속은 울고 있지만 애써 웃고 있는 것인지, 친구들 사이에서 정말 행복한지 아니면 실은 그 속에서도 외로운지 그 사람의 내면에 접속이 불가능한 우리는 알 수 없다.


우리가 속속들이 또 풍부하게 알 수 있는 내면의 사정은 오직 자기 자신에게로 한정되어 있고 타인의 풍부한 내면에는 닿을 수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에서 자기 자신이 가장 심오하고 복잡한 내면 세계의 소유자인 것처럼 생각하곤 한다. 그렇게 나의 웃음에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의미가 담겨져 있을 수 있으나 타인의 웃음은 그냥 ‘행복’을 의미한다고 여기며 타인에 대해 쉽게 고민이 없는 것 같다거나 행복해보여서 부럽다는 등의 생각을 갖게 된다. 내가 누군가를 보며 편하게 살아서 좋겠다고 부러워할 때 또 다른 누군가는 나를 보며 같은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쉬워 보이는 삶은 있어도 정말로 쉬운 삶은 없는 법이다. 사회적 동물로 태어난 이상 우리는 그 누구도 외로움, 소외감, 버림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 사람들로부터 받은 상처, 이별의 아픔, 미움과 시기, 오해, 갈등, 비교의 고통, 내 삶이 의미 없고 쓸모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간다. 한계가 많은 인간으로서 각자 정도는 달라도 우리 모두 나름의 짐을 지고 살아가는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자기 품 안의 짐만 바라보며 내가 제일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고 나만 각종 고통을 당하고 좋은 일은 꼭 나만 빗겨 간다며 불만을 토로하곤 한다(Davidai & Gilovich, 2016). 심각하게 나만 ○ ○가 없다고 느껴질 때면 혹시 타인들에 대한 피상적인 정보만 가지고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Davidai, S., & Gilovich, T. (2016). The headwinds/tailwinds asymmetry: An availability bias in assessments of barriers and blessing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11, 835–851.
Deri, S., Davidai, S., & Gilovich, T. (2017). Home alone: Why people believe others’ social lives are richer than their ow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13, 858-877.

 

 

 

※ 필자소개
지뇽뇽. 연세대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적인 심리학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 (jinpark.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동아에 인기리 연재했던 심리학 이야기를 동아사이언스에 새롭게 연재할 계획이다. 최근 스스로를 돌보는 게 서툰 이들을 위해 <내 마음을 부탁해>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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