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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사람 못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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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 15일 12:30 프린트하기

매트릭스, 아이로봇, 터미네이터 등 인공지능을 소재로 한 SF 영화를 보면 암울한 미래를 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보다 튼튼한 몸과 뛰어난 지능을 가진 인공지능이 반란을 일으키거나 이미 인간을 지배하고 있는 세계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지죠.


요즘 들어 이런 이야기가 곧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처럼 인공지능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무려 4000년 동안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여겼던 바둑에서 인공지능이 프로 기사를 상대로 이기는 장면을 전 세계가 목격했습니다.

 

보스톤다이나믹스에서 개발한 로봇 '아틀라스'
보스톤다이나믹스에서 개발한 로봇 '아틀라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인류미래연구소가 인공지능이 바둑에서 인간을 뛰어 넘을 거라고 예측한 것보다 10년 정도 빠른 시기였죠.

 

지능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보행로봇을 개발하는 회사인 미국의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걷고 뛰는 것은 물론이고 점프를 해서 징검다리를 건너거나 공중제비를 도는 로봇을 공개했죠. 사람처럼 다리 근육이 아플 일도 없고, 전력을 공급하면 지치지도 않으니 오히려 더 완벽해 보이기도 합니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 인공지능은 없다!

 

미국의 수학자 존 폰 노이만과 스타니스와프 울람은 인공지능 같은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 때가 온다고 예측하며, 이 시점을 ‘특이점’이라고 표현했어요. 특이점이 오면 사람보다 더 뛰어난 인공지능이 출현해 오히려 사람이 인공지능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고 해요.

 

노이만 이후 많은 과학자와 철학자, 미래학자들이 특이점에 관해 많은 추측을 내놓았어요. 미국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윌리엄 뎀스키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인공지능은 절대 사람과 같아질 수 없다고 했고,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2029년이 되면 인간에 필적할만한 인공지능이 등장할거 라고 예측했죠.

 

수학을 포함해 인공지능이 모든 면에서 사람을 뛰어넘는 특이점이 정말 올까요? 특이점이 오려면 바둑뿐 아니라 미술, 음악, 수학 등 모든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사람을 능가해야 합니다. 최근 작곡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인공지능을 보면 불가능한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수학은 어떨까요? 계산은 인공지능이 훨씬 빠르지만, 증명도 수학자보다 잘할 수 있을까요? 대략 80년 전에 활동했던 한 수학자에 따르면 적어도 수학에서만큼은 인공지능이 사람을 능가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완벽한 인공지능의 걸림돌, 수학

 

여러분도 가끔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할 단어나 문장을 찾지 못할 때가 있나요? 우리 생각은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언어가 아무리 체계적인 문자와 규칙을 가졌어도 생각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는 없어요.

 

수학동아 1월호 제공
수학동아 1월호 제공

컴퓨터 프로그램은 복잡한 문자와 규칙을 가진 컴퓨터 언어로 ‘코딩’해서 만듭니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생각하려면 우선 사람이 생각하는 것들을 형식과 규칙을 가진 언어로 바꿔서 입력해줘야 하죠. 만약 이 언어가 완벽하지 않다면 인공지능도 완벽해질 수 없지 않을까요?

 

20세기 초 버트런드 러셀, 다비드 힐베르트 같은 수학자들은 수학을 한글이나 영어처럼 기호와 문법이 있는 언어로 만들려고 했어요. ‘어떤 두 자연수를 더하면 그 수도 자연수다’ 같은 수학 명제를 미리 약속한 기호로 바꾸고 기호를 배열하는 규칙을 만들자고 생각한 거예요.

 

이렇게 체계적인 기호로 바꾸면 불필요한 표현 때문에 헷갈리지 않아도 돼요. 멋진 경치를 보고 어떤 사람은 ‘아름답다’, 어떤 사람은 ‘눈이 부시다’라고 달리 표현하는 것처럼 같은 명제를 여러 사람이 다르게 표현할 일도 없고요. 그리고 인공 지능에게 수학을 가르쳐줄 때는 말로 하면 못 알아들을 테니 이런 기호를 입력하고 기호를 순서에 맞게 나열하는 규칙을 입력하면 되지요.

 

힐베르트는 참이라고 밝혀진 명제를 기호로 바꾸고 규칙을 잘 만들면 수학자가 증명을 통해 새로운 명제를 이끌어내는 과정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기호와 규칙은 불완전하다!

 

‘1에 1을 더하면 2다’를 수학 기호로 바꿔 ‘1+1=2’라고 쓰는 걸 보면 힐베르트의 생각대로 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과연 힐베르트의 생각은 옳았을까요?

 

1931년, 오스트리아의 수학자 쿠르트 괴델은 힐베르트를 충격에 빠지게 만든 사실을 발표합니다. 힐베르트의 생각대로 몇 가지 기호와 규칙을 만들어 수학에서만 쓸 수 있는 언어를 만들면 이 언어로 만든 수학 명제 중에 이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명제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내용이었죠.

 

괴델의 말에 따르면 수학 문제를 기호로 바꿔 증명하려해도, 이런 기호와 규칙으로는 맞는지 틀렸는지 알아낼 수 없을지도 몰라요. 마치 색연필만 가지고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색연필'로는 절대 이 그림을 그릴 수 없어!’라고 선언한 것과 같지요. 수학자와 논리학자, 철학자를 충격에 빠뜨린 괴델의 증명을 ‘불완전성 정리’라고 해요. 불완전성 정리는 수학뿐 아니라 언어처럼 기호와 규칙을 가진 체계는 완벽하지 않다는 뜻을 담고 있어요.

 

가지고 있는 색연필로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색연필을 더 쓰거나 그래도 안 되면 다른 도구를 이용해 그리려고 노력할 거예요. 하지만 인공지능은 입력받은 기호와 규칙만 가지고 있으니, 색연필 외에 다른 도구를 사용할 순 없어요. 만약 계속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 오류가 나고 말거예요.

 

수리논리학자들은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가 인공지능도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에게 기호와 규칙으로 이뤄진 언어를 통해 사람의 지성을 가르쳐주는 한, 인공지능이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고 해석하는 거지요. 하물며 사람의 감정처럼 기호로도 나타내기 힘들면 인공지능이 따라 하기 어려울 거예요.

 

불과 20대 나이에 '불완전성 정리'를 증명한 쿠르트 괴델
불과 20대 나이에 '불완전성 정리'를 증명한 쿠르트 괴델

인공지능이 사람을 뛰어넘으려면 수학적인 증명도 수학자보다 잘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미 괴델이 인공지능이 증명할 수 없는 명제가 있음을 밝혔으니, 사람을 100% 따라잡을 수 없을 겁니다. 반면 우리는 다른 방법으로 증명할 수 없을까 생각하고 있겠죠?

 

 

>> 수학동아 1월 호에서 더 많은 내용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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