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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농도 '나쁨', 올해 벌써 7번 WHO기준 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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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 15일 16:00 프린트하기

15일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 비상 대책을 시행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미세먼지 상황이 ‘나쁨’으로 예보된 데 따른 것이다.

 

새해 들어 한파가 지속되면서 미세먼지는 사그라졌다가 날이 풀리면서 미세먼지가 악화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국내 기준이 아닌 세계보건기구(이하 WHO) 기준으로 보면 일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초과된 날이 올해에만 벌써 7일이나 된다. 국내 기준으로 보면 14일 단 하루뿐이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걸까?

 

● 초미세먼지 위험 속속 밝혀지는데...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먼지를 초미세먼지라고 한다. 초미세먼지의 성분은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등의 이온 성분과 금속 및 탄소로 이루어진 화합물로 알려졌다. 이런 물질들은 자동차와 공장 및 가정에서 사용하는 화석 연료의 연소 과정에서 생성된다.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 정도 크기인 초미세먼지는 인체에 더욱 깊숙이 침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흡할 때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까지 들어간 초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직접적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초미세먼지가 조산 확률과 치매, 유방암 발병률 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갈수록 그 위험성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초미세먼지 크기와 구조. - 과학동아 2013년 5월호 제공
초미세먼지 크기와 구조. - 과학동아 2013년 5월호 제공

 

● 국내 초미세먼지 권고 기준 WHO의 절반에 그쳐

 

WHO는 초미세먼지가 24시간 평균 25㎍/㎥, 연 평균 1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24시간 평균 50㎍/㎥, 연 평균 25㎍/㎥을 기준으로 정했다. WHO 권고 기준의 절반에 그치는 수치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51㎍/㎥ 이상으로 예상될 때만 ‘나쁨’ 예보를 한다.

 

기준이 이렇게 다르다 보니 과거의 대기 질을 평가한 결과도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올해 서울을 기준으로 보면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으로 봤을 때, 대기질이 ‘나쁨’ 수준인 날은 1월 14일 단 하루뿐이었다.

 

반면 WHO 권고 기준인 25㎍/㎥를 적용하면, 이달 15일 중 총 7일이 ‘나쁨’ 수준을 보인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 이상인 날은 1월 5~8일, 13~15일이다.

 

지름 10㎛ 이하인 미세먼지 농도를 기준으로 보아도 마찬가지다. 국내 미세먼지 농도 ‘나쁨’ 예보 기준인 80㎍/㎥를 초과한 날은 올해 들어 단 하루도 없다. 반면 WHO 권고 기준인 50㎍/㎥를 적용하면 총 5일이 기준치 이상 농도를 나타냈다.

 

이는 WHO가 미세먼지 권고 기준과 함께 국가별 상황에 따라 기준치에 도달하기 전 단계의 잠정 목표를 제시해 나라별로 채택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05년 WHO가 제시한 3단계의 미세먼지 잠정목표 중 2단계 잠정목표를 채택하고 있다. WHO 권고 기준보다 사망 위험률이 15% 커지는 최저단계 목표치인 잠정목표 1단계보다 사망위험률이 6% 줄어드는 수준이다.  

 

환경부는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 선진국도 경제구조 고도화와 에너지 사용량 증가에 따라 차츰 초미세먼지 환경 기준이 강화되는 추세”라며 지속적으로 기준을 높여간다는 입장이다.

 


● 측정 방법 마저도 잘못된 경우가 태반

 

느슨한 기준치에 더해 측정하는 방법마저도 잘못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미세먼지 측정소 264개 중 83%가 지침에 맞지 않게 설치됐다.

 

 

지상에서 약 25m 높이에 설치된 서울 서대문 미세먼지 측정구. - 뉴시스 제공
지상에서 약 25m 높이에 설치된 서울 서대문 미세먼지 측정구. - 뉴시스 제공

 

측정소는 실제 대기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구간인 지상 1.5~10m 높이의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미세먼지 측정소 264곳의 측정 평균 높이는 14m이며, 20m가 넘는 곳도 26곳이나 됐다.

 

환경부 조사 결과, 전국 측정소 10곳 중 6곳에서 지상에서 측정한 미세먼지 농도보다 낮은 값을 나타냈다. 이동측정차량을 이용해 2m 높이에서 측정한 미세먼지 농도는 41㎍/㎥이었지만, 24.6m 높이에 측정구가 설치된 서울 서대문 측정소에서는 32㎍/㎥을 보여 28% 정도 차이를 보였다.

 

시야가 뿌옇고 공기에서 매캐한 냄새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실시간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을 나타내는 날이 있는 이유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지침에 맞지 않은 미세먼지 측정소를 단계적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혜림 기자

pungni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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