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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로 이어지는 헌팅턴병 초기 발생과정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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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로 이어지는 헌팅턴병 초기 발생과정 밝혔다

2018.01.29 21:00

 

ro 제공
ro 제공 

중년기에 접어들면서 간혹 갑작스런 몸의 경련이 일어난다면 의심해야 할 질병이 있다. 이르면 30대부터 증상이 나타나는 헌팅턴병 (무도병)이다. 운동발작으로 시작해 결국 신경세포를 죽게 만들어 치매로 발전한다. 치명적 유전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로선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

 

최근 헌팅턴병이 초기에 신경세포를 파괴하는 과정을 밝힌 연구가 최초로 나왔다. 지지부진했던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미국 록펠러대 분자발생학실험실 알리 브리반로우 교수팀이 인간 배아 줄기 세포를 이용해 헌팅턴병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가 세포분열할 때 여러 개의 핵을 가진 세포를 탄생시켜 주변 신경을 파괴한다는 것을 발견, 29일 학술지 ‘발생’에 발표했다.

 

돌연변이 형태의 헌팅턴 유전자((Huntington, HTT)를 가진 사람은 시기에 차이가 있을 뿐 결국 모두 병을 앓게 된다. 기존에는 동물모델을 통해 이 병을 연구했다. 그 결과 돌연변이 유전자로 인해 정상보다 긴 이상 단백질이 생성되며, 이 유전자가 반복되는 부분이 많을수록 그 단백질이 많아져 질병이 일찍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동물모델로는 HTT 유전자의 명확한 역할은 무엇인지 그리고 돌연변이로 인해 뇌가 어떻게 공격받는지 등 핵심적 의문들이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쥐와 같은 실험실의 동물보다 인간의 뇌는 훨씬 복잡하고 크기 때문이었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를 이용해 유전자 끝부분에 HTT 돌연변이 유전자가 반복적으로 들어가 있는 인간배아 줄기 세포주를 만드는 데 성공했고, 이 모델 시스템으로 정상 유전자를 가진 배아 줄기세포와 돌연변이 배아 줄기세포의 세포분열 과정을 비교했다.

 

세포가 분열할 때 세포 하나에는 하나의 핵이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연구팀은 HTT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줄기세포의 경우, 핵을 여러 개 가진 세포로 분열돼 거대세포로 성장하는 것을 확인했다. HTT 돌연변이 유전자가 발현돼 최대 12개의 핵을 가진 다중핵 신경세포가 만들어진 것이 관찰됐으며, 연구팀은 이 거대세포가 주변의 일반 신경세포의 형성과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헌팅턴병의 초기 발병 과정을 밝힌 이번 연구로 치료를 위한 접근법도 달라질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이 병의 치료를 위해 돌연변이 HTT 유전자를 통해 생성된 이상 단백질의 활성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이상 단백질이 정상 단백질보다 신경세포에 더 안 좋다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브리반로우 교수는 “돌연변이 HTT 유전자로 인해 세포분열 단계에서 핵배분의 이상이 생긴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상 단백질을 막는 게 아니라 세포분열 단계에 작용할 수 있는 약물을 설계하면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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