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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과학자 키워 주는 출연연?…실질적인 법·제도 개선안은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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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 30일 12:00 프린트하기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이 29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과학기술 출연연 발전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원 이사장은 취재진의 질문을 일체 받지 않고 퇴장했다. -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제공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이 29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과학기술 출연연 발전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원 이사장은 취재진의 질문을 일체 받지 않고 퇴장했다. -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제공
정부가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인력구조 안정화와 역할 강화를 위해 앞으로는 10년 단위의 중장기 인력운영 종합계획을 도입키로 했다. 늘어난 연구과제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던 연구직 정원(T.O)을 정상화 하고, 젊은 연구자들도 출연연에서 안정적으로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과학기술 출연연 발전방향’을 발표했다. 주요 방향은 △사회적 책임 강화를 바탕으로 한 국민적 신뢰 형성 △연구자 중심으로 조직 운영 체계·제도 개선 △청년 과학기술인 육성·지원 등이다.

원광연 연구회 이사장은 “그동안 출연연은 경제 발전과 성과 중심으로 운영돼 온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국민 중심, 연구 중심, 연구자 중심으로 출연연의 역할을 재정립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과기정통부는 출연연에 학생연구원과 박사후연구원을 아우르는 ‘연수직’을 신설할 계획이다. 특히 경력 개발이 필요한 박사후연구원의 경우에는 ‘과제기반 테뉴어 제도’를 도입한다. 기존의 박사후연구원은 연수 기간이 1~3년으로 들쭉날쭉했지만, 앞으로는 연구과제의 기간에 따라 최소 3년은 안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과제를 수주해 인건비를 충당해야 하는 ‘연구과제중심제도(PBS)’ 역시 과도한 연구비 확보 경쟁을 부추긴다는 연구 현장의 지적을 토대로 근본적인 개편 방안을 연내 마련할 계획이다. 단기성과 중심으로 정량적 기준에서 이뤄졌던 연구자 평가는 개인 역량 개발 중심으로 개선하고, 그동안 유명무실화 됐던 ‘우수연구원 정년연장제도’는 정원의 10%에서 15%로 확대해 추진한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2027년까지의 전략이 담긴 ‘제1차 출연연 중장기 인력운영 종합계획’을 올해 하반기 중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25개 출연연이 기관별 임무와 성격에 맞게 인력운영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중장기 인력운영 종합계획 추진에 앞서 선결돼야 할 실질적인 법적, 제도적 개선 방안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출연연은 현행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에 따라 강원랜드, 한식재단 등과 함께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돼 기획재정부가 일괄적으로 정규직 T.O 관리를 하고 있다. 연구기관의 특수성을 인정받지 못해 과제가 늘어도 필요한 만큼 인력을 채용할 수 없는 구조다. 출연연에서 비정규직과 학생연구원의 비중이 계속 높아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출연연을 ‘연구목적기관’으로 따로 분류해 관리하자는 공운법 개정안은 수년째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 역시 노사 갈등 등으로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과기정통부는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출연연 25곳 중 전환계획을 확정한 곳은 5곳에 불과하고, 그 중에서도 실제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전환 대상 인원이 가장 적은 녹색기술센터(GTC)가 유일하다. 비정규직을 정규직 T.O로 전환할 경우 신규 인력을 수년 간 채용할 수 없다는 점 역시 문제점으로 꾸준히 지적돼 왔지만 과기정통부는 “연구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거쳐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했다.

학생연구원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근로계약 체결 의무화 정책도 PBS 제도와 맞물려 인건비 예산 확보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일부 기관에서는 학생연구원에게 연수를 포기하도록 권고한 사례도 나왔다. 가장 먼저 근로계약 체결이 적용된 출연연 학생연구원 기타연수생은 지난해 12월 기준 1069명(근로계약 체결 완료 1053명, 추진 중 16명)으로, 2016년 12월 대비 인원이 37.3%가 줄었다. 학생연구원의 권익 보호를 위한 취지였지만 갑작스레 대학으로 돌아간 학생들에겐 혼란만 가중시킨 셈이 됐다.

출연연의 학생연구원 수용 가능인원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예산 확보 방안 없이 연수직을 신설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장학금이나 학자금 대출, 병역특례제도 등과 근로계약 체결이 제도적으로 상충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유국희 과기정통부 연구성과정책관은 “학생들 개인의 선택으로 근로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고 설명할 뿐 관계 부처와의 구체적인 논의사항을 언급하진 못했다. 이어 그는 “연수직 신설은 기존 근로계약 체결과 별개로 추진되는 것으로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진규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출연연 발전방안은 연구회와 출연연의 자기주도 실천으로 추진되며, 과기정통부는 범부처 협력과 예산 지원, 규제 합리화 등 지원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기본 정책 방향을 제시한 진행형 정책으로 향후 계속해서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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