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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폭발 전력 백두산...남북 공동 연구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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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01일 17:30 프린트하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달 31일 밤, 북한 마식령 스키장으로 넘어갔다. 스포츠를 매개로 남북 대화가 타진되는 가운데, 그동안 지질학자들의 숙원이던 백두산 합동 연구도 전기를 맞을지 주목된다.

 

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백두산 화산 분화, 남북 과학기술 협력으로 풀자’란 주제로 열린 국회 과학기술 외교포럼에서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경주와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해 경각심을 줬지만, 여전히 한반도에서 발생 가능한 가장 큰 지질학적 사건은 백두산 폭발일 것”이라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지속적인 백두산 합동 연구의 주춧돌을 만들기 위해 정치권과 학계의 적극적 움직임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이 백두산의 과거 분화 전력과 연구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민족의 영산’ 백두산은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높이는 일제 강점기 때 2744m로 측정됐지만, 현재 2750m로 수정됐다. 약 1000년 전인 기원후 946년 화산폭발지수 7에 달하는 대폭발을 기록한 바 있다. 

 

화산학자들은 화산폭발지수 7 이상의 화산을 슈퍼화산이라 부른다. 특히 백두산의 폭발은 새로운 천년이 시작되기 직전 가장 강력했던 화산 활동이란 뜻으로 ‘밀레니엄 대폭발’이란 별칭을 갖고 있기도 하다. 계속된 화산 활동으로 에너지를 축적해 온 백두산이 언제든 다시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이 학자들의 중론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백두산과 같은 슈퍼화산 폭발은 몇 번 없었다”며 “약 7만 4000년 전 인류를 멸종 위기로 몰아넣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토바 화산의 화산폭발지수는 8로, 백두산보다 약 10배 강력했다”고 말했다. 강력한 폭발 전력을 가진 백두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향후 폭발 시기와 피해 범위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28년 간 백두산을 연구했던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 역시 “일제 때 잘못 측정된 백두산 높이를 여전히 사실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이처럼 우리는 백두산에 대해 너무 모른다”며 “과거 여러 차례에 걸쳐 북한이 백두산 연구를 제안한 바 있는데 이번엔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북한이 먼저 백두산 연구를 제안한 건 세 차례다. 첫 제안은 2007년 11월 남북환경보건실무자회의에서였다. 이후 전문가그룹을 만들어 준비했지만 2008년 금강산 피격 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며 무산됐다. 두 번째는 아이슬란드에서 2010년 화산이 터진 이듬해 2011년 3월 북측이 제안했던 것이다. 남북 전문가 대표자 회의가 북한 운산과 개성에서 2차례 열렸지만 북한이 막판에 거부해 종결됐다. 2015년 세번째 제안이 있었지만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이때는 우리 정부가 거부해 결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외교부 등 정부측 인사와 지질학계 전문가들이 백두산 남북 공동연구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외교부 등 정부측 인사와 지질학계 전문가들이 백두산 남북 공동연구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이렇게 정치적 문제로 협력이 지속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백두산 남북 합동 연구는 가능할까? 손영관 경상대 지질과학과 교수(현 대한지질학회 이사)는 “백두산의 밀레니엄 대폭발 흔적은 일본이, 그 규모는 중국 학자가 밝혔다”며 “중국 주도의 연구가 진행되면서 (백두산은) 국제적으로 중국식 명칭인 '장백산'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 동해 명칭을 두고 논란이 있었듯 손놓고 있다간 백두산 이름찾기 논쟁도 해야할 판”이라며 "미래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한국적 유산을 지키기 위해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남과 북이 힘을 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을 통해 남북관계의 물꼬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정부도 긍정적이다. 권세중 외교부 기후변화환경외교국장은 “백두산 문제는 동북아 지역 국가가 당면한 위험 요인”며 “(백두산 폭발 연구는) 정치군사적 문제로 격돌하고 있는 남북 상황과 분리해 끌고 나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해관계가 상이한 여러 국가들을 과학적 증거로 설득해 기후변화를 막는 파리협정을 이뤄낸 사례를 벤치마킹해 밀고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 1차관 역시 “백두산을 포함해 감염병과 미세먼지 등 남북 공통의 문제를 과학기술 협력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극의 세종 과학기지처럼 북한에 백두산 연구를 위한 단군 과학기지를 만들어 정치에 흔들리지 않고 연구할 수 있도록 (어렵겠지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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