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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둘레 100km 입자가속기로 ‘과학 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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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02일 03:00 프린트하기

현존 최대 규모의 입자가속기인 거대강입자가속기(LHC)의 내부. - CERN 제공
현존 최대 규모의 입자가속기인 거대강입자가속기(LHC)의 내부. - CERN 제공

 

 

 중국 정부가 둘레만 100km에 이르는 ‘슈퍼 가속기’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 가속기가 2030년 완공되면 유럽의 가속기를 제치고 세계 최대 규모의 실험실로 등극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여러 과학 분야 세계 기록을 갈아 치우면서 과학으로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과학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2016년 지름이 500m인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을 완공한 데 이어 2017년에는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이용해 양자통신 실험을 성공시켰다. 베이징에서 오스트리아 빈까지 7600km에 이르는 거리다. 1월에는 세계 최초로 영장류인 원숭이 복제에 성공했다.

 

  1일 과학계에 따르면 현존하는 가장 큰 입자 가속기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다. 이는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지대 지하 175m 깊이에 내부 공간 지름 8m, 둘레 27km 크기로 만들어진 실험실이다. 중국이 현재 개념 설계에 들어간 가속기는 ‘원형전자양전자가속기(CEPC)’로 LHC의 무려 4배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다. 건설비만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입자가속기의 건설총괄을 맡은 中과학원 왕이팡 연구소장 -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세계 최대 입자가속기의 건설총괄을 맡은 中과학원 왕이팡 연구소장 -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중국이 ‘초거대 가속기’ 건설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CEPC의 설계와 건설을 책임지고 있는 수장인 왕이팡 중국과학원 고에너지물리연구소장은 1일 대전에서 열린 ‘아시아미래가속기위원회-아시아태평양고에너지물리패널(ACFA-AsiaHEP)’ 회의 참석차 방한해 동아일보와 단독으로 만나 중국이 CEPC를 건설하는 이유에 대해 명쾌하게 말했다.

 

 “중국은 엄청난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과학 분야에도 큰돈을 투자하고 있죠. 많은 투자를 하고도 리더가 되지 못한다면 돈 낭비가 아니겠습니까.”

 

  입자가속기는 기초과학 연구의 핵심 장비이자 노벨상의 산실로 불린다. 가속기는 원자를 구성하는 여러 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서로 부딪혀 보는 입자충돌기와 이온을 가속시켜 표적에 충돌시킨 뒤 새로운 입자를 얻는 중이온가속기, 입자가 가속하면서 생기는 밝은 빛을 뽑아내 각종 실험에 이용하는 방사광가속기 등 여러 종류가 있다. 한국은 중이온가속기를 2021년 완공 예정이다. 신택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 연구위원은 "가속기의 둘레나 길이 등 규모가 클수록 높은 에너지의 입자를 얻을 수 있어서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뿐 아니라 일본 등 선진국들이 ‘거대 가속기’를 선호하는 이유다.

 

  중국이 CEPC를 완성하면 우주의 비밀에 더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의 LHC는 2012년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를 발견해 2013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힉스는 우주에 존재하는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왕 소장은 “CEPC는 세계적인 힉스 공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LHC가 만드는 것보다 수십만 배 많은 힉스를 만들어내 연구를 가속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LHC보다 정밀하게 힉스를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학원이 추진 중인 둘레 100km 초대형 입자가속기의 개념도. - 중국과학원 고에너지연구소 제공
중국과학원이 추진 중인 둘레 100km 초대형 입자가속기의 개념도. - 중국과학원 고에너지연구소 제공

 

  CEPC가 LHC보다 정밀하게 힉스를 연구할 수 있는 이유는 깨끗한 신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LHC에서는 양성자와 양성자를 충돌시켜서 발생하는 입자들을 검출하는데, 너무 많은 종류의 입자들이 나와서 힉스만을 깨끗하게 걸러내 분석하기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 반면 CEPC는 이런 ‘불순물’을 최소화하고 힉스 입자를 만들 수 있어 힉스 입자의 비밀을 더욱 자세히 밝혀낼 것으로 기대된다. 왕 소장은 “LHC보다 10배 정도 정확하게 힉스를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 소장은 “힉스뿐만 아니라 암흑물질 등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입자물리학 영역을 개척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며 “CEPC를 완성한 뒤에는 LHC보다 에너지가 훨씬 높은 양성자가속기를 설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과학계에서는 암흑물질의 존재를 먼저 밝혀내는 연구자가 노벨상 수상 0순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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