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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영화] ‘윰블리’ 정유미의 출연작 BES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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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03일 11:30 프린트하기

“이거 하나밖에 생각 안 해요. 그외엔 아무것도. 이 캐릭터, 이 영화, 이 작품을 통해 만나는 사람만이 저한텐 전부예요. 그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어요”(정유미/이상한 나라의 女優, 씨네21 인터뷰 중)

 

연기 생활 15년차에 접어든 배우 정유미는 자기 잇속을 챙기는 배우가 아니다. 다음을 계산하지 않고, 지금 시점에 자신의 마음이 움직여야만 선택하고 행동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행보는 예측이 어렵고, 가끔씩은 납득이 어렵다. 이런저런 잣대를 만들어 구분하기 좋아하는 세간의 사람들에게 정유미란 존재는 물음표다.

 

이런 필모그래피는 그런 배우만이 만들 수 있다. 데뷔 초 단편과 독립저예산 영화를 오가며 이름을 알리는가 싶더니 그녀로선 다소 생뚱맞은 선택이라고 느껴질 법한 코미디 ‘차우’나 스릴러 ‘10억’에 출연했다. 이후엔 홍상수 감독, 정성일 감독의 작품에 출연하더니, 감독이 대학 동기라는 이유로 ‘맨홀’을 선택하는 파격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던 그녀는 자신의 매력을 확실히 각인시킨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2012’와 ‘연애의 발견’을 경유해, 흥행작 ‘부산행’과 예능 ‘윤식당’을 통해 대중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 악역으로 짧게 출연한 ‘염력’도 이번 주 개봉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겉으로는 한없이 연약해 보이지만 연기하는 캐릭터마다 자신만이 가진 묘한 분위기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배우 정유미의 출연작을 살펴본다.

 


BEST 1. 순수를 모르는 순수*, ‘사랑니’ 속 정유미
(*글 인용: 김애란, '그곳에 밤 여기에 노래', 『비행운』, 문학과지성사)
 

 

 

영화 ‘사랑니’는 ‘해피엔드’ 정지우 감독의 작품이다. 과거의 첫사랑을 떠올리며 그 첫사랑을 꼭 닮은 고등학생과 사랑에 빠지는 교사 인영(김정은 분)과, 난생 처음 이성에 대한 감정을 온몸으로 느끼는 인영(정유미 분)의 모습을 독특한 구조로 그려낸 작품이다. 당시 정유미는 단편영화 한두 편으로 이제 막 주목 받기 시작한 신인 배우였다. 하지만 ‘사랑니’에서 순수 그 자체의 진정성 가득 담긴 연기로 그 해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충무로의 보석 같은 존재로 발돋움했다.

 

평범하고 평화로운 일상. 사랑인지도 모르게 곁에 다가온 사랑. 그리고 얄궂은 운명 앞에서 인영은 많이 아프다. 잔인한 현실은 받아들이기조차 너무 버겁다. 하지만 그 마음의 상처를 한 땀씩 꿰매어 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성숙해 나감을 느낀다. ‘사랑니’에서 정유미는 그 자신이 하얀 도화지가 되어 첫사랑의 수채화를 그려 나간다. 당시 영화를 잘 몰랐지만 그럼에도 영화밖에 모르고 살았다고 밝힌 정유미는 사랑밖에 모르는 캐릭터를 분신처럼 받아들이며 생생한 현실감을 불어넣었다.

 

 

 


BEST 2.  “헤픈 거 나쁜 거야?” ‘가족의 탄생’ 속 정유미
 

 

 

 

 

그녀가 선택한 차기작은 싹둑 잘라낸 머리만큼이나 범상치 않았다. ‘가족의 탄생’은 이제 ‘탕웨이의 남편’으로 더 유명한 김태용 감독의 데뷔작. 그동안 한국영화가 그리지 않았던 독특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에서 정유미는 채현을 연기했다. 기차에서 처음 만난 봉태규와 위태위태한 로맨스를 펼치는가 하면, 채현의 ‘엄마들’ 고두심, 문소리와 하며 찰떡궁합 호흡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못내 서운해 하는 남자친구 앞에서 “딱한 사람, 우리가 도와주면 좋잖아~”라고 말하며 여섯 살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미소를 짓는 극중 채현은, 정이 넘치다 못해 ‘헤프다’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표현이 섬세하지 못하다면 그저 호구로 보이기 쉬운 캐릭터. 하지만 정유미는 타고난 균형감으로 채현을 연기하며 관객들이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영화 개봉 당시, 동료 배우 문소리는 인터뷰에서 자신을 ‘제일 좋은 여배우’로 생각하던 봉태규가 정유미와 함께 영화를 찍고 나서 태도를 바꿨다는 우스개를 남기기도 했다.


 

 


 
BEST 3. 정유미의 매력 발산! ‘내 깡패 같은 애인’

 

 

 

어쩌다 한물간 깡패의 옆집 반지하 단칸방에 세들어 살게 된 세진. 회사가 도산해 졸지에 실업자가 된 것도 억울한데 옆집 깡패의 존재도 골칫거리다. 알고 보면 다재다능한 세진은 이리저리 면접을 보러 다니지만 지방대 출신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번번히 낙방한다. 심지어 면접관들은 세진에게 면접과는 아무 상관없는 노래를 불러보라고 갑질하거나, 어느 인사팀 담당자는 취업을 미끼로 성추행을 시도한다. 세진은 이 거지 같은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현실적인 캐릭터와 만난 정유미의 매력이 상큼하게 터져 나오는 영화다. 극중 세진은 엄혹한 현실에 일희일비하는 인물이라 자칫 어둡고 우울한 모습이 강조될 수 있었지만 정유미는 특유의 순진무구함으로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미녀와 야수’ 느낌의 다소 진부한 설정, 예상 가능한 전개를 보여주는 영화임에도 반짝반짝 빛이 나게 하는 건 정유미의 공이다. 17살이나 차이가 나는 파트너 박중훈과도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췄다. 주로 동료들 여럿이 고른 비중으로 연기하는 작품을 선호하는 정유미가 드물게 전면에 나선 작품이기도 하다.

 

 

 
 

*이미지 출처: 시네마서비스, 네이버 영화


 

 

※ 필자 소개

이상헌. 영화를 혼자 보는 게 전혀 부끄럽지 않은 사람. 시간은 한정적이지만 좋은 영화를 보고 싶은 당신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인생은 짧고 볼 만한 영화는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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